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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기타 소식] [이달의연세역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3-11-01

학원 스포츠의 효시 연희전문학교 주최,
「제1회 전조선 중등학교 육상경기대회」

(1923년 11월 3일)



1923년 11월이라면 연희가 종로 기독교 청년회관 곁방살이를 면하고 연희동산으로 온지 이제 겨우 6년, 그러니 본부 건물로 쓰이는 스팀슨관만 다 지었을 뿐 아직 문과 상과 강의관으로 쓸 언더우드관과 수물과 강의관으로 쓸 아펜셀러관이 다 되기 여섯달 전이었다. 그러나 그 경황 중에 용케도 5천여평 대운동장은 마련되었던 모양이었다. 그때로서는 아직 훈련원 자리에 경성운동장이 없을 때이니 그만한 넓이의 운동장을 가진 곳은 애오라지 연희  뿐이었다. 그 연희 운동장에서 1923년 11월 3일 연희전문학교 주최, 동아일보사 후원, 「제1회 전조선 중등학교 육상경기 대회」가 처음 펼쳐졌던 것이다.

  그리고 이날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오후 두시 7분에 출발한 양화진까지 왕복 5마일 마라톤 경주였다. 그리고 그 마라톤 선수가 들어올 때까지 연희 학생의 가장행열에 이어 송도고보 강찬격선수가 1등으로 들어오자 6천여 관중은 완전히 환호의 함성으로 들끓게 되었다. 이만한 그 군중이 연희로 올 수 있는 길은 두 길 뿐이었다. 애오개와 큰고개(대현大峴)는 그저 고개일 뿐 동네도 신작로도 없을 때이니 서대문에서 금화산 남록을 넘어 애기능을 지나 이화전문이 들어서기도 훨씬 전인 그 솔밭 사이를 걸어 오는 길과, 아니면 남대문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오는 길, 두 가지 길뿐이었다. 이렇듯 불편한 교통임에도 대성황을 이루었던 것이다.

  이날 이 육상경기 대회를 시작으로 하여 연희에서 전조선 중등학교 「정구대회」, 「야구대회」, 「농구대회」, 「축구대회」까지 차례로 주최하여 명실공히 전조선 중등학교 체육을 선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연희 체육은 1928년부터 경성의학전문학교와 매년 야구 정기 대항전과 평양 숭실전문학교와도 매년 정구 농구 축구 대항전으로 우리나라 체육 요람기에 중추적 역할을 맡아 왔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연고전」은 해방과 동란을 거친 다음에야 정기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제1회 대회 때만 거리 단위를 「야드」와 「마일」로 하던 것을 제2회 대회 때부터 「미터」 단위로 고치고 개최 일자도 11월에서 9월 말로 앞당겨서 일제말 모든 체육행사가 군사훈련으로 바뀔 때까지 장장 15회이상 가장 오래도록 거행한 체육행사였다.




 「연전 앞뜰에서 육상경기를 보고」
                       - 위당 정인보

  범같이 사나운 채 나비같이 가벼워라
  5십리 헤엄치던 옛날 어른 저럴 것이
  무궁화 봉 트려하니 미쳤던들 어떠리  
 
  내 주먹 쇠 아닌가 자네 팔뚝 전통이외
  온몸에 도는 피가 산천초목 울리을 듯
  큰뜰에 열지어 서니 두려울 것 없어라
  
  자제님 양 보려고 멀리 오신 저 손님네
  무릎 위 스라소니 예 와서는 장사라오
  우승기 이리 돌려라 아들 뉘로 보리라

  뉘 졌건 뉘 이겼건 뛰고나니 동무로다.
  승벽은 어디가고 너나없이 한 웃음을
  이윽고 북소리마저 서로 다시 겨눠라

  제대로 자란 솔이 바다같이 깊었는데
  복판에 열린 마당 시원히도 넓은지고  
  영웅들 뛰던 곳이라 지체 높게 하옵소
       


 

 

「근래 처음 열린 연희전문학교 주최, 본사 후원 전조선 중등학교 연합경기대회는 예정과 같이 어제 오전 9시부터 연희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위풍당당하게 각 학교 선수가 교기를 앞세우고 입장하자 일제히 일어서서 개회식을 거행하여 연희전문학교장 에비슨박사는 ‘아무리 지육과 덕육을 잘 하였어도 체육을 잘하지 못하면 그 사람의 천품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체육이 절대 필요한 것과 조선 중등학교가 한자리에 모여 함께 즐겁게 경기하게 됨을 기뻐한다’는 말로 축사를 베풀어 식을 마치고 웅장한 음악소리가 일어나면서 먼저 50야드 예선경기가 시작되니 각 학교 생도의 박수소리가 우레와 같이 일어났다. …」   - 1923년 11월 4일/동아일보 -

 

vol. 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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