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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김충선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4-04-16

초대칭 이론으로 입자 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가는 김충선 교수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순수과학의 위기'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도 '과학의 달'이라는 4월이 돌아왔다. 김충선 교수(물리학과)는 우주의 시작의 수수께끼를 푸는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을 지난해 1월 세계 최초로 내놓아, 세계 입자 물리학계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김 교수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수여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4월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우리 물리학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김충선 교수를 만났다.


* 입자물리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이달의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분야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물리학계에서 우주의 생성에 대한 논의는 아인슈타인의‘에너지질량 등가의 원리(E=MC2)'에서부터 하이젠베르크의‘불확정성의 원리', 허블이 주장한‘우주팽창론'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이론은 현대적인 ‘우주 빅뱅론'으로 계속되었죠. 우주 빅뱅론은 우주는 엄청난 에너지 폭발로 많은 혹성들이 생겼고, 지금도 계속해서 팽창되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러나 에너지가 질량으로 변화할 때는 물질과 반물질이 생겨나는데 반물질의 존재에 대해서 의문이 있었습니다. 또한 물리학계에서는 물질과 반물질이 비대칭적으로 생겨난다는 명제에 대한 이론적 논의가 계속되었습니다. 현실 세계는 반물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물질세계라는 점 때문입니다.
이러한 비대칭 전환으로 반물질이 생성과 붕괴를 거듭하면서 점차 소멸된다는 것을 증명해내야 했습니다. 대칭성이 붕괴되는 현상은 73년 일본의 고바야시와 마스카와가 실험을 통해서 처음으로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이 이론을 뒤엎는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 실험결과가 미국 스탠퍼드대 입자가속기실험연구소(SLAC)와 일본의 쓰쿠바시 고에너지연구소(KEK)에서 나왔습니다. 이 실험에서 B입자의 CP 대칭성붕괴가 73년 실험과는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저는 이러한 실험 결과에서 대칭성의 붕괴를 '초차원 이론'을 통해 모순 없이 설명코자 연구했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이론에 따르면, B중간자 물리 분야에서 기존모형으로 설명하기 힘들었던 여러 가지 실험 결과들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기존의 모든 실험들을 상호 충돌 없이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물론 제가 제시한 이론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의 연구원들이 보다 정확히 입증하기 위해 실험과 연구가 계속 중에 있습니다.
 저의 이론은 기존 이론이 설명해온 10의 11승 eV의 에너지를 뛰어넘어 10의 13승 eV까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으로 생각해 보면 10의 마이너스 27승초까지의 환경을 설명해 낼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 창조 바로 직후의 현상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우수한 학생들이 기초과학분야를 기피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물리를 처음 시작할 때는 아주 우수한 인재들이 순수과학으로 많이 몰렸습니다. 그때는 가난했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어떠한 학문을 해보겠다는 지조가 학생들에게 있었습니다. 불과 몇십 년이 지났을 뿐인데 너무도 현실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순수과학을 기피하는 현상은 개인주의와 미국 중심의 극단적 자본주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국가가 융성하고, 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물, 물리, 화학 등 순수과학의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정말 우수한 인재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순수 과학분야에 도전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순수한 열정으로 연구하면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동시에 반드시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개인의 사회적 책임감도 중요하지만, 깊이 있는 연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의 구축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우수 인재로서 학자로서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인간의 역사는 실험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 개가 있어서 다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번 선택하면 돌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책임의식이 절실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책임에 따른 의무를 잘 수행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지도자로써, 학자는 학자로써의 사회적 소명의식을 잘 알아야 합니다. 사회적인 소명의식이 희박해지고, 오로지 '개인적 부'가 최고선으로 여겨지는 사회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럼으로써 또한 '사회적 다양성'이 협소해지는 것도 우려됩니다.


* 성구, 성화 등이 연구실 곳곳에 있는 걸 보니,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가 공부하는 물리학의 시작은 우주가 '어떻게' 창조되었는가에 있습니다. 즉 우주의 창조 이후부터가 학문의 대상인 셈입니다. 이것은 '물리'라는 학문이 가지고 있는 한계입니다. 따라서 제가 연구하는 부분이 직접적으로 창조론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종교적으로 우주가 '왜' 창조되었느냐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우주의 섭리의 근원에 있는 하나님을 찾아가는 구도자적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예수님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 가기 위해서 '기독교 사상'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감명 깊었던 것은 '기도란 무엇인가'라는 구절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자세, 기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도를 어떻게 실천해 나갈 것인가 라는 말씀이었는데, 저 또한 자신을 뒤돌아보고 저의 마음가짐과 실천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 기독교 신앙은 언제쯤부터 갖게 되셨는지요
92년 여름 한국으로 돌아와 너무 생활이 어려워 쓰레기냄새가 가득한 난지도 옆에 있는 십수평 남짓의 아파트에 거주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 마을에 있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좋은 목사님을 만나게되어 기독교에 대해 많은 배움을 받았습니다.


* 순수과학 분야의 연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를 해주시면
 순수과학은 가장 창조적인 분야입니다. 자신의 이론과 실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의학 공학 등 응용과학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고 설명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인재들에게는 순수과학이 맞습니다. 뛰어난 창조적 인재들은 순수과학으로 많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개인에게 적성이 맞으면, 우주와 자연의 현상을 하나씩 알아 가는 것은 학문의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소질과 적성에 많는 후배들이 많이 순수과학 연구를 뒷받침해주었으면 합니다.

* 학교 당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 보다 더 연구에 집중하고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학교의 행정적 업무의 처리와 강의 시간을 보다 줄이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죠. 그리고 연구비 지원도 프로젝트에 맞게 보다 집중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은 평준화보다는 집중화가 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정말 훌륭한 물리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연구해왔던 주제들에 대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나이가 들어서 조금 힘들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따라서 이제는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싶습니다. 이 분야에 재능 있는 많은 후학들이 저의 연구를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vol.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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