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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개

연설문

2016년 신년사 2015.12.30

존경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근본을 바로잡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의 소망으로 출발했던 을미년 한 해가 저물고, 이제 병신년(丙申年)의 희망찬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저는 지난 해 신년사에서 불타버린 트로이 폐허 위에 로마를 세운 아이네아스라는 거인처럼 연세인 역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도전에 앞장서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창립 130주년을 맞는 ‘2015년이 거인들의 해로 기억되었으면하는 새해 소망을 연세인 여러분께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해 그렇게 소망했던 거인의 모습에 비추어 볼 때 저 자신부터 많이 미흡했고, 특히 협력해서 선을 이루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연세 가족 여러분의 큰 성원 덕분에 지난 한 해 연세 제3의 창학을 향한 도전이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되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2015, 연세 창립 130주년과 문과대학, 상경대학, 경영대학, 이과대학, 신과대학 및 치과대학의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연세 제3 창학을 향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룸으로써, 우리 연세 역사에 또 하나의 큰 발자취가 만들어졌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세 제3의 창학을 함께 열어주신 연세의 교수님과, 직원선생님, 그리고 존경하는 동문님과 학생 및 학부모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먼저, 연세 창립 130주년을 축하하는 Yonsei Global Summit은 지난 4년간 우리와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확대해 온 게이오, 프린스턴, 코넬 등 세계 30여 저명 대학 총장과 학교 대표들이 참석하여, 21세기 아시아를 선도할 대학교육의 발전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고, 우리 대학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언더우드국제대학(UIC) 설립 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심포지엄도 우리대학의 UIC가 아시아 Liberal Arts 교육의 중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2015년에는 제3 창학을 위해 추진했던 부문별 사업들도 대부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캠퍼스 인프라의 선진화 측면에서는 연세 130주년이 큰 전기가 되었습니다. 우선 약 3년에 걸쳐 진행된 백양로 재창조 사업22천여 분의 뜨거운 후원으로 성공적으로 완성되어, 지난 10, 4천여 연세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봉헌식을 올렸습니다.

 

오랜만에 연세교정을 찾아오신 동문들은 모두 시원스럽게 열린 백양로를 보며 백양로가 이렇게 넓은 줄 몰랐다면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백양로는 이제 아름다운 경관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함께 나누는 지성과 감성의 공간으로 돌아왔습니다. 국내 최고의 설비와 품격을 갖춘 실내악 공연장인 금호아트홀은 연세의 문화적 역량을 한 차원 도약시킬 것이며,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백양누리는 연세의 학문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무대인 동시에, 모든 연세인들이 편하게 만나고 소통하는 융합의 마당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10년 이상 진통을 거듭해 온 경영대학의 신축도 마침내 결실을 맺어, 고전미와 현대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첨단의 경영관은 새로운 연세의 상징으로 부상하였습니다. 1공학관과 과학관을 확장하고 외벽을 새롭게 단장함으로써 이공계열의 열악한 공간문제도 상당히 해소되었습니다. 음악대학을 시작으로 여러 건물들을 새롭게 단장하고 신증축하면서, 신촌캠퍼스의 컬러 코드를 조화시키는 계획도 함께 추진하여, 지금은 백양로를 중심으로 모든 건물들이 중앙도서관의 외벽과 같은 은회색의 자연석 색상으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제중학사-법현학사의 재건축 사업도 주민들과 원만한 협의를 통해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1978년 개원 이래 처음으로 권역외상센터를 신축하고 외래센터를 대규모로 확장하여 내원객들이 더욱 편리하고 쾌적하게 병원을 이용하게 하였을 뿐 아니라, 의료의 질과 서비스도 한층 높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캠퍼스 곳곳에서 진행된 여러 건축 사업들이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성공적으로 완공되기까지 밤낮없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공사 관계자 여러분과, 또 공사에 따른 불편을 넓은 아량으로 인내해 주신 연세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친애하는 연세인 여러분,

2015년에는 연세 교육의 내실을 다지는 데에도 몇 가지 중요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2년차를 맞은 국제캠퍼스의 Residential College(RC) 교육은 시행 초기의 일부 미숙함을 벗어나 더욱 발전되었으며, RC 학술제와 공연, 체육제 행사는 이제 연세 신입생들의 정체성과 유대감을 형성시키는 중요한 이벤트로 자리하였습니다. 짧은 기간에도 연세의 RC는 아시아의 대학교육을 선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새해를 기점으로 인문사회 분야와 이공계를 아우르는 융합전공의 확대를 완료한 언더우드국제대학(UIC)1,700여 명 규모의 아시아의 대표적 Liberal Arts 프로그램으로 성장하였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여섯 번째의 Design FactoryUIC 내에 설립하여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글로벌인재학부는 우수한 외국인과 재외국민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의 사회문화경제에 대한 통합 교육을 제공하며 한국지역전문가를 길러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또한 연세 창립 130주년과 신과대학 설립 100주년을 맞아 연세 설립정신을 실천하고 어둡고 힘든 세상에서 고통 받는 이웃들을 섬길 선교사들을 길러낼 G.I.T(Global Institute of Theology)가 문을 열었습니다. 지난 1년간 18명의 석사학위과정 학생들이 G.I.T.에서 연세의 창립정신을 익혔으며, 벌써 세계 각지에서 G.I.T. 입학에 대한 문의가 줄을 이을 만큼 선교 소외지역의 학생들에게 좋은 소식이 되고 있습니다.

