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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0년 2월 학위수여식사 2020.02.24

오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세상을 향해 첫 발을 내딛는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 동안 사랑으로 학업을 뒷바라지 하며 헌신하신 부모님과 친지 그리고 후원자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학생들을 땀과 사랑으로 가르치신 교수님, 그리고 보이지 않게 이 대학의 운영과 교육을 위해 애써주시는 허동수 이사장님과 이사님, 총동문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자랑스런 졸업생 여러분!


우리 연세대학교가 큰 배움의 문을 연 지 올해로 135주년을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개항과 독립, 근대화와 민주화, 그리고 산업화의 과정에서 언제나 개척자로서의 소임을 다해 왔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보다 더 넓은 차원의 교육과 연구를 통해 인류 전체에게 이바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 동산을 떠나 사회로 나가는 순간, 연세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의미 깊은 곳이었는지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 대학의 역사, 비전을 품은 사람들의 사랑과 수고,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자 밤낮없이 매진하는 사람들의 땀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연세의 교정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고 젊음의 낭만을 만끽했을 것입니다. 치열한 지성으로 고뇌하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사회와 삶을 배우며 오늘을 준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때론 즐거웠고, 때로는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현실의 벽 앞에서 절망했던 순간에 여러분이 느꼈을 상처를 나는 이 대학의 총장으로서 치유해주고 싶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세상에서, 보다 나은 세계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느껴야 하는 통증인 것입니다.


이제 이 졸업식을 마치면, 여러분은 새로운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게 됩니다. 나는 졸업생 여러분에게 세 가지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첫째, 꿈을 내려놓지 마십시오. 꿈은 나의 삶과 세상에 대한 비전입니다. 꿈이 우리의 인생을 이끌고, 담대하게 하며, 땀 흘리게 합니다. 환경과 여건은 늘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염려하거나 미리 걱정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135년 전 척박한 이 땅에 문을 열었던 연세의 건학 정신과 국권을 빼앗긴 속에서도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별을 노래한 윤동주 시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연세의 DNA가 여러분에게 새겨져 있습니다.


둘째, 여러분이 일하는 터전을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리더가 되십시오. 그것이 어디이든, 여러분은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이 열어갈 새로운 시대에는 현재 봄을 맞은 AI가 여름을 맞고, 스마트 기술이 인간의 삶을 이끌며, 사람의 물리적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는 새로운 문명의 싱귤래러티 지점이 도래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혁신의 리더에게 세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셋째, 이웃을 돌아보고 공동체를 살리는 데 기여하기 바랍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등장하는 시대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테크놀로지 역량만이 아닙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다운 성찰과 돌봄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능의 숙달보다는 그것이 왜 필요하고, 이웃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늘 생각해야 합니다. 김광규 시인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앞으로만 달려가면서 뒤돌아볼 줄 모른다면 구태여 인간일 필요가 없습니다. 먹이를 향하여 시속 110km로 내닫는 / 표범이 훨씬 더 빠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여러분은 졸업식을 마치고 연세의 교정을 떠나게 됩니다. 여러분은 연세가 사회로 보내는 편지입니다. 여러분을 보고 우리 사회는 연세를 생각하고 평가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역량과 덕성으로 여러분이 일하는 모든 곳에서 발전과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성경의 빌립보서 4장 말씀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받을 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받을 만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2월 24일

연세대학교 총장 서 승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