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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올해를 빛낼 우수 여성과학자 유경화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3-03-03

우리나라 과학자 중 여성은 약 10%(2001년 1만6,385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년에 비해 26%가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과학자가 있다. 유경화 교수(물리학전공)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추천을 받아 한국일보에서 선정한 '올해를 빛낼 우수 여성과학자'로 선정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여성과학자이다. 나노소자 연구 중 단(單)전자 소자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경화 교수를 만났다.

* 연구하시는 분야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2001년 연세대로 옮기기 7여년 전부터 나노소자 분야 중에서 단(單)전자 소자 분야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해왔습니다. 그 결과 199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단전자 소자를 만들어 77k의 온도에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기존의 반도체 소자에서는 전자들이 한 번에 10만여개씩 움직이는 데 반해 단전자 소자에서는 10개미만 또는 개개 전자의 움직임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수돗물로 비유하자면, 기존의 반도체 소자에서는 수도꼭지를 크게 열어 물이 흐르는 것이고, 단전자 소자에서는 수도꼭지를 아주 작게 열어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아직은 가능성 타진의 단계이지만, 유기 및 생체분자를 이용해서 분자 소자를 만드는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DNA 반도체를 만들어 세계 최초로 실험을 성공했습니다. 2001년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낸 논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DNA의 반도체적 성질을 명료하게 측정한 실험결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의 실리콘 반도체 소자가 한계에 다다르면 차세대 물질로 분자소자가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때를 대비해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학부강의를 듣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DNA 같은 유기 및 생체분자 연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생체분자의 물리적 특성 연구에 관심이 많아 좀 더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부수업을 청강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학기에는 김두식 교수님의 '생화학' 수업을 청강했는데, 부득이하게 결강을 많이 하게 되어서 이번 학기에도 재수강할 계획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기가 불편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적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의대를 선호한다는 최근의 신문기사를 보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이공계의 역사가 너무 짧습니다. 어떤 학문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3세대 정도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젊은 학생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있어 1세대에서 학문의 맥이 끊어질까 우려됩니다.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을 국내에서 육성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 여건과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여성' 과학자로 주목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까지는 남성 위주의 사회에 여성이 진입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공계 활성화 방안으로 하나로 여성인력의 활용이 제시되어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있고, 여성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직종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제 과거 어느 때보다 쉽게 여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이과계열에서 보더라도 진입이 힘겨운 반면 일단 진입하고 나면 연구를 해나가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그만큼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과학자를 꿈꾸는 여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하고자 한다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합니다. 여건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는데 있어 육아 등의 문제는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우수한 여성들이 육아 등의 문제로 좌절하는 경우를 종종 접할 때가 있어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도 아내이며 어머니이기에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 번도 제 연구를 그만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제 경우에 있어서는 오랫동안 주말부부 생활을 감수해준 남편의 외조도 큰 힘이 됐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본인의 노력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구를 해나가는데 있어 성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학교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첫 번째는 최고의 사립대학이라는 명성에 비해 생각보다 인프라가 많이 갖춰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학교당국의 의지가 있으니 앞으로의 발전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두 번째는 행정적 절차의 문제입니다. 실험실에 수도시설 하나 만드는 것에도 꽤 많은 행정절차가 필요하더군요. 물론 모두 필요한 절차라고는 하지만 좀더 빠르고 간단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학력
1982년 연세대 물리학과 이학사
1984년 일리노이즈대 Urbana-Champaign 이학석사
1985년 일리노이즈대 Urbana-Champaign 이학박사

* 경력
1999년 3월 - 2001년 2월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1987년 10월 - 2001년 8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2001년 9월 - 현재 연세대 물리학과 부교수

 

vol. 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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