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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기타 소식] 이달의 연세역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3-10-02


연희전문학교 정초식 (기독신보/1921년 11월 2일)


  위치를 경성 서편 한 끝 되는 고양군 연희면에 두고 수백명 청년을 교육하여 내는 연희전문학교는 조선의 오직 하나인 고등교육기관임을 누구나 다 아는 바이라, 이 학교에 현재 사용하는 스팀슨기념관의 정초식을 거행한지 만 2년 5개월만에 이 학교 주요 강의실이 될 원두우(元杜尤) 목사 기념관과 과학 강의실로 사용할 싸이언쓰 강당 정초식을 지난 10월 5일 하오 2시부터 거행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맑은 하늘에는 한 점 구름도 없고 한강으로부터 불어 오는 산산한 가을 바람은 학교를 둘러 싼 푸른 송림(松林) 사이로 불어 왔다. 이날 학교 정문 앞에는 남색 교기가 펄펄 날리고 학교 앞 넓은 마당에는 수백명 내빈을 위하여 의자가 정열되어 있다.
  
  이날 학교에서는 초대한 내빈을 위하여 12시 20분에 남대문역에서 신촌역까지 특별열차를 운행시켰는데 당일에 출석한 내빈으로는 경성에 있는 미국, 불란서, 로서아 각국 영사와 선교사들과 세브란스의학교, 이화학당, 경신학교 외 여러 학교 대표자들과 각 교회 대표자들 합하여 무려 육, 칠백명에 달하였다.
  
  정각이 되매 교장 에비슨 박사가 늠름한 풍채에 쾌활한 기상으로 강단에 나타나 개회를 선언하고 화기있는 노래로 찬송가 제8장을 합창하고 차재명 목사 성경낭독과 양주삼 목사 기도가 있은 후에 교장 축사가 있었는데「본교는 5년 전에 세상을 떠난 고 원두우 목사가 창설한 터로 고인의 유지(遺志)를 따라 이 공사와 사업을 계속 진행중인데 금번 정초식을 거행하는 원두우 기념관은 고 원두우 목사 친형 죤 티 원두우씨가 그 건축비 20만원을 기부하여 전부 석재(石材)로 건축중인데, 목하 본교 교수로 있는 고 원두우 목사의 아들 원한경(元漢慶)씨가 이 초석(礎石)을 놓을 터이요 또 싸이언쓰 강당은 미국 마사츄세스에 있는 북 감리회에서 건축비 10만원을 기부하여 건축 중 인데 북 감리교 감독 웰취씨가 이 초석을 놓은 터이며 마지막으로 이 학교는 외국인이 창립한 바 되었으나 조선인과 합력하지 아니하면 도저히 완전하게 될 수 없을 터인 즉 조선인 측으로 기부를 요구하는 것은 첫째 본교 경상비 부족됨과 둘째는 재학생 중에 빈곤한 학생을 도와 줄 장학금과 셋째는 본교 졸업생이나 교수 중에서 외국에 유학시킬 경비로 모집될 터이온대 본교 장래 설비에 대하여는 교수주택과 기숙사, 운동장, 수영장 및 혼인한 학생이 유숙할 모범촌을 경영중이라고」많은 소망으로 기운있게 말하였다.
  
  다음으로 중앙기독청년회 측으로 백발청년이라는 이상재(李商在)씨는 하얀 조선옷으로 강단 위에 한 이채(異彩)를 나타내면서「과거 3·4십년 간에 수천명 외국인이 조선 땅에 발을 들여 놓고 모두 그 왔던 발자취를 끼치고 갔을 터인대 그 자취를 찾아보면 각각 다를 것이나 고 원두우 박사가 끼치고 간 자취인 이 정초식에 대하여는 원두우 목사 영혼이 오늘날까지 이 학교를 위하여 그 아들 원한경씨와 그 친구되는 교장 에비슨씨에게 뒷일을 맡기고 오늘날도 우리와 함께 참예하샤 부탁과 축복하리라」는 뜻으로 감개하고도 쾌활한 축사가 끝나자 일동은 뇌성과 같은 박수가 있었다. 다음으로 개성 계신 크램 박사가 유창한 조선말로 이 정초식은 실로 가정의 기초요 사회, 국가, 교회의 기초가 된다는 축사가 있었고 학생 일동은 교가를 합창한 후에 교장께서 금년에 새로 박사 학위를 얻고 나온 본교 교수 벡커 박사를 소개하고 두 강당 정초식을 거행한 후 폐회하였다.
  
  해는 저물어서 서산으로 넘어 가려하고 안개는 멀리 솔숲 속에 휘몰 때에 내빈들은 울창한 푸른 언덕길로 긴 행열을 지어 신촌역까지 걸어가서 4시 반 열차로 돌아갔고 본일 정초식은 뜻있게 마쳤다.

                                          - 연희전문학교에서 최상현 -

 ▶ 최상현은 1919년 연희전문학교 문과 1회 졸업생으로 당시「기독신보」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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