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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희서

언론홍보영상학‧영문학 05학번

신인여우상 11관왕에 빛나는 배우 최희서

무명에서 희망의 이름이 되다
신인여우상 11관왕에 빛나는 배우 최희서

 

 

 

“<박열>이라는 작품이 저에게는 정말 축복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사실 2009년 <킹콩이 들다>라는 작품으로 데뷔했었는데요. 9년 동안 보이지 않지만 열심히 연기해왔습니다. (중략) 이 상을 지금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신인연기상 수상소감 중

 

단 하나의 작품으로 ‘신인여우상 11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여기연세인이 있다. 배우 최희서(본명 최문경, 언론홍보영상학‧영문학 05학번)는 영화 <박열>에서 독립운동가인 박열의 사상적 동지이자 연인인 일본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열연해 일약 ‘충무로의 샛별’로 떠올랐다. 탁월한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섬세한 연기를 펼친 최희서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내로라하는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쓸었으며,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최초로 신인여우상과 함께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그의 첫 드라마 주연작인 OCN 오리지널 <미스트리스>에서 교사 한정원 역을 연기하면서 다시 한 번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보다 친숙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6월 26일 비가 쏟아지던 오후, 서울 홍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희서는 현재 그를 있게 한 연기의 토대는 우리대학교 연극동아리인 ‘연세극예술연구회’에 있다고 했다.

 

입학식 불참하고 연극동아리를 찾은 까닭

 

“입학 첫날 입학식에 가지 않고 찾아간 곳이 바로 이 동아리였어요. 학창시절에는 부모님을 따라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공부에만 몰두해야 했는데,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건 연기였거든요. 대학교에 진학하면 무조건 연극을 배워야겠다고 늘 생각했어요.”

 

2006년 연희극회 연극 '보이체크'에서 배우 조의진(03학번)과 연기 중인 최희서

 

최희서는 영화 <동주>와 <박열>에서 ‘일본인’ 역할로 먼저 이름을 알린 만큼 일본어 구사력이 수준급이다. 실제로 그는 초등학교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는데, 당시 학예 발표회에서 연극 <심청전>의 심청을 연기하며 처음 연기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했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한국에 다시 돌아왔지만 중3 때 다시 미국에 가게 됐어요. 언어를 여러 가지로 배우다 보니 유년기 스트레스가 컸고,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절이었죠. 그렇지만 연기자를 하겠다고 늘 생각했어요. 연기를 처음 배운 건 연세극예술연구회를 통해서였고요.”

 

2006년 동아리방에서 연극' 어린왕자'를 연습하는 배우 최희서 

 

연세극예술연구회서 연기의 기초부터 실전까지

 

그 흔한 연기학원 한 번 다녀본 적 없다는 그는 “선배들의 도움 덕분에 특별히 다른 곳에서 연기를 배울 필요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극단 대표나 유명한 연극배우 선배들께서 직접 오셔서 발성을 비롯해 많은 것들을 상세하게 지도해주셨어요. 그때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연극이라는 작업이 그야말로 계속 붙어서 함께 땀 흘리며 연습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동아리 식구들이 곧 가족과도 같았어요. 저 역시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터라 제가 배운 것들은 나중에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배우로 바빠지기 전까지는 교류도 자주 하고 후배들 연극을 보러 다니곤 했는데 최근에는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많이 아쉬워요. 앞으로 동문합동공연에도 자주 참여하고 나중에는 극장 시설을 지원하기 위해서 경제적인 도움도 주고 싶어요.”

 

2010년 동문합동 공연 '피가로의 결혼' 중

 

대학생활 내내 연극에 푹 빠졌던 최 동문은 소위 말하는 ‘4차원 소녀’로 불렸다고 한다. 1학년이 꼭 1학년 수업을 들어야 한다기보다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이라면 1학년 때 4천 단위 영어수업을 듣고, 3학년 때 개론 수업을 듣는 등 이수 단위와 상관없이 수강신청을 했다. 수업을 ‘땡땡이’ 치고 혼자 청송대를 걷거나 경복궁에 놀러다니기도 했단다. 청송대에서 홀로 도시락을 먹는 최 동문을 보며 친구들은 ‘참 특이한 아이’라고 했지만 그는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한없이 자유로운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상업영화 데뷔 후 8년의 기다림

 

최 동문은 우연한 기회로 참여한 오디션에서 좋은 인상을 남겨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데뷔했다. 꽤 관객몰이를 한 영화 덕분에 떠오르는 신예배우로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말 그대로 잠시뿐이었다.

 

영화 <킹콩을 들다> 스틸컷

 

영화 <동주>를 통해 다시 스크린에 돌아오기까지 8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다림 속에서 그는 지치지 않고 꿈을 향해 자신을 던졌다.

 

“아무도 저를 캐스팅해주지 않으면 직접 대본을 써서 학교 친구들이랑 단편을 찍었어요. 캐스팅되지 않으면 연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 연기자의 숙명이다 보니 스스로 무대를 만들었어요. 서른 살 즈음까지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자급자족하면서 연기를 했던 시기였죠.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에 할 때마다 행복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힘들어 보일 수 있었겠지만요.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노력한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건 노력이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다.’라는 한 유명 배우의 명언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은 그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디션조차 볼 수 없는 현실은 그를 낙담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는 “일주일에 열 두 개 정도의 영화사를 찾아가서 조감독에게 직접 프로필(이력서)를 전달했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 <동주> 스틸컷 

 

그런 와중에 영화 <동주>가 마치 영화처럼 그에게 찾아왔다.

 

“친한 언니오빠들과 준비한 연극 연습을 하러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대사를 보고 있었어요. 그때 지하철에 같이 탄 신연식 감독님께서 제가 대사를 읊조리는 모습을 보시고 명함을 건네 주셨어요. 그 인연으로 감독님께 프로필을 보냈고 특기인 일본어를 살려 일본인 쿠미 역할을 맡게 됐어요.”

 

윤동주 시인의 삶을 담은 영화 <동주>는 실제로 우리 대학교 캠퍼스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이 많았다. 최 동문은 “제가 학교를 배경으로 나오는 씬은 없었지만 일부러 촬영장에 찾아가곤 했다.”며 “학교 다니던 시절에 매일 지나가던 곳에서 영화 촬영을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감회가 남달랐다.”고 전했다.

 

“항상 새로운 도전 하고 싶어”

 

배우 최희서에게 연기란 하나의 ‘일’이라기보다는 ‘삶’ 자체에 가깝다. 작품이 끝나고 쉬는 기간에도 온전히 쉬기보다는 시나리오를 쓰거나 지난 작품의 연기에 대해 고민한다는 그는 일상과 연기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제게 연기란 삶의 일부이기도 하고 전체이기도 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정말 굶어죽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로 힘든 점도 많아요. 하지만 저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세인 여러분 역시 관심 가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해 보면서, 연세에서의 삶이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기에 행복하다는 배우 최희서. 다양한 장르에서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를 어떤 스크린 풍경에서 만나게 될지 무척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