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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부인과 함께 '농어서예전'을 가진 심원(心遠)송복 교수를 찾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1997-10-16

  논어의 글귀가 제자들 인생의 좌우명이 되기를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신문사 1층 서울갤러리에서 있었던 논어서예전을 성황리에 마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동료 교수들과 제자들의 도움이 컸어요.

전시회를 열게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전부터 서예를 즐기는 편이었는데, 제가 금년에 예순 살을 맞았거든요. 그래서 제 삶을 한번 돌아보고, 제자들에게 좋은 글을 소개도 할 겸해서 전시회를 열게 됐죠. 전문 서예가가 아니라 그저 생활인으로서 쓴 글이라 훌륭한 글씨를 보여드릴 수는 없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저는 글씨보다 글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늘 대해오던 사서 중에서 논어에 나오는 글귀만 골라 썼어요.

'논어'와 '사회학자', 언뜻 봐서는 두 가지가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요. 논어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지요?

지난 근 40여년을 정치학이다, 언론학이다, 사회학이다 해서 사회과학을 해왔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두 내 몸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연구하는 학문이죠. 옛식으로 말하면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라 위인지학(爲人之學)이랄 수 있어요. 그러니 사회과학을 오래한 사람은 자기 몸 안, 바로 자기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저는 자신을 성찰하여 내 안을 들여다보는 공부, 그리고 내 안의 때를 걸레로 닦아내는 공부를 위해서 논어를 읽었습니다.

교편을 잡고 계신 부인 하경희 선생님과 함게 전시회를 여셨더군요.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요?

월정(月定, 하경희 선생의 아호)은 대학생이었던 1957년부터 지금까지 40년간 글씨를 써왔어요. 제 식대로 글씨를 쓰는 저와 달리 월정은 서예의 교본인 법첩을 놓고 수련했지요. 그래서 우리 둘은 글씨가 서로 다르죠. 그래도 논어를 함께 읽고 서예를 즐기는 데는 마음이 잘 맞아서 이 서예전까지 같이 열게 됐어요.

전시된 작품은 모두 몇 작품인가요?

그동안 써온 137점중에서 110점을 전시했어요. 보통은 60점 정도로 전시회를 연다고 하지만, 되도록 많은 작품을 전시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려고 무리를 좀 했지요.

전시됐던 작품들은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제자들에게 벌써 다 나눠줬어요. 제자들이 각 작품의 글귀를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들이 제 글을 자손 대대로 보관해서 가보로 삼아 집안의 가풍으로 삼는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앞으로 또 전시회를 열 계획이 있으신지요?

이번 전시회를 여느라 육체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다시 이런 일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특별히 하실 말씀이라도...?

논어 서문에 나온 말처럼 논어에는 수지무지(手之舞之) 족지도지(足之蹈之)하는 구절이 참 많습니다. 읽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손은 춤추고 발은 뜀뛰'도록 만드는 좋은 글이 많다는 말이죠. 그런 경지에 이르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입니다. 저는 우리 젊은 학생들 모두 꾸준한 학습을 통해 그런 경지에 이르면 좋겠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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