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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8월말 정년퇴임한 남광홍 선생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09-01

기도하는 마음으로 34년 대학행정에 헌신

34년간 대학행정에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하며 헌신해온 남광홍 선생이 정년 퇴임했다. 남광홍 선생은 어떤 부서에서 무슨 일이 주어져도 늘 적성에 꼭 맞는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했다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되고, 보람을 느끼면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지난 30여년을 회고했다.
마지막 2년을 몸담은 출판문화원에서도 적극적인 업무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직원들과 함께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리는 등 행정전문가이자 모범적인 기독교인의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었다.
연세 정체성의 재확립과 진정한 연세 정신의 회복을 위하여 연세의 역량을 결집시켜달라는 애정어린 당부를 남기며, 퇴임 후에도 매일 아침 연세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 드리겠다는 남광홍 선생을 만났다.


* 올해 여름 정년퇴임을 맞게 되셨습니다. 퇴임소감은 어떠십니까?
연세대학교는 하나님을 섬기는 이들이 일으켜 세우고 발전시킨 기독교 대학이며, 지난 120년 동안, 수많은 인재를 이 땅에 배출하여 국가사회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게 하고, 어려운 시기에 이 민족과 국가에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한국 최고의 명문사립대학교입니다. 그러한 교육기관에서 한 평생 봉직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 가운데 부족한 사람을 지명하여 연세로 불러 주셔서 귀한 일을 맡겨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 부원장님께 '연세'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저는 연세대학교를 운명처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연세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연세에 몸담고 있는 동안 언제나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명의식을 갖고 맡겨진 일을 감당하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혹여 자랑스러운 연세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은 없었는지 조심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 그동안 어느 부서에서 무슨 일을 주로 담당하셨습니까?
34년 동안 모두 11개 부서에서 순환 근무를 하였는데 총무과를 시작으로 해서 대학원, 교무처, 연구처, 입학관리처, 기획실 등 주로 대학본부에서 일했습니다. 특히 기획실에서는 기획과장으로 6년 가까이, 기획차장으로 2년 남짓 근무하였습니다. 대학본부에서 일하는 기회가 빈번하다보니까 총장님과 실·처장을 지근에서 모시는 경우가 많았으며, 담당업무도 규정개폐, 제도개선, 조직신설, 인력조정, 예산운용, 운영체계개선, 공간계획, 발전계획수립, 대학평가 등 대학교 경영과 직접 관련되는 행정업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오랫동안 여러 행정부서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중요한 업무를 많이 수행하셨습니다. 대학행정사무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교육과 연구와 사회봉사를 통해서 국가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마는, 요즈음 같은 글로벌 무한경쟁사회에서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대학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그만큼 막중하다 하겠습니다. 요즈음에는 상당히 많은 대학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계획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도 연세 21세기 계획에서 2010년까지 세계 100위권 대학으로 발전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대학행정이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은 대학의 사명 또는 발전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학구성원들의 협동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대학에서 사무를 보고 있다고 하면 학적부 정리하고, 시험문제 등사하고, 등록금수납하고, 추우면 불 때주고 하는 식으로 교수들이 강의하고 학생들이 교육받는 것을 옆에서 좀 도와주거나 보조해 주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행정사무는 대학의 의사결정에 유용한 정보를 창출하고 처리하는 적극적 개념으로 발전한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오늘날 대학행정사무의 요체는 대학행정활동 전 과정에 연계되어 있는 사무를 과학적 합리적으로 관리하여 행정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대학의 교육연구 지원체제를 최고 최적수준으로 유지 발전시키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재직 중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이나 힘들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1970년대 말에서 80, 90년대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는 기간은 국내외적으로 변화의 물결이 빠르게 휘몰아치던 격동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유독 대학만은 상아탑에 안주하여 변화를 거부하는 낙후된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송 자 박사님이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학도 경영해야한다는 기치를 높이 내걸고 1992년 8월에 제12대 연세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송 총장님께서는 취임 즉시, 맥킨지회사에 우리대학교의 경영진단을 의뢰하는 한편 연세발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연세 21세기 계획수립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실무를 총괄하는 기획과장으로서 이 프로젝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되었으며, 특히 대학행정발전 부문에서는 직무분석을 통하여 인력을 조정하는 악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연세대학교에는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연구처, 대외협력처, 사회교육원, 입학관리처 같은 행정부서를 신설하고, 대학행정업무도 전례 없이 폭주하여 인력을 50-70명 이상 신규채용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의 특명에 의하여 신규채용은 일체 동결되고 기존 부서에서 인력을 감축 조정하여 새로운 부서에 배치하는 궁여지책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한 각 부서의 원망과 질책은 실로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몇 년이 지난 후 IMF 위기 때 타 대학들에 휘몰아쳤던 엄청난 인력구조 조정의 아픔을 연세대학교에서만은 피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 라고 생각합니다.
그밖에, 대학행정운영체계의 개선, 신설행정부서의 업무전개방향 모델제시, 교육개혁업무 및 새 입학 전형제도의 연구 개발참여, 열악한 출판부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하여 혼신의 힘을 기울였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칩니다. 그리고, 300개가 넘는 연세대학교 규정 가운데 많은 규정을 재정비하고, 교수 연구년 규정, 외부 연구비 관리규정, 채권발행 및 관리에 관한 규정, 명예퇴직에 관한 규정, 내부감사규정, 퇴직금정리에 관한 특례규정 등 수많은 규정안을 새로 입안하여 연세대학교 뿐만 아니라 타 대학에서도 이들 규정을 계수하여 대학행정제도 발전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은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힘들었던 일은, 1996년 여름 한총련 사태 시, 피해대책 실무위원장으로서 한달 가까이 집에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100페이지가 넘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교육부와 경제기획원을 드나들며 관료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느라 기진맥진 노심초사하던 기억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 퇴임 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송 자 박사님께서 총장으로 계시는 한국싸이버대학교(KCU) 사무처장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KCU를 한국 최고의 on-line대학교로 발전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연세대학교와 직원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먼저, 직원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연세대학교는 우리나라의 고등교육기관을 선도하는 대학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일하라는 것입니다. 다른 대학이 연세대학교에서 간 길을 보고 그대로 따라오는 경우가 허다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에서도 연세대학교의 교육정책방향을 받아들여서 시행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세대학교에서는 무슨 정책을 입안해서 시행할 때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그만큼 연세대학교가 한국의 교육에 대해서 감당해야 할 책임이 막중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안일한 사고와 소극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은 연세대학교 직원으로서의 자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랑스러운 연세대학교 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분야에서 한국 최고의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는 야무진 생각 즉, 프로근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려면 자기개발을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해서 실력을 배양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개선하고 실천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위에서 시키는 일만 수동적으로 하는 사람은 진정한 연세의 일꾼이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항상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 섬기는 마음으로 연세를 일으켜 세우시고 발전시킨 선현들의 정신을 받들어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모범을 보였으면 하는 소망이 가득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교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연세는 하나님의 은총으로 세워진 기독대학입니다. 지금은 연세의 정체성 재확립과 진정한 연세정신의 회복을 위하여 연세의 역량을 총 결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연세가 세계속의 명문대학으로 이 땅에 우뚝 서게 되는 출발점이라고 확신합니다.
연세대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vol.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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