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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섬김의 리더십] 몽골 봉사 활동 수기 : 기나긴 꿈에서 깨어나다 - 손 령 (홍보도우미 부팀장, 사학 2학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8-31

기나긴 꿈을 꾼 듯하다. 나의 1년여 대학생활. 다양한 활동으로 다른 사람이 보기엔 누구보다도 즐거워 보였을지 모르지만 나에겐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필요했다. 학점, 동아리, 영어공부, 군대, 진로 등의 고민들과 하루하루 벅차고 힘겨운 일상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절실했다. 그러던 작년 12월, '태평양 아시아 청년 봉사단'인 PAS(The Pacific Asia Society)라는 단체에서 해외 봉사단을 모집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한 상황에서 난 주저 없이 지원했고, 운 좋게 PAS의 일원으로 몽골 파견 팀에 속하게 됐다. 그렇게 2월 발대식부터 PAS라는 단체에서 내 인생의 커다란 추억을 만들기 시작했다. 18명으로 구성된 우리 몽골A팀은 일주일에 몇 번씩 모여 자체적으로 그 곳에서 해야 할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한 학기동안 우리의 주 활동인 한국어 영어교육 교재와 교육과정을 만들었고, 사물놀이, 태권도, 전통놀이, 노래 등을 만들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사물놀이와 태권도였다. 사물놀이 팀에 속해있던 나 역시 사물놀이는 처음 접해본 것이었고,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힘든 일정 속에 서로 예민해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결국 우리 팀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7월 2일 몽골로 출국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몽골에서의 생활은 만만치가 않았다.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당장이라도 머리카락이 얼어붙을 것만 같은 차가운 수도, 역겨운 냄새를 풍기는 양고기 등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소매치기 등은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러나 덥지만 습하지 않은 날씨, 투명한 눈을 가진 너무나도 순박한 사람들, 평화로운 분위기 등은 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게 만들었고, 시간이 갈수록 음식도 입맛에 맞아갔다. 또한 서로 말이 통하지 않기에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느껴야 했던 상황은 오히려 말이 통하는 친구보다 더 애틋한 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포장이 되지 않은 기나긴 사막과 초원을 지나기 위해 대륙을 횡단하는 비좁은 차안에서 씻지도, 먹지도, 편히 자지도 못하고, 차안으로 쉴 새 없이 들어오는 먼지 때문에 숨을 쉴 수조차 없어 고생했던 6일 동안의 기억은 팀원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고, 이번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가장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 화폐단위 '투그릿', 11시까지 지지 않는 태양, 사람보다 차가 우선인 교통 개념, 네 것 내 것 구분 짓기를 싫어하는 나라 몽골. 공항 근처 호텔까지 세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와 가지 말라고 울부짖던 아이들, 그리고 한 달 동안 팀원들과 때로는 나 홀로 만들었던 추억들을 뒤로한 채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그렇게 난 일상으로 돌아왔다.

 

vol.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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