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개

연설문

2021년 신년사 2021.01.04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유례없이 혼란스러웠던 2020년을 뒤로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축년(辛丑年) 새해에 연세 가족 모두가 항상 건강하고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아침 저는 역사가 지난 2020년을 어떻게 기록할까 상상해 보았습니다. 후대 역사가들이 2020년을 코로나19가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한 해였다고 기록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2020년은 생태계 교란이 지구와 인류 전체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너무나도 고통스럽지만 소중한 교훈을 얻게 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개인 각자의 인내심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집단, 사회, 국가의 가치관, 시스템,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이 시험받았습니다. 제가 지난 2월 취임하자마자 불어 닥친 이런 시험대에서 우리 연세는 구성원 모두의 지혜와 헌신으로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연세 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연세대학교는 지금까지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왔던 일상을 기본부터 바꿔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이미 구상하고 계획했던 것을 조금 서두르는 것뿐이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2020년을 인류의 문명사적 대전환을 이루는 시기로 규정하고 ‘새로운 연세, 새로운 미래’를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가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우리대학교는 대학의 혁신을 통해 인류에게 불어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창립 135주년 기념식에서 우리 대학교는 <Vision-Yonsei 150>을 선포하여 창립 150주년을 맞는 2035년까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화했습니다. 오랫동안 연세를 지켜온 성서의 진리를 가슴에 품고 ‘진리와 자유를 향한 연세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도전과 선도(Excellence), 창의와 혁신(Innovation), 공존과 헌신(Engagement)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인류사회에 기여할 ‘공동체 정신을 지닌 혁신적 리더’를 길러낼 것입니다.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지난 일 년여 간 총장으로서 저는 연세의 모든 구성원이 무사하게 팬데믹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대응하면서도 취임 전 약속드렸던 일들을 추진하는 데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대학교는 외부 대학평가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보이며 사회 공헌과 연구 성과 면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대학임을 입증 받았습니다.


학생, 교육기관, 정부 등 전 세계 교육수요자 및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진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대학순위에서 세계 85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전년도 대비 19 단계를 뛰어넘은 성과로 전 세계 대학 중 상위 7.2%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와 미래 역할에 대해 조명하고, 대학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평가하는 유일한 글로벌 랭킹인 ‘THE 영향력 평가’에서도 국내 1위, 세계 47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THE 아시아 대학 순위 2020 평가'의 산학협력 수익 부문에서 98.9점으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냈습니다. 이는 혁신적 연구 성과를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활동을 평가하는 것으로서, 연세의 연구 성과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증진하는 데 직접적으로 닿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 대학교는 4단계 BK21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26개 교육연구단 및 3개 교육연구팀이 선정되어 7년간 약 2,40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대학교가 작년에 지원받은 1차년도 사업비는 약 630억 원으로 서울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미래캠퍼스도 4개 교육연구단과 6개 교육연구팀이 선정됐는데, 이것은 강원권 지역에서 강원대 다음으로 큰 규모입니다. BK21사업을 통해 학문 후속세대가 안정적으로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대학원생 연구장학금, 신진연구인력 인건비 등을 지원하게 됩니다. 4단계 BK21사업 수주의 성과는 전교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세 구성원 모두의 수고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우리대학교는 지난 한 해 동안 미래 대학교육을 위한 혁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교육 및 행정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교내 구성원에게 최적화된 차세대 정보화 시스템을 제공하고자 스마트통합정보시스템인 S-Campus 2.0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S-Campus 2.0은 교육·연구·행정·학사 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 체계를 통합한 우리대학교만의 개방·공유·혁신 플랫폼으로, 최첨단 기술로 교육 및 행정 시스템 프로세스를 혁신할 것입니다. 우리대학교는 학생 및 교직원의 편의를 높이는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카카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 캠퍼스 환경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뉴미디어·디지털 시대의 교육 혁신을 선도할 온라인 교수·학습 플랫폼인 와이에드넷(Y-EdNet) 구축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과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공동으로 구축하기 위한 MOU도 체결하였습니다. Y-EdNet 플랫폼은 올해 1월에 오픈하여 신규 비학위과정부터 개강하게 됩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네이버클라우드와 함께 비전공자를 위한 온라인 데이터 분석과정인 ‘연세-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사이언스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2월에는 Y-EdNet 플랫폼에 학위과정을 오픈할 예정이며, 온라인 한국어 교육과정 등 기타 온라인 비학위교육과정의 개설 및 운영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대학교는 가상공간을 활용한 교육을 본격화하여 전 세계의 교육수요자들과 전면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교육시장의 선구자로서 그리고 한국 대학교육을 이끄는 최고의 사학으로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우리대학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산업인 바이오 기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정부, 국내외 바이오 산업체, 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세계적 수준의 산학연 중심 바이오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캠퍼스에 약 3000평 규모의 ‘에스엘바이젠 산학협력관’을 완공했습니다. 또한, 인천시와 함께 ‘한국형 나이버트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 6년간 약 600억 원의 정부 지원으로 2023년까지 매년 2,000여 명의 의약 전문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최대 규모의 센터를 완공하게 될 것입니다.


4차 산업 혁명 대비로 빠르게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는 국책 연구 사업에서 다수의 연구 사업에 선정된 사실은 우리대학교의 연구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심화·융합·창업형 AI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AI)대학원 사업을 수주하여 5년간 90억원을 지원받습니다. 보편적으로 AI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여러 전공에 AI 교육 연구를 확산시키겠다는 비전은 실현될 것입니다. 미래 자동차용 소재부품장비를 개발하는 박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64억의 정부 교부금을 받는 혁신성장 선도연구인재 지원사업(KIURI)에도 연세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제캠퍼스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IoT, VR의 SW 분야에 특화하여 ICT 업계 메이커들을 선도하는 랩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육성사업, 차세대 인공지능 핵심원천기술 개발사업,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사업등 2020년간 주요 연구 사업의 연이은 수주는 우리대학교의 저력을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상아탑에만 머무는 연구과 교육이 아닌, 우리 사회와 세계를 사랑과 헌신의 마음으로 섬기려고 노력해온 모든 연세인이 함께 만들어낸 귀중한 성과라고 믿습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묵묵히, 그러나 열심히 토대를 마련해온 이 사업들이 2021년에는 더욱 가시적인 성과와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학내외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저는 올해에도 연세 가족 여러분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한 분 한 분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고 배려하는데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노래한 대로, ‘내를 건너서 숲으로/고개를 넘어서 마을로/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 /언제나 새로운 길’을 우리는 함께 걸어가야 합니다.


하늘의 사명을 가진 연세인 여러분,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완전한 해결책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긴 터널 끝에 빛이 조금은 보이는 듯합니다. 재난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disaster의 어원을 살펴보니, dis-는 없다는 뜻이고, 다음 단어 astro는 별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별이 없는 상태, 그것이 바로 재난입니다.


우리 연세인 모두가 별을 잃은 시대에 연세의 기독교 정신을 가슴에 품고 세상 어느 곳에서 누구와 함께하든지 방향을 제시하는 빛이 되는 사명을 감당하게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2021년 우리 앞에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가, 그리고 우리를 통째로 집어삼킬 듯한 거친 풍랑이 놓여있습니다. 하지만, 연세의 도전은 계속될 것입니다. 올 한해도 우리는 인류를 빛 가운데로 이끌 하늘의 사명을 안고 진리와 자유를 향한 담대한 항해를 해나갈 것입니다. 이 도전의 주인공은 바로 연세인 모두입니다.


2021년이 모든 연세 가족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의 은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1년 1월 4일

총장 서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