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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1년 8월 학위수여식사 2021.08.27

영원히 모교로 남을 우리 연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인생의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이 오늘의 자랑스러운 시간을 갖기까지 사랑과 희생, 그리고 기도로 응원하신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연세 동산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주시는 허동수 재단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유경선 총동문회장님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활약하고 계신 연세 동문님들,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시고 본을 보여주신 교수님들과 우리대학교를 위해 헌신하시는 모든 연세 구성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상을 향한 비상을 시작하는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코로나19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 지난 세 학기 동안 온라인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극복하여 성공적으로 학위과정을 마친 여러분들이 무척 대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 있는 여러분에게 특별한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교를 뜻하는 알마 마터(Alma Mater)의 라틴어 어원에는 양육하는 어머니(Nourishing Mother)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모교는 마치 자녀에게 생명을 주고 양육하여 성장시키는 어머니처럼, 학생들에게 지적인 자양분을 제공하고 지성인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와 자녀의 관계가 영원하듯이 모교와 졸업생 여러분의 관계 역시 영원히 이어질 것입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이전과 같은 캠퍼스와 강의실에서의 친밀한 대면 교류는 제한됐지만, 우리대학교는 언제나 변함없이 여러분과의 끈을 놓지 않고 연결되어 모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대학교는 오는 9월 6일 새로운 온라인 교육 플랫폼 LearnUs를 교내외에 개방하여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교육의 장을 열어갈 것입니다. LearnUS는 우리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교육 기능을 넘어 연세의 우수한 지적 자원을 우리 사회와 전 세계에 나누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대학교는 새로운 시대의 열린 대학으로서 글로벌 교육 혁신을 이끌어가게 될 것입니다. 교육의 빈곤을 경험하는 모든 곳을 연결하여 교육 격차를 줄이고 어느 누구도 양질의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입니다. LearnUs는 졸업생 여러분이 캠퍼스를 떠나더라도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여러분이 살아가는 동안 평생토록 지식과 지혜를 제공하여 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교 연세대학교가 여러분을 영원히 지적으로 양육하는 든든한 받침대가 될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시대의 리더로 활약할 자랑스런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지금 인류역사상 경험해 보지 못했던 위기와 급박한 변화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개발되면 종식되리라 예측했던 코로나19 감염병은, 예상과는 달리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더 장기화될지도 모릅니다. 그로 말미암아 도미노처럼 연관된 수많은 위험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백신의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양극화를 목도하고 있으며, 팬데믹을 통해 인간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있는 문제들은 특정 개인이나 특정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나 기후변화의 위기 등은 운명 공동체로서 살아가는 인류가 함께 겪을 수밖에 없는 모두의 난제인 것입니다. 전 인류가 다 같이 안전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 사회는 혼자만을 생각하지 않고 모두를 생각하는 리더, 전 세계적인 협력과 글로벌한 시각을 가진 인재를 요구합니다.


호러스 호턴 언더우드(Horace Horton Underwood), 우리 이름 원한경 박사께서 1934년 연희전문학교 교장에 취임하며 하신 연설에는 세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리더를 육성하는 연세의 교육철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언더우드 교장께서는 “우리는 학생들이 전 세계 모든 이와 협력하는 태도를 가지도록 교육할 것입니다. 우리는 학생들을 교육해서 이들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도록 할 것입니다”라고 연세의 역할과 정체성을 선언하셨습니다.


위대한 연세 정신의 전통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대학교는 최근 QS 대학평가에서 세계 79위로 개교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THE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는 세계 30위, 국내 1위에 올랐습니다. 이것은 연세가 탁월한 연구와 교육을 기반으로 공존과 헌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사회적 책무에서 전 세계적인 리더 역할을 해오고 있음을 뜻합니다.


격변의 시대에 도전하는 자랑스런 졸업생 여러분,


미국의 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Reinhold Niebuhr)의 ‘평안의 기도(serenity prayer)’를 되새겨 봅시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변화시키는 용기를,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라는 기도입니다. 위기와 혼란의 시기를 지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시켜야 할 것을 용기 있게 혁신하는 동시에, 변치 않고 지켜야 할 전통과 가치를 바위처럼 단단하게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바꿔야 할 것을 바꾸지 않고, 정작 간직해야 할 것은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연세 동산에서 배운 진리와 자유가 격변의 시대를 현명하게 대처하는 굳건한 지혜의 기준이 되기를 바랍니다. 캠퍼스를 떠나 거친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생 여러분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담대함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이와 동시에,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럼이 없는 연세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소중히 간직하며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모교는 언제나 여러분의 새로운 걸음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모교는 여러분들의 끝없는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항상 연결되어 언제나 여러분을 지지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하며, 여러분들이 나아가는 걸음걸음마다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8월 27일

연세대학교 총장 서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