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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제4회 윤동주 시문학상 시상식 및 기념강좌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05-17

윤동주기념사업회(회장 정창영)는 윤동주 시인의 민족사랑과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제4회 윤동주 시문학상'의 당선작으로 윤수미 양(한국해양대 동아시아학과 3학년)의「점자도서관에서 모래 佛 만나다」를 선정했다.
4월 12일 응모작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국 대학생 176명이 1,590편의 작품을 응모하였으며, 두 차례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당선작과 가작을 선정했다. 가작에는 홍지연 양(대전대 문예창작학 2학년)의「회전목마」와 송섬별 양(부산대 불어불문 1학년)의「파리지옥풀」이 선정되었다. 이번 공모에 대해 심사위원단은 "시의 지나친 산문화 경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밝히며, "많은 응모자들이 시라는 장르에 대한 뚜렷한 의식 없이 긴장이 풀어진 시를 함부로 양산하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총평했다. 당선작에 대해서는 "현실을 활주로로 삼고 거기서 상상력을 이륙시키는 독특한 전개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7일 오후 4시 백주년기념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당선작과 가작에게는 상패와 각 300만원과 15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또한 특별순서인 제4회 윤동주기념강좌에서는 고려대 최동호 교수(국어국문학)와 우리대학교 정현종 교수(국어국문학)가 각각「윤동주와 한국현대시」,「마음의 우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당선작

 점자도서관에서 모래 佛 만나다
                                                    윤수미

반쯤 열린 창으로 휙 부는 바람이
<서유기> 점자책 한권
사막처럼 펼쳐놓고 달아난다.
더듬더듬 눈을 감고 만져보는
책 속에 깊이 박힌 점자들
풀 한포기, 바람 한 조각, 새 소리
눈을 감으면서 더욱 느껴지는
까칠까칠하고 딱딱한 소리들이
지문으로 더듬을 때마다
끝없는 사막 같은 내 안에서
어찔어찔 모래 佛 하나 일어선다.
부끄러움으로 눈을 감은 모습이며 색깔이며
잔뜩 등 웅크린 낙타의 울음 들려온다
길고 긴 사막을 횡단하는
낙타 발자국 따라서,
소나무 향기 가득한 숲길을 지나
외줄 타듯 막막한 점자책 속을 횡단하는
모래알갱이같은 점자들,
길을 만들고 길을 이끌고 가는
눈 먼 점자 하나
멀고 먼 사막 한권 다 넘긴
점자책 속에서 모래 佛 하나 우뚝 일어섰다

 

 

vol. 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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