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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세계 최초로 암세포 노화시켜 죽이는 새로운 유전자 발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5-04-16

암 치료와 노화 연구의 새로운 영역 개척 생물학과 정인권·이태호 교수 팀 암 정복의 신호탄을 알리는 연구 성과를 우리대학교 생물학과의 정인권, 이태호 교수 팀이 거뒀다. 연구 팀은 인간의 노화과정을 조절하는 텔로미어(telomere)의 길이를 조절하는 유전자 MKRN1을 발견하였으며, 이 유전자를 통해 암세포를 늙어 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연구 팀은 아직은 임상에서 충분한 연구를 거쳐야하므로 당장이라도 암 치료에 신기원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지는 말아달라는 당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결과가 암 정복이라는 인류의 숙제를 풀어줄 하나의 실마리임은 분명하기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인 ‘Gene and Development’의 4월 1일자에 실렸으며, 이와 동시에 세계의 언론이 이 결과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국제 학계로부터 노화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정인권·이태호 교수를 만났다. * 암세포를 노화시키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희소식을 들었습니다. 연구 성과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십시오. [정인권] 인간의 체세포는 모두 46개의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 염색체의 말단 부위를 텔로미어(telomere)라고 부르고, 염색체의 끝부분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화 이론으로서의 텔로미어 기능에 대한 이론이 확립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체세포는 세포분열을 함에 따라 텔로미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집니다. 그러나 무한정 짧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노화점(senescence point)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가 분열을 중단하고, 노화상태로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정상 체세포의 운명이고 텔로미어가 하는 일입니다. 반면에 암세포는 분열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분열합니다. 그 이유는 분열이 진행되어도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암세포에서 텔로미어의 길이는 텔로머라제(telomerase)라는 효소활성에 의해 유지되는데 정상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의 활성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세포의 길이가 짧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암세포에서는 특이하게도 텔로머라제가 활성하게 되어 세포의 길이를 유지시킵니다. 우리 연구 팀은 MKRN1이라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이 유전자가 텔로머라제를 특이하게 분해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을 사실을 밝혀 냈습니다. 그래서 암세포에 이 MKRN1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보았더니 실제로 암세포의 텔로머라제의 활성이 없어졌고, 텔로미어의 길이도 줄어들었으며, 암세포가 노화상태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이태호 교수님께서는 이번 연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습니까? [정인권] 저는 텔로미어 관련 가설에 대해 연구를 했고, 이태호 교수님께서는 단백질 분해에 대하여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찾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MKRN1 유전자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유전자가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백질 관련 전문가이신 이 교수님과 합동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학과에 단백질 분해 연구에 정통하신 교수님께서 계시니 운이 좋았지요. MKRN1의 분해 과정을 연구하는 데 이 교수님께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 이번 성과가 권위 있는 학술지에 소개되는 등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정인권]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최고수준의 과학 학술지인 Gene and Development에 4월 1일자에 게재하게 되었고, 텔로미어의 가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또 언론에 소개하는 논문으로 선정되어 외국 언론에도 모두 소개되었습니다. 사람의 유전자는 약 3만 개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그 중 약 1/3 정도는 그 기능이 전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발견한 유전자는 이제 미지의 1/3 영역에서 밝혀진 2/3 영역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입니다. 이렇듯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의 기능을 밝혀 내는 것이 유전공학 학자들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새로운 유전자의 발견은 인간의 질병과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질병 치료에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방법과 개념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유전자의 기능연구는 매우 중요한 것이며 이번 연구결과에 세계가 주목하는 것입니다. * MKRN1 유전자의 향후 활용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정인권] 먼저 암 치료에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가진 암세포의 85%에서 90% 정도가 이 텔로미어 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MKRN1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실제로 임상적용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게 된 것입니다. * 이전에 발견하신 유전자 Hsp90과 함께 활용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인권]노화 관련 질병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노화 관련 질병은 노인들이 앓고 있는 병으로 세포가 노화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입니다. 세포가 노화한다는 것은 세포가 분열을 다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 텔로미어의 길이를 조절하는 유전자를 이용하여 세포 길이를 길게 유지시켜 노화를 지연시킬 수도 있습니다. 암세포의 경우는 세포분열을 촉진시키고, 그 반대로 세포분열을 억제시킴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것이지요. 이렇듯 세포의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하게 하는 여러 유전자가 바로 Hsp90과 MKRN1입니다. 그 외의 여러 유전자 역시 연구 진행 중에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텔로미어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후보 유전자들이 이미 확보되어 있고, 그 기능이 완전히 밝혀지게 되면 이번 MKRN1 유전자처럼 협동 연구 등을 통해 활용 가능성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 이번 연구 성과를 거두신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태호] 이번 연구에서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두 연구실간의 원만한 교류와 의견교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동 연구를 위한 공동 세미나와 토론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이번 연구에 결정적 역할을 해 준 김준현 연구원과 박선미 연구원에게 가장 먼저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정인권 교수님 제자인 김준현 연구원과 제 제자인 박선미 연구원은 부부사이입니다. 이 부부가 끊임없이 주고받은 과학적인 대화가 이번 연구의 성공 열쇠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랜 시간 함께 노력해 준 연구원들에게도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연구 계획이 궁금합니다. [정인권] 먼저 세브란스 병원의 임상 암 연구 팀과 함께 이번에 발견한 MKRN1 유전자의 임상 적용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입니다. 생물학이나 생화학은 크게 보면 기초 의학 연구입니다. 기초 과학 분야에서 작동원리를 찾아 이론과 자료를 제시해 주고, 의학 분야에서 이 이론을 실제적으로 적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수한 인적 자원과 훌륭한 인프라를 갖춘 기초 과학 분야와 의학 분야가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기관은 우리대학교가 유일합니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엄청난 장점이지요. 이러한 장점을 살려 학제간 교류를 통해 앞으로 좋은 연구 성과를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정인권] 세계적인 학술지에 게재될 만큼 뛰어난 연구 성과를 계속해서 거둬내는 것은 세계 어느 대학교에서도 힘든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대학교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여러 팀이 계속해서 저명한 학술지에 연구결과를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놀라운 연구 성과는 좋은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학교측에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수준의 첨단 기반 시설을 갖춘다면 세계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을 우리대학교는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반 시설 투자와 훌륭한 인적 자원의 확보에 더 신경을 써 주신다면 생명과학 분야는 세계에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수월성을 갖으리라 확신합니다.

 

vol.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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