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134주년 기념사 2019.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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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허동수 이사장님과 서중석, 박창일, 김용순, 원한석, 양일선 이사님, 송자, 김병수, 김우식, 정창영 전 총장님, 박삼구 총동문회장님과 동문회 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님, James Choi 주한 호주대사님과 Joanne Lee 여사님, 문석진 서대문구청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무엇보다 연세대학교 졸업 25주년, 50주년과 60주년을 맞아 모교를 찾아 주신 재상봉 동문 여러분께 뜨거운 환영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연세대학교 창립 134주년인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대단히 뜻깊은 한해이기도 합니다. 비폭력 운동으로 한국의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던 3.1운동, 그 중심에는 바로 우리 연희전문과 세브란스의 교수, 학생, 졸업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정의와 인도, 평화를 주창하는 것이 인간의 직무’라고 생각했으며, ‘조선인으로서 자국을 독립시키는 것은 조선인의 본분’이라 믿었습니다. 특별히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이번 창립기념일에는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연세인들의 고귀한 정신을 떠올리며, 우리는 다시금 자랑스러운 연세의 역사에 자긍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빛나는 연세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해 윤동주 문학동산을 새롭게 조성했습니다. 이곳에서 <새로운 길>, <별 헤는 밤>과 같은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과 함께 연세가 배출한 훌륭한 문인들의 작품 그리고 정인보 선생님께서 작사하신 <연희대학교 교가>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윤동주 시인이 머물렀던 핀슨홀을 윤동주기념관으로 조성하고 있습니다. 유족께서 기증하신 시인의 육필 원고와 유품 등을 전시하고, 기독교 정신과 청년 정신, 그리고 시대를 아파했던 한 젊은 구도자의 정신적 가치를 되새기는 곳이 될 것입니다. 윤동주에게 연세가 무슨 의미를 지녔으며, 우리에게 윤동주는 무슨 의미인가를 새롭게 생각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기억해야 할 또 한 분이 계십니다.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 그리고 철학자였던 서산 정석해 선생님입니다. 1917년 연희전문에 입학한 선생님은 3.1운동 학생시위를 주도하였고, 이후 파리 유학 중에도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광복 후 연희전문에서 철학·수학·물리 등을 가르치셨고, 학생처장·교무처장·문과대학장을 역임하시며 우리 대학의 교육과 행정의 기틀을 닦으셨습니다. 또한 1960년 4.19 혁명에서는 교수단 시위를 주도하여 이 땅의 민주화에 앞장서셨습니다.
정석해 선생님께서는 살아생전 늘 ‘지식이란 의로워지는 것이고, 정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그 의롭고 정의로운 지식을 언제나 행동으로 옮길 용기를 지닌 참 스승이며,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평생의 삶으로 실천하신 진정한 연세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올해 연세 정신을 빛낸 네 번째 인물로 선생님을 선정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지 23년이 지났지만, 아마도 지금 하늘에서 저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응원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연세인 여러분,
제가 총장에 취임한 지도 어느덧 3년 3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정말 시간이 쏜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그렇기에 저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저의 책무가 얼마나 중한 것인지 생각게 됩니다. 지금도 저는 매일 아침 취임하던 날의 초심을 지키면서 제가 연세인들에게 했던 약속을 빠짐없이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3년전 이 자리에서 대학의 기본적 사명인 교육과 연구, 사회공헌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3C 즉 기독교 정신(Christianity), 창의성(Creativity), 연결성(Connectivity)을 연세의 새로운 가치로 제시하였습니다.
우선 연세의 뿌리인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는 사회공헌을 전 세계로 넓히기 위해 ‘글로벌사회공헌원’을 설립하였습니다. 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는데, 반기문 명예 원장님의 주도하에 전·현직 UN 사무총장, 오스트리아 총리와 전 대통령, 뉴질랜드 전 총리, 서울시장, UN 인구기금 사무총장, 마윈, 제프리 삭스 등 세계 80개 국가에서 2천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포럼에서 다루어진 보건, 여성, 미래도시 등의 실천과제를 통해 인류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사회공헌을 위한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연세대학교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한국 CSR연구소가 선정한 ‘대한민국 사립종합대학 사회책임지수’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대학의 창립 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다는 인정이기에 그 무엇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뜻을 모아주신 모든 연세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고등교육혁신원을 설립했고, 사회혁신 교과목을 개설하여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사회혁신가를 키워내고자 했습니다. 사회혁신교과목이 2018년 1학기 총 24개에서, 2019년 1학기 현재 총 67개 과목으로 증가하였으며, 현재 2,300여 명의 학생이 해당 과목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지금 이 시각에도 사회현장 곳곳에서 사회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배우고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의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을 계속하여 얼마 전 세계적 대학평가기관인 THE로부터 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가진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송도 국제캠퍼스의 2단계 사업추진은 우리 연세의 새로운 희망이며 미래를 위한 투자입니다. 학부대학의 RC 교육으로 대표되는 1단계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 국제캠퍼스는 새로운 차원의 Yonsei Science Park를 구축하게 될 것입니다. 바이오, 미래도시, ICT 등의 첨단 분야에서 만들어진 연구 결과를 창업과 산업화로 연결하고, 산업화의 결과로 얻어진 수익을 다시 교육과 연구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습니다.
연세가 지닌 또 하나의 사회적 임무는 우수한 학문 후속세대를 길러내고 학문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교육부의 BK21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을 육성하고, 우수한 신진 인력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내년은 4단계 BK21 사업이 시작되는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4단계 BK21사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우뚝 서기 위해 우리 대학은 작년 하반기부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많이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연세인 여러분
마하트마 간디는 “내일 죽을 것처럼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라(Live as if you were to die tomorrow. Learn as if you were to live forever)”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서 우리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봅니다. 내일 죽을 것처럼 치열하게 살았던 우리 세브란스와 연희전문의 선배님들, 윤동주 시인과 정석해 선생님을 봅니다. 치욕과 환난의 시기에도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가르쳤던 100년 전 이 터의 연세인들을 봅니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참석하신 자랑스러운 연세 동문 여러분이 있을 수 있고, 동문 여러분께서 훌륭히 이어오신 연세의 정신을 밑거름 삼아 오늘날 젊은 학생들이 연세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이 우리보다 더 훌륭한 연세인으로 세상을 혁신해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십시오. 저도 이 임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주신 연세 가족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이 늘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5월 11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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