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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2002학년도 후기 졸업생에게 주는 글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3-09-02

"연세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책무감을 가지고 훌륭한 일꾼이며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오늘 우리는 연세에서의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자랑스런 연세인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주인공들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젊은 날의 불같은 열정과 귀한 땀과 노력으로 빛나는 학위를 받고 졸업하시는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 뜻 깊은 졸업이 있기까지 모든 정성을 다해 가르쳐주신 선생님들과 사랑으로 보살펴 주신 졸업생 가족 여러분께 감사와 축하를 함께 드립니다. 또한 이 졸업을 축하하고 격려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학기마다 늘 되풀이하는 학위수여식 행사이지만, 그 감동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졸업생 여러분 개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삶의 귀중한 한 매듭의 완성을 확인하고 동시에 새로운 도약을 기약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학교의 입장에서 본다면, 진리와 자유의 정신으로 다져진, 미래 이 나라의 지도자로서의 젊은 연세인들의 배출을 기뻐하면서 연세의 자랑스럽고도 도도한 역사를 재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한국의 근·현대 역사의 흐름에서 연세의 역할과 위상은 참으로 지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연세의 교정에서 함께 어울리며 연세의 정신을 익히고 학업을 닦아온 연세인들이 사회의 각계에 진출해서 훌륭한 일꾼으로서,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한국의 건강한 역사 발전을 이끌어 낸, 참으로 자랑스런 선배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크나큰 기쁨이요, 보람인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지혜와 덕을 갖춘 지도자로 거듭나서, 자랑스런 선배로서 여러분들의 후배들에게 기쁨과 긍지를 갖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지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최근 '상생(相生)’이니 ‘공동체’니 하는 말이 흔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사회가 결코 ‘상생적’이거나 ‘공동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각종 집단이기주의로 인한 갈등과 분열의 양상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정치와 경제, 사회 현실의 구석구석에는 절망을 부채질하는 이기적 행태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죽음의 행진은 이제 낯설지 않은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라 밖에서 벌어지는 각종 전쟁과 경제 상황은 우리를 더욱 불안으로 몰고 갑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친화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어그러지는 현실이 이 시대의 한 단면입니다.
  
  혹자는 이를 문명사적 위기와 연관시키기도 합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경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시급히 지금의 갈등과 분열의 문명을 상생과 조화의 문명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국가, 국가와 국가, 인간과 자연이 서로 어우러져 활기찬 생명의 대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문명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부여된 참으로 막중한 임무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그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까?

 자랑스런 졸업생 여러분!
 저는 오늘 졸업하는 연세인들이야말로 이 막중한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 땅에서 바로 연세, 그리고 연세인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평화의 사회를 가꾸어내는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과거 우리 선배들이 정치, 경제, 문화적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난국을 타개해 가는 지도자적 역할을 슬기롭게 해주었던 것처럼, 여러분도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안내하는 선구자요, 지도자가 되어 주기를 당부합니다. 문명을 이끄는 선구자가 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반드시 거창하고 어려운 일을 벌여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일상의 작은 관심과 관찰과 실천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사소한 나의 언행을 성찰하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따스한 웃음을 주며, 나아가 이웃과 사회 구석구석의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으며, 남을 도우며 봉사하는 따뜻한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 마음은 바로 연세의 진리·자유의 정신 외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 마음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지도자적 품성은 갖추어지게 될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
  요즈음 ‘대학졸업은 곧 실업’이라는 자조적 인식이 통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리 졸업생 중에도 취업의 문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경제적 난관은 우리 모두가 인내하며 극복해 가야할 숙제입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에 일간지로부터 매우 기분 좋은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나라 100대 상장기업들이 한국의 모든 대학 중에서 우리 연세대 출신 인력을 가장 선호한다는 설문결과가 그것입니다. 연세대 졸업생들이 업무상의 능력 면에서는 물론이고 인간적인 면에서도 크게 인정을 받은 성과라고 보여 집니다. 저는 앞으로 연세인들이 기업은 물론이고 관계, 학계, 문화계 등의 모든 방면에서 가장 필요하고 선택받는 인력으로 인식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는 전적으로 졸업생 여러분 각자가 사랑과 헌신의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연세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향기로운 인격을 도야하며 쉼 없이 실력을 쌓아 가는데 달려 있습니다. 연세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잊지 않으면서 선배들이 쌓아놓은 명성의 탑 위에 여러분의 돌 하나씩을 더 얹어 놓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졸업생 여러분의 분투를 기대하면서, 우리학교 교육목표인 바람직한 연세인상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었으면 합니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필요한 ‘창조적 전문인으로서의 연세인’이 되십시오. 여러분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발휘한다는 각오로 정진해 주십시오. 온고지신하면서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꾀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삶은 곧 창조입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발상 하나 하나가 창조의 원천입니다. 여러분의 생각 하나 하나를 소중하게 살피고 다듬으면서, 크고 작은 창조적 발상을 지속해가기를 바랍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최고의 전문성은 획득될 것입니다.

