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개

연설문

2014년 신년사 2015.07.28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2014년 갑오년의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둠을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찬란한 태양을 보며, 경건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의 소망을 염원하게 됩니다. 이제 지난 해의 모든 영욕(榮辱)과 작별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한 해를 아름답고 풍성하게 가꾸겠다고 다짐하는 첫 출발의 시간입니다.
 
  제3창학의 초석을 다진 2013년
 
  돌이켜보면 2013년에도 연세는 숨 가쁘게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제3창학’의 초석을 다지는 역사의 한 장을 알차게 장식했습니다. 저는 우리 연세가 ‘제3창학’을 통해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높이고, 대학 본연의 위엄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연세는 2013년 QS의 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 사립대학 중 21위, 아시아 최고의 종합 사립대학교로 선정되어 글로벌 명문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정립하였습니다.
 
  특히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송도 국제캠퍼스에 Residential College(RC)를 성공적으로 도입하여 한국 대학교육의 선도적 모형을 정착시켰습니다. 또한 환태평양 지역 명문대학의 연합체인 APRU 가입에 성공하였고, 우리 대학교 주도로 프린스턴, 코넬, 킹스 컬리지 등 10개 선진 명문대학과 새로운 차원의 다자간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G10 컨소시엄의 완성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나아가 옥스퍼드와 계절 학기 공동 운영에 합의하고, 연세제네바센터를 개설하는 등 연세의 글로벌 역량을 크게 강화하였습니다.
 
  2013년에는 각 캠퍼스에 첨단 교육·연구·문화시설을 대폭 확충하여, 글로벌 명문으로 비상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도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송도 국제캠퍼스에 언더우드 기념도서관을 비롯하여 진리관, 크리스틴 채플, 포스코 그린빌딩이 완공되었고, 의료원에도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가 봉헌되었을 뿐만 아니라 암센터의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원주캠퍼스에서는 응급 의료헬기가 처음 출항했고,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외래진료소와 외상센터도 착공되었습니다.
 
  신촌캠퍼스에서는 십여 년 간 여러 사정으로 지체되었던 경영대학과 공과대학의 신증축 사업이 시작되었고, 부영그룹의 기부로 우정원 기숙사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연세의 상징인 백양로를 친환경 융합과 교류, 문화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대 역사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감사하게도 7,800여 동문, 학부모, 교직원 등 연세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백양로 사업을 위해 250여억 원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연세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서는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시되었던 여러 제안들은 기술적 분석을 거쳐 백양로 재창조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적극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백양로의 지상 조경은 공모를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연세의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품이 되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새롭게 개원한 미래융합연구원에 50개 센터·팀 500여 교수들이 참여함으로써 융합연구역량을 강화하였으며, 의과대학에서는 상대평가 위주의 성적평가를 절대평가제도로 전환을 선언함으로써 의학교육에서의 개혁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13년에 윤동주 시인의 육필원고와 손보기 선생님께서 소장하셨던 국보급 삼국유사가 우리 대학교의 품에 안기었고, 민족의 스승 안창호 선생도 연세 동문이었음을 확인하면서 연세의 설립 정신과 소명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2014년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새해에도 연세를 둘러 싼 대내외 여건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대학교육과 의료서비스 부문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와 보편적 복지 중심의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사학의 정체성과 자율성이 크게 제약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연세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면서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연구 역량을 극대화하며, 의료 서비스와 사회봉사의 질적 수준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문다운 교육 역량
 
  세계적인 명문교육의 기본적인 공통점은 Residential College 프로그램과 기초 인문학 소양 교육, 그리고 학문 간의 장벽을 뛰어 넘는 융합교육입니다. 새해 연세는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반영하는 교육 시스템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우선 2014년은 4천여 명의 신입생이 1년 동안 송도 캠퍼스에서 선진명문형 RC를 체험하는 역사적인 해가 될 것입니다. RC를 통한 교육 역량의 강화는 이미 모든 지표를 통해서 그 성과가 증명되었으며, 작년 한 해 송도의 RC 모델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한 국내외 인사만 해도 무려 2,400여 명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입시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RC를 실시하는 연세를 선택하였습니다. 올해 송도 국제캠퍼스의 RC 교육체제가 완성되면, 2007년 국내 최초로 RC를 시작한 원주캠퍼스와 더불어 연세의 모든 캠퍼스에서 진리와 자유의 이념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RC 교육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Liberal Arts 융합프로그램인 UIC의 HASS(Humanities, Arts and Social Sciences)와 ISE(Integrated Sciences and Engineering)가 올해 국내 최초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실시됩니다. 두 학부 모두 치열한 경쟁과정을 통해 우수한 신입생을 선발함으로써 성황리에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UIC는 2017년이 되면 전 세계에서 모인 2,000여명의 학생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글로벌 명문 Liberal Arts College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신설되는 글로벌 인재학부는 비영어권의 우수 외국학생 유치와 교육, 학사지도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될 것입니다.
 