 

연구역량의 강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미래선도연구사업 등 교내연구비를 년 50억으로 획기적으로 증액하였고, Y-IBS 연구단을 유치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대형연구과제 유치의 물고를 텄으며, 바른 ICT 연구소와 중국연구원 등이 외부 기업체로부터 연구비를 유치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지속가능발전연구원(Institute for Global Sustainability)을 설립하여, UNOSD(Office of Sustainable Development)와 녹색기후기금(GCF) 등의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지속가능성에 대한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성장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연세의료원이 연구중심병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연구 기능을 강화하고, 캠퍼스간 학제간 융합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또한 우리대학교와 서울대와의 공동 연구사업을 추진하여 국내최초로 대학간 공동연구를 체계화하였고, 해외 주요대학과의 국제협력 연구도 구체적으로 진척되었습니다.

 

정보통신 인프라도 놀랄 만큼 개선되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서버를 확장하여 데이터 웨어하우스를 안정화시켰고, 많은 연세인이 상시 이용하는 메일 용량도 확장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Smart Campus 구축이 완료되어 수업 지원기능이 훨씬 강화되었고, OCX(Open Campus eXperience) 시스템을 구축하여 언제 어디서나 연세의 모든 학술, 문화, 예술 활동을 공유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고도화된 ICT환경을 기반으로 MOOCs(Massive Open Online Courses)를 활성화하여, 세계 명문대학들과 함께 우리 대학의 강의를 전 세계에 온라인으로 공급함으로써 연세 교육의 세계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만들었습니다.

 

연세 멀티캠퍼스의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하여 캠퍼스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겸직 확대를 포함하여 자원을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제중학사와 법현학사의 통합 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백양로 재창조 사업을 계기로 본교와 의료원의 지하 주차장이 연결되었습니다. 백주년 기념관과 암센터 사이에 오랫동안 연희전문과 세브란스의전을 함께 이끌었던 에비슨 박사를 기리는 에비슨가든을 조성함으로써 내년 연희와 세브란스의 통합 60년을 앞두고, 연세의 진정한 통합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되었다고 믿습니다. 또한 스마트 캠퍼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신촌, 의료원, 원주, 국제캠퍼스의 이메일 시스템이 통합됨으로써 캠퍼스간 교류와 융합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행정시스템도 더욱 체계화하여 행정직군을 다양화하고 성과연동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결과적으로 학교의 재정부담은 낮추면서도 직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교내의 상근 계약직원들에게는 공정한 평가를 통해 운영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계약직원의 처우 개선 방안도 마련되었습니다.

 

연세공동체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한 해였습니다. 대학교의 각종 소식을 모든 건물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서 전달하는 YNN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여, 연세의 소식을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2014년에 이어 개최된 동문과 함께 하는 5월의 별 헤는 밤 행사를 더욱 확대하여, 수많은 동문들이 흥겹게 문화공연을 즐기면서 대학을 위해 기부하는 문화를 정착시킴과 동시에 재능기부의 새로운 모델을 정착시켰습니다.

 

지난 4년 사이에 우리 대학은 130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학종합평가에서 100위권에 진입하였고, 세계 사립대학 가운데 20대 명문의 위치를 확고히 하였습니다. 톰슨 로이터는 우리 대학의 개혁 노력을 높이 사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들 가운데 우리대학을 36위로 선정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140위권에 맴돌던 QS세계대학평가였지만 이제는 100위권에 안정되게 정착하는 역사를 이루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세 가족 여러분,

이처럼 많은 성과 뒤에는 힘든 고뇌와 갈등의 과정 또한 적지 않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영관 신축과 백양로 재창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와 갈등으로 인하여 연세 가족 여러분의 우려를 낳게 해드린 데 대해서는 지금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와 함께 국제캠퍼스 기숙사의 용역노동자들과 재단빌딩 용역노동자들의 시위와 농성 등 교내의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저는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해서 선을 이루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깊이 실감하였습니다. 동시에 연세 공동체 안에서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선진화된 연세 문화를 정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하였지만, 저의 역량과 비전만으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음은 아직도 많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총장 선임과정에서도 저는 원칙을 지키며 공정한 과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했지만, 학교의 더 큰 화합과 연세의 미래를 위한 거버넌스의 선진화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최종 선임 직전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동안 저를 아껴주시고 부족함을 일깨워 주셨던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16년 새해에는 우리 연세 공동체가 새로운 집행부를 중심으로 모두 협력하여 선을 이루며, 새로운 각오로 더욱 높이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어 가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제 3창학의 사명은 특정한 기간에 한정해서만 이루어나갈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세인 모두가 다시 한 번 연세의 비전을 가다듬고 사명을 되새겨, 긴 안목으로 현재의 난관을 돌파해 나갔으면 합니다. 요즘처럼 교육환경이 급변할수록 우리 연세는 글로벌 명문을 향한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아시아 고등교육을 선도하는 명문 사학으로서의 위엄과 학문적 수월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새로운 해가 솟아올랐듯이, 연세는 새해에도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새로운 희망과 성취의 역사를 일구어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4년간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연세인들이 뜻을 합하여 자랑스러운 글로벌 명문 연세로 도약하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연세 가족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형통 가운데 계획한 일들을 성취하시는 결실의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614

총 장 정 갑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