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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22년 8월 학위수여식사 2022.08.26

오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고 자랑스런 연세 동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랑으로 지원해 오신 학부모님들과 가족 친지 여러분들께도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올립니다. 졸업생들의 앞길을 늘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는 허동수 재단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그리고 유경선 총동문회장님을 비롯한 35만 동문 여러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스승으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열성적으로 제자들을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연세 동산을 떠나며 첫걸음을 내딛는 여러분들에게 저는 윤동주 시인의 시 <새로운 길>에 나오는 몇 구절을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시인은 이 시에서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며, 그런 길을 “오늘도 내일도” 걷는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 길을 걷다 보면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시를 끝냅니다. 졸업생 여러분 앞에 펼쳐질 길은 익숙한 길, 안전한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일 것입니다. 새로운 길을 걷다 보면 강도 건너고 고개도 넘어야 할 것입니다. 힘든 역경과 시련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내와 고개를 넘어서면 마침내 우리의 목적지인 숲과 마을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희망이 윤동주 선배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연세 동산을 떠나는 여러분에게 저도 그런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길을, 혁신의 길을, 창의적인 길을, 새로운 길을 포기하지 말고 걸어가십시오. 진리와 자유를 추구하는 연세의 정신은 바로 그런 길 위에 있습니다. 연세는 그 길을 용감히 걸어가는 여러분들을 늘 응원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가꿀 새로운 숲, 여러분들이 만들어나갈 새로운 마을이 어떤 것일지 기대하며 지켜볼 것입니다.


나의 길, 새로운 길은 어쩌면 연세가 오늘 당장 걷기 시작해야 하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는 ‘대학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까지 새롭게 던져야 하는, 그야말로 대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새로운 길을 찾는 노력을 내일로 미룰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었습니다. 연세가 주도해서 만들 새로운 숲, 새로운 마을, 다시 말해 교육과 연구의 새로운 생태계가 어떤 모습일지 우리 모두가 기대하면서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연세는 이미 새로운 길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과감한 시도를 이미 시작했습니다. 그런 노력에 대한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6월에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 학교는 전 세계 73위에 올랐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교 이래 역대 최고 성적을 갱신한 것입니다. 특히 이 순위는 국내는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 내 종합 사립대학교 중 1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인사관계자들이 평가하는 ‘졸업생 평판’에서 우리 학교는 세계 29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졸업생들이 세계 30위권 안에 드는 최고의 평가를 국제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졸업하는 졸업생 여러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더불어 우리 학교는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는 ‘THE 세계대학 영향력 평가’에서도 올해 세계 27위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연세는 교육과 연구, 졸업생 평판, 사회공헌 등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괄목한 성과는 최근 연세가 이룬 여러 가지 혁신적 변화들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연세는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혁신을 이뤄왔습니다. 우리 학교는 2021년부터 온라인 교육 플랫폼 런어스를 구축해서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런어스는 기본적으로 연세 구성원들을 위한 교수학습 지원 플랫폼입니다만, 그것을 넘어서서 연세 울타리 밖으로까지 교육 기회를 확장한 오픈형 교육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시작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2만 명이 넘는 일반인 수강생의 클릭수가 53만 건을 넘어섰고, 강좌 500여 개, 게시된 강좌 동영상이 4,000여 개에 달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중에도 연세는 굴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대학의 문을 일반대중을 위해 과감하게 여는 지식나눔의 혁신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이루어진 디지털 교육혁신 중 가장 선도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들도 이제 몸은 학교를 떠나더라도 런어스 플랫폼을 통해서 연세의 교육 자원을 평생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연세의 교육 자원을 학교 울타리 밖으로 확장시키는 또 다른 시도를 해왔습니다. 2021년부터 연세가 주축이 되어 타 대학들과 함께 운영하는 온라인공동강의 네트워크를 설립하였습니다. 이 네트워크에 속한 23개 학교들과 공동 강의를 개설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공동 강의는 모두 연세대의 런어스 플랫폼 상에서 진행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연세는 해외대학들과의 공동강의도 시작하였습니다. 이처럼 연세는 과감한 교육실험을 주도하면서 미래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을 계속 주도해나갈 것입니다.


연세는 연구에 있어서도 질적,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이 국제캠퍼스 연세사이언스파크에 “연세-IBM 퀀텀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최종 계약이 지난 7월에 체결되었습니다. 이런 연세의 노력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미국, 독일, 일본, 캐나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퀀텀 컴퓨팅 센터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양자컴퓨팅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유망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서 지금껏 난제로만 여겼던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연세가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자랑스러운 연세인 여러분,


마지막으로 저는 여러분들에게 오늘 여러분들이 이뤄낸 소중한 성취가 여러분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었음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옆에서 사랑과 희생으로 도와주신 가족, 친지, 지인들께 감사드리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은사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거기서 그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는 익명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빚을 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성취를 도운 숨은 공로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분들에게도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많은 것을 받은 사람으로서, 타인들에게 베푸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내 주변에 있는 친한 사람들에게뿐 아니라, 나와 많이 다를 수도 있는, 낯선 이웃들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기독교 정신이 깃든 연세의 숲에 잠시라도 머물렀던 모든 연세인들이 공유할 소명이기도 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졸업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를 빛내 주신 모든 분들의 앞날에 하나님의 축복이 항상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8월 26일

총장 서승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