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홍완기 박사, MD 앤더슨 암센터 (의대 1967년 졸업) -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6-16

세계 최고의 암 권위자, 연세 암센터 국제자문위원장을 맡다 2000년 세계 암 관련 의료계를 떠들썩하게 한 한국인이 있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각국의 암전문가 1만5천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 최대학회인 90년 전통의 암연구학회(AACR)에서 회장직을 맡은 홍완기 박사(의대 1967년 졸업)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폐암으로 별세한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역시 폐암 진단을 받았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치료를 주도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67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도미한 홍 박사는 보스턴 의대 교수를 거쳐 1984년부터 지금까지 MD 앤더슨 암센터 교수로 재직해오고 있다. 1993년에는 미국 암연구학회로부터 공로상과 로젠탈 창립상을 받았으며 1996년에는 American Cancer Society Clinical Research Professorship을 수상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폐암 분야의 세계 권위자인 홍 박사는 세계 최고 암센터로 꼽히는 미국 MD 앤더슨 병원의 암내과 과장 겸 이 병원 암내과 14개 부서를 모두 관장하는 부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홍 박사는 2006년 착공 예정인 우리의료원 암센터의 국제자문위원회(EAB, External Advisory Board) 위원장을 맡아 우리 암센터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홍완기 박사를 만나 우리나라 암 치료 시스템의 현재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들어 봤다. * 암 치료 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입니까? 암은 다방면 복합치료가 중요합니다. 미국에서는 암 관련 내·외과, 방사선과 등의 전문의들이 협력하고 의논을 해 최상의 치료법을 적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됐으나 한국은 아직 미흡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 암을 예방하기 위한 수칙은 무엇입니까? 암을 예방하려면 금연과 적당한 운동, 충분한 과일 섭취, 체중 조절, 스트레스 해소, 즐겁게 살기 등의 6가지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 폐암의 권위자로서 특별히 폐암 예방을 위해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폐암의 90%는 흡연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수십 년 전에 금연을 한 사람도 종종 폐암에 걸립니다. 이는 흡연 시 DNA가 변형 손상되어 폐암 발병에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별세한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도 그 같은 사례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만큼 건강을 위해서는 담배를 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폐암을 없애려면 인간 사회에서 담배라는 것 자체를 없애야 합니다. * 우리나라 암 정책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폐암처럼 국민 사망률 1∼2위를 다투는 질병은 정부가 나서 연구 지원은 물론 보험제도를 정비해 누구나 제한 없이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합니다. 나을 수 있는 사람이 돈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고, 가진 사람만 치료받는 제도라면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또한 국민건강을 말하는 정부가 어떻게 담배를 만들어 파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까 말했다시피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입니다. 정부에서 담배를 파는 것은 국가가 국민에게 병을 주는 짓입니다. * 현재 한국 의료계의 문제점을 지적하신다면? 지금 한국의 의료계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력 양성입니다. 암을 전공하는 유능한 젊은 암 전문의를 적극적으로 많이 키워 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의사가 하루에 50∼60명씩 환자를 보느라 연구하고 생각 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연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져야만 미국 의료진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유능한 젊은 암 전문의를 많이 키워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또한 개원의가 너무 많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대부분의 의대 졸업생들이 연구와 교육을 외면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의사들이 미래에 대한 비전과 책임감을 갖고 교육, 연구에 열정을 가져 주길 기대합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한국이 세계적인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해서인지 환자들에게 임상시험 등을 통해 신약을 투여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암센터도 세계적인 제약사 등의 임상시험 등을 주도해 환자들에게 새 약을 쓰는 기회가 늘어나야 합니다. 현재 MD 앤더슨에서 1상과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신약은 각각 170건과 250건 이상입니다. 이렇게 많은 임상시험이 가능한 이유는 MD 앤더슨에서 임상시험을 하면 정확한 데이터가 나온다는 믿음을 제약회사가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도 연구 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고 명성을 쌓아서 제약회사가 임상시험을 해 달라고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 젊은 의사들의 연구 환경은 어떻습니까? 우리 암 내과에만 현재 40명의 전임의가 있습니다. 이들은 3년 동안 훈련을 받지만 월급의 3분의 1은 미국정부에서 나옵니다. 3분의 2는 병원에서 부담하지만 제약회사나 사회 여러 곳에서 많은 후원을 받습니다. 때문에 많은 연구인력을 채용할 수 있고 인력이 충분한 만큼 연구시간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과 현대산업개발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폐암 치료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며칠 전 이건희 회장을 만났는데 건강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 회장은 미국에 와서 치료를 받을 당시에도 의사가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최고의 환자였습니다. 이 회장처럼 치료 후 건강해진 환자들을 보면 매우 행복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고 정 회장도 역시 5년 전에 MD 앤더슨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당시에 상태가 좋지 않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지만 상대적으로 암 진단 후 생존기간이 긴 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셨습니까? 1967년 우리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저는 그리 뛰어나지도 뒤쳐지지도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교 의과대학은 전통과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그 때문에 저같이 평범한 학생도 좋은 선생님들께 교육을 제대로 잘 받을 수 있었습니다. * 암 전문의로서 최고의 위치에 오르셨습니다. 홍 박사님의 성공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늘 기쁜 마음으로 일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일합니다. 부장이 된 지금도 여전히 새벽 5시 이전에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저의 태도들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곧, 행복한 마음 자세, 근면, 창조적 생각, 리더십, 열정 등이 복합되어 오늘날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EAB 위원장으로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인 연세의료원이 세계적인 암 전문의들에 의해 운영 시스템을 객관적으로 검증을 거친 후 자문 받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합니다. 이는 연세의료원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이 있다는 것이고, 운영 시스템이 투명해지고 조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변화는 바로 환자중심의 고급진료로 이어질 것이며, 의료 시스템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동안 미국의 여러 암센터 자문위원을 지낸 경험을 살려, 연세 암센터가 현재의 자원과 시스템을 어떻게 변화시켜서 최우수 암전문병원으로 거듭날 것인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vol. 409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