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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이달의 연세역사] 「언더우드 동상 2차 건립」- 1948년 10월 16일 -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10-16

궁벽한 조선 땅에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30여 성상 동안 주야불식 晝夜不息 초심하던 끝에 마침내 연희를 일떠세우고는 창내滄川 고을에 둥지를 트는 것도 보지 못한 채 언더우드 박사는 서거하였다. 이를 못내 아쉬워한 조선인들이 한푼의 정성도 마다 않고 모아서 1928년 4월 28일에 생전에 꿈꾸어 오던 연희동산 한가운데 그의 모습을 세웠다. 그러나 귀축영미鬼畜英米 격멸擊滅에 핏발을 세운 왜정 총독부가 태평양전쟁 개전을 알리는 「도라 도라」 작전을 기념하여 1942년 여름방학을 틈타 동상을 훼파하였던 것이다(「연세소식」 제386호/2004년 4월 16일, 이달의 연세 역사 참조) 그리고 광복이 되었다. 36년간 질곡에도 진력이 나지 않았는지 이번에는 좌우익 싸움으로 나날을 보냈다. 이 와중에서 용케도 연희동문회를 중심으로 빼앗긴 동상을 다시 세우기로 결정하였다. 전 연희전문학교 교수이자 도서관장 겸 박물관장과 학감을 역임한 이묘묵 박사(연희전문 문과 1922년 졸업)가 동문회장 겸 미 군정장관 비서였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동상은 없어졌어도 위당 정인보선생이 지은 동상의 명문만은 다행히 전 관재처장 김치각씨(연희전문 수물과 1926년 졸업)가 몰래 갈무리 해 두었기에 지금까지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동상은 조각가 윤효중씨에 의해 다시 만들어 졌다. 윤효중씨는 지금 남아있는 세 번째 동상도 만든 분이다. 1948년 10월 16일 오후 2시 드디어 두 번째 세운 언더우드동상이 학관(현 언더우드관) 앞뜰에서 거행되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지 꼭 두 달만이었다. 「동상 제막식 순서」에 따르면 사회 백낙준 총장, 헌납사 연희동문회 회장 이묘묵 박사, 축사 이승만 대통령, 김구 선생, 김규식 박사 등으로 되어 있다. 어떤 연고로 건국의 세 영수가 나란히 참석하였는지 모르나 이승만 대통령은 열 살때 천연두에 걸려 광혜원을 찾아가 치료받을 때부터, 그리고 독립협회 운동으로 투옥 당했을 때에 아펜젤러와 함께 언더우드 박사가 각종 서책을 감옥 안으로 차입해서 「옥중문고」를 만들게 하고 청년 이승만은 이 「옥중문고」를 통해 서구의 신지식을 깊게 맛볼 수 있게 되고 나아가서는 기독교로 개종까지 하게 한 인연이 있었다. 후일 청년 이승만은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그 박사학위 논문이 출간되자 가장 먼저 언더우드에게 보냈다. 그때 고마운 마음을 글로 적고 자필 서명하여 보내준 책이 지금도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리고 고아로 자란 김규식 박사는 언더우드 가문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기에 참석한 것이다. 그러하나 김구 주석은 무슨 인연으로 참석한지는 모르겠으나 제막식 축사에서 책상을 치면서 언더우드 동상의 수난이 곧 나라의 고난이 될 것이라한 한마디가 후일 「6·25사변」을 예견한 듯 하였다 한다. 아니나 다를까 동상을 다시 세운지 두 돌이 못되 반만년 역사에 처음 겪어보는 참상이 일어났다. 그 도가니 속에서 차라리 죽은 이는 고통은 없으련만 살아있는 자에게는 배고픔과 공포 속에서 3년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그러한지 또 동상이 쓰러졌다. 「연세대학교 80년사」에 동상은 6월 29일 소위 학생자치위원회에 의해 파괴되었다라고 그 사정을 전해주고 있다. 그 장면을 목도한 어느 졸업생이 전언하기를 망치로 동상을 부순 것이 아니라 개백정처럼 밧줄을 목에 걸고 hang him high"식으로 무너뜨렸다 했다. 아연할 수 밖에 없는 증언이었다. 그리고 김구 주석의 예견에 절로 탄복되는 목격담이었다. 그러나 언더우드가 우리를 사랑한 만큼 연세도 언더우드를 사모한 모양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다시 옛 캠퍼스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기념으로 동상이 있던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지금도 총장이 수여한 졸업증서가 미심쩍은지 졸업을 증명하는 「졸업증명」 사진을 동상 앞에서 찍느라 저자거리를 이루고 있다. 모두들 언더우드를 사모하는 때문이다.

 

vol.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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