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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생명과학 강국 이끌 인재 키운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06-01

한국이 낳은 세계최고의 생명과학자 김성호 특임교수

현재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한국인으로 거론되는 과학자 김성호 특임교수. 6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성호 교수는 MIT연구원, 듀크대 교수를 거쳐 78년부터 UC버클리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88년 세포성장의 비밀을 담고 있는 RAS단백질 구조를 밝혀냈으며, 세계 화학계의 이름난 상을 휩쓴 재미 생명과학자다.
하지만 그는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묻는 사람들에게 ‘과학적 상상력이 뛰어난 인재 육성’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노벨상은 연구 인프라가 구축되고 지속적으로 학문이 발전될 토대가 마련되면 자연히 따라오게 되는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인재 육성의 기치아래 모국의 생명과학 발전에 불을 지피고자 우리대학교 생명과학기술연구원 특임교수로 부임한 김성호 박사를 만났다.


- 바쁘신 가운데도 우리대학교 특임교수를 수락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먼저 조국과의 학문적인 연대를 돈독히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김우식 전총장의 제의가 있었고 연세대의 학문 발전에 대한 적극성과 유연성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제가 추구하는 생명과학 문제에 대한 ‘통합적 연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생명과학에 뛰어난 조국의 후학들을 길러내고 싶어서 특임교수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 일반인을 위해 연구분야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면
세포 분자의 구조 파악하는 것이 저의 주된 관심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세포 분자 구조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소통되는가를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죠. 인간 세상도 사회가 잘못되면 개인이 황폐화되듯이 세포도 분자구조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못되거나 변질되면 세포는 죽든지 암세포로 됩니다. 저는 그러한 현상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앞으로의 생명과학은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 전망하십니까
세포내 각각의 분자에 대한 개별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굉장히 많이 밝혀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개별적인 정보가 어떻게 전체적으로 유기적으로 조직화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는 이러한 의문을 밝혀 나가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의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결합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생명과학 문제를 물리, 컴퓨터 공학, 수학, 화학 등 여러 학문분야와 연계하여 전체적인 시각에서 펼쳐 나갈 것입니다. 생명공학은 관련 분야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 화학전공으로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후 생명과학으로 연구분야를 바꾼 이유는
제가 박사학위를 취득할 무렵 물리나 화학 분야에서는 거시적인 문제들은 대부분 해결되었고, 미시적인 문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생명공학은 거시적인 문제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부족한 미개척 분야였습니다. 저의 호기심이 그러한 척박한 학문분야에서 거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픈 꿈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박사학위 이후에 전공을 바꾸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고 위험한 일이지만, 지금은 화학과 생물 두 분야를 확실히 알고 있다는 것이 연구에 더 큰 장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 남달리 과학적인 호기심도 많은데, 어릴 적 꿈도 과학자였나
아닙니다. 저의 어릴 적 꿈은 시인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초반까지도 월북 작가들의 작품을 어렵사리 구해 읽고 토론을 즐기는 등 철학과 문학에 심취해있었습니다. 과학에 대한 매력을 느낀 것은 고3때였으니까 아주 늦은 편이었죠.

- 우리나라의 생명과학 인프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합니까
과거에 비해 매우 좋아 졌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한국에는 잘 훈련된 우수한 인재들이 많이 있고, 생명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연구비 투자도 늘어나고 있어 아주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우수한 인재들이 가진 잠재성을 발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의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생각은
이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즉 젊은 세대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기성세대들과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일 적게 하고 금전적인 여유 속에서 살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모든 생명체가 가지는 욕망이라 어쩌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왜 사느냐’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정답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입니다. 기초과학 분야가 등산하는 것처럼 많은 에너지와 땀을 요구하지만 산의 정상에 서서 상쾌함을 느끼는 것처럼 우주의 진리를 하나 하나씩 탐구해 나갈 때의 행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이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기초과학에 진입하는 젊은이들의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이 우리나라에게는 어쩌면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가 기초과학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면 기초과학분야 국제경쟁력을 보다 쉽게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눈부시게 발전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 각종 매체에서 유력한 노벨상 수상자 꼽곤 합니다.
아직은 너무 빠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노벨상은 과학 기술의 역사적 뿌리가 깊게 내린 나라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면 저는 한국의 1세대 과학자로 꼽힐 정도로 우리의 과학 기술계의 역사는 일천합니다. 수세대의 경험과 연륜이 집적된 외국과의 경쟁은 아직 힘든 상태라고 봅니다. 그리고 노벨상은 확률게임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늘고 시간이 좀더 흘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에 접근하기 위한 첩경은 젊고 능력있는 과학도의 집중적인 육성이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성취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궁극적으로 우주에서 자신의 위치를 알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고, 근본적인 자연적 진리를 깨달아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이해의 틀을 가지고 싶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진리를 이해해 가고 싶은 호기심과 소망은 아직도 간절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아까도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숨이 턱까지 차오르며 사람들이 왜 산에 오르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산의 정상에 올라 자신이 보지 못했던 정상에서 바라본 세상의 모습을 볼 때의 ‘행복감’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성찰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리를 위한 탐구, 그 참 행복감을 우리 젊은이들이 꼭 느껴보기를 바랍니다.

 

 

vol.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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