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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1 학년도 입학식축사 2021.02.26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자랑스러운 연세인이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합니다. 사랑과 격려로 자녀를 훌륭히 키워주시고 연세에 맡겨주신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할 입학식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이렇게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된 걸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제약과 어려움을 거치며 더욱 성장한 우리이기에, 올해는 절망보다 희망을 떠올릴 수 있고 긴 터널 끝의 빛이 보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며 인류는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과 관행에 대해 질문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설과 영화에서나 봐왔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가 현실이 되면서 막연하게 미뤄두었던 해결책에 대한 탐구도 서둘러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무심코 살아가던 일상적 삶이 얼마나 감사한 축복이었는지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과 사회가, 그리고 전 세계의 인류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계인지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우리가 지나온 이 난관과 역경이 인류의 성장에 꼭 필요한 자각과 성찰을 가져온 계기였다고 기록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여전히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시험받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이러한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에 여러분은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초, 중, 고등학교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주어진 교육을 받았다면, 대학생이 된 여러분은 이제 세상을 이해하고 그 세상의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하는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찾아가며 공부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큰 학문의 틀을 고민해야 하고, 그 큰 학문을 모두를 이롭게 하는 공동의 선에 이바지하는 데 자신의 시간을 사용해야 합니다. 개인의 안락함만을 추구하거나 가족이기주의 같은 이전 사고방식이 펜데믹 이후의 세상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 지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금, 오늘 내가 행한 사소한 이기적 행동이 며칠 뒤 바이러스나 환경재앙의 역습으로 우리 모두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생활에서도 나 혼자만 스펙을 잘 쌓아 졸업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 연세대학교의 역사는 136년 전 20대의 젊은 나이에 척박한 조선 땅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언더우드와 알렌 선교사의 헌신과 봉사를 바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낯선 땅에 온 그들이 추구했던 것은 편안한 삶이나 안위가 아니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실행에 옮기는 과감한 추진력과 어떠한 난관에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였습니다. 그들이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믿고 가는 길이 하늘이 이끄는 진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다수를 이롭게 하고 공동선에 기여하는 진정한 자유의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연세의 새 식구가 된 여러분은 35만여 명의 선배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기억하며 연세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리라 확신합니다. 연세 동산에서 여러분은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이 시대가 당면한 여러 어려움과 도전 과제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공동체 정신을 지닌 혁신적 리더’로서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참다운 인재로 성장해가리라 기대합니다.


여러분이 대학에 첫발을 내디딘 지금 코로나 19 상황으로 인해 학업과 대학생활에 대한 우려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거나 염려하지는 마십시오. 여러분은 우리대학교에서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육과정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비록 기숙사에 입사하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은 체계적이고 다양한 RC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쌍방향으로 실시간 소통하고 교류하며 동영상과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직접 참여하는 학습역량 지원 프로그램과 진로심리상담체제 등이 이미 마련되어 있습니다. RC 공동체에서 학문과 미래,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이해하면서 차이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게 될 것입니다. 첫 학기를 전면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지만, 여러분은 미래 대학교육을 위한 혁신 기반으로 우리대학교가 준비한 뉴미디어·디지털 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상공간을 활용하여 전 세계인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랑스러운 연세의 신입생으로서 ‘학생 명예 선언’을 합니다. 이것은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지성인이 되기 위한 약속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1) 성실하고 정직한 자세로 대학생활과 학문활동에 참여하고, 2) 대학공동체의 구성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3) 사회문제를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신입생 여러분이 대학생으로서의 명예를 지키는 진정한 연세인으로 성장해가리라 확신합니다. 연세가 배출한 시인 윤동주가 노래했듯이, 여러분 모두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


대학생으로서의 본분과 도리를 지키면서, 진리와 자유의 전당 연세 동산에서 마음껏 뛰노십시오. 항상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큰 꿈을 향해 정진하십시오. 조급해하거나 서두르지 말고 늘 마음의 여유를 갖고 한걸음한걸음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아무 생각 없이 쳇바퀴만 열심히 돌리는 다람쥐처럼 되지 말고 한발 옆으로 비켜서서 큰 걸음으로 전진할 기회를 찾으십시오. 연세 동산에서 대학생활의 진정한 낭만을 즐기면서, 깊이 생각하고 길게 호흡하는 여유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새롭게 연세인이 되신 여러분,


오늘 이 입학식에서 가졌던 마음을 오래 기억하시고 간혹 지치고 힘들 때도 초심을 잃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선배들의 헌신과 독수리의 기상이 서린 연세 캠퍼스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사랑하는 신입생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26일

서승환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