  2014년에는 국제교육특구로 지정된 송도 캠퍼스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아시아 최고의 대학(Asia’s World University)”으로, “아시아 대학교육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환상적인 꿈이 아닙니다. APRU와 G10 컨소시엄으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크게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가 이미 국제교육특구를 중심으로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94개국 학생들이 지원을 해왔으며, 새해에는 100개 국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머지않아 120개 국가를 넘어 아이비리그에 필적하는 글로벌 명문으로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연구 역량 강화와 대학원 경쟁력 제고
 
  2014년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 우리 대학의 연구 역량 강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연구의 수월성은 다른 대학과의 경쟁 여부를 떠나서 연세가 명문 사학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기본 사명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대학이 지니고 있는 잠재적 역량에 비해 실제 연구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새해에는 연구 역량의 지속적인 강화를 위해 기초분야의 연구기금 확대와 함께 인사와 보상, 연구 지원 시스템, 융합연구의 활성화 등 모든 분야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미 명예특임교수제와 석학급 교수의 특별채용, 그리고 훨씬 강화된 연구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되었고, 앞으로 연구시설의 확충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융합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겸직교수제를 확대하고, 학과와 대학 및 캠퍼스 간의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특히 암병원 개원을 계기로 암 분야의 임상과 연구 역량을 대폭 확대하고, 신촌캠퍼스의 생명시스템, 원주의 보건의료 등을 융합하여, 연세의 가장 큰 핵심역량인 의·생명 분야에서 세계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미래를 선도하는 연구 산출의 원동력인 대학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하겠습니다. 우리 대학교의 가치 창출을 위한 교육공동체 구축은 학부뿐만 아니라 대학원을 통해서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구의 수월성이 교육 역량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율적 창의적 융합연구를 통한 미래지향적 학풍을 조성하여, 연세 공동체의 문화를 주도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예정입니다. 그 일환으로 신축하는 우정원 기숙사에 대학원생들의 입주를 적극 배려함으로써 연구 역량의 강화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캠퍼스 (SCN)와 오픈 캠퍼스 (OCX) 추진
 
  최근 급격한 ICT(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의 발전으로 대학교육의 생태계가 변화함에 따라, 모든 인적 자원과 공간 및 자산 등을 ICT로 연결 융합하고,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개별적 학습의 장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 새해 연세는 교육, 문화, 행정, 학술정보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스마트캠퍼스의 인프라와 차세대 네트워크를 도입하고, 4개 캠퍼스 통합 모바일 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130주년이 되는 2015년에는 전체 캠퍼스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Smart Campus Network(SCN)가 구축될 것입니다. 연세 Smart Campus는 미래교육의 핵심기반인 집단지성, 적시학습, 체험학습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캠퍼스 간 융복합의 촉진제가 될 것입니다.
 
  최근 대학 교육의 지형을 뒤바꾸는 또 다른 요인은 세계 명문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여 연세의 ‘교육·문화 역량 통합 프로젝트’인 Yonsei-OCX(Open Campus eXperience)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기존 YSCEC과 상호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며, 오픈 강의 플랫폼을 도입하여 양질의 콘텐츠를 공개하고, 동시에 교내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학술,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통합하여 모든 연세인이 공유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나아가 OCX 사업은 연세 가족의 문화예술적 감성을 고취시키고, 연세의 학문적 성과와 사회적 리더십을 확산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지난 6년여 간 13,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방문한 학술정보관의 U-라운지를 융복합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여, 국제적 명성을 이어나감과 동시에 OCX의 물리적인 실현공간이자 연세 교육·문화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캠퍼스 공간 인프라의 개선
 
  2014년은 캠퍼스의 인프라 개선을 위한 많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해입니다. 우선 이번 달에는 송도 캠퍼스에 2,500여 명을 수용하는 제2기숙사가 완공되고, 4월에는 의료원의 암센터 건물이 완공됩니다. 학생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우정원 기숙사도 올해 2학기에 완공되어 입주가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백양로 재창조 사업과 경영대학, 공과대학의 신·증축 모두 창립 130주년에 준공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밖에 이과대학의 증축이 새롭게 시작되고, 하반기에는 제중학사와 법현학사의 재건축 착공이 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새해에는 의대, 치대, 생명시스템대학 간의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약 2만여 평에 달하는 “의생명과학 콤플렉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이 사업은 캠퍼스간의 융합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교의 큰 자산인 의생명 관련 대학들이 함께 연구하고 교육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2015년 창립기념일에 착공이 가능하도록 교내외 의견수렴과 인허가 절차 등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연세의 사회적 리더십 재정립
 
  21세기 한국 대학은 지성의 전당으로서 학문적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의 두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해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대학은 학문의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면서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 윤리의식,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포용과 나눔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우리 연세는 129년의 전통과 역사에 빛나는 사학의 명문으로서 학문적 리더십과 함께 한국 사회를 이끌어 나갈 미래의 담론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원천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지성의 공동체로서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세우며, 조국 선진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연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학문적 수월성과 함께 사회적 존경을 받으며, 대학의 위엄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신뢰와 행복의 연세 공동체
 
  새해 저의 가장 큰 희망은 모든 연세인이 지난해보다 조금 더 행복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는 대외적으로 제반 상황이 좋지 못했고, 교내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에는 끝이 있고, 고통에도 의미가 있음을 믿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힘들었던 만큼, 우리의 미래는 더 아름다울 것으로 믿습니다.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저는 임기동안 제가 주창했던 ‘제3창학’의 기틀을 쌓고, 약속했던 공약들을 빈틈없이 추진하여 신뢰받는 책임자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약속을 실천하고, 대학의 수월성과 위엄을 확립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연세를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시키고자 합니다. 이러한 일에 우리 모두가 힘을 모으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깊이 쌓아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해에는 ‘사람의 헤아림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평화가 우리 모두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지켜줄 것’(빌립보서 4:7)으로 굳게 믿으며, 하나님의 크신 축복이 모든 연세 가족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아침에
 
총장  정갑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