  둘째, 묵묵히 어려운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해내는 ‘봉사적 지도자로서의 연세인’이 되십시오. 저는 여러분들이 단순한 생존경쟁의 승리자가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득만 생각하는 냉혹한 지식인이 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사랑과 그리고 희생적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면 그는 진정한 연세인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연세인은 냉철한 지성과 강한 의지 그리고 용기를 갖춘 사람인 동시에 부드럽고 따스한 덕성을 갖춘 지도자여야 합니다. 자신의 소중한 것을 나누어줄 줄 알고 앞서서 이끌면서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우리 연세인들은 그리스도의 정신을 이은 대학의 졸업생답게 ‘봉사’를 삶의 한 축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어려움을 피하며 쉬운 일만 찾는 것은 연세인의 자세가 아닙니다. 상생의 문명을 가꾸어내기 위해, 한국과 세계는 창조적 지성뿐 아니라 봉사의 마음을 갖춘 헌신적인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셋째, 세계화의 시대에 ‘열린 마음의 세계인으로서의 적극적인 연세인’이 되십시오. 연세인의 삶의 무대는 결코 한국만이 아닙니다. 한국은 이미 세계를 향해 있고 세계는 한국 속에 들어와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인으로 살아야 하는 시대를 이미 맞았습니다. 세계와 더불어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합니다. 지금 세계에는 전쟁과 테러가 횡횡하고 있습니다. 갈등과 분열의 기운이 뒤덮고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형태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의 소중한 삶이 보장되고 평화와 조화의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서로 마음을 열고, 오해와 갈등과 불신의 씨앗을 걷어내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세계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살만한 세상을 가꾸어 가는 일, 그 사명이 연세인의 어깨 위에 놓여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연세대학교는 현재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의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착실하게 준비해가고 있습니다. 우리 연세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의 무대에서 우뚝 서고자 합니다. 단지 국내 대학간의 경쟁차원을 넘어서 세계대학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앞서 나갈 것을 다짐합니다. 조만간 이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이 증명될 것입니다. 우리 연세는 엄격한 원칙과 올바른 길만을 주장하면서 모든 경쟁에서 ‘아름다운 승리자’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자 합니다. 연세는 연세만을 위함이 아니라 남과 더불어 나누는 융성을 지향할 것입니다. 진리와 자유, 사랑의 연세 교육이념은 우리에게 건강한 공동체 창조의 자랑스런 주역이 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 대부분은 오늘을 기점으로 정든 교정을 떠날 것입니다. 그러나 연세인으로서의 본격적인 삶은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새롭게 다짐해 주시길 바랍니다. 연세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그리고 책무감을 간직하면서 여러분의 삶터에서 훌륭한 일꾼이며 지도자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연세대학교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이 필요할 때면 연세대학교는 언제라도 옆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연세대학교는 여러분의 영원한 고향이며, 쉼터이며, 배움의 장으로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한시라도 이 모교 연세를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오늘 명예박사학위를 받으시는 강영우 박사님과 명예졸업장을 받으시는 남궁석 의원님께 뜻 깊은 축하를 드리며, 다시 한번 졸업생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이 자리를 더욱 빛내 주시는 졸업생 가족,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 위에,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진 저희 연세대학교 위에 주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이 늘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8월 29일
연세대학교 총장 김우식

 

vol.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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