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민으로 태어나 실크로드의 개척자 되다

지배선 교수(역사문화학전공)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고구려 유민 고선지 장군의 일대기 「유럽문명의 아버지 고선지 평전」(청아출판사)을 펴냈다. 군인이 된 고구려 유민 고선지는 각종 전투에서 기량을 발휘했고, 1만 기병을 이끌고 세계의 지붕 파미르고원을 횡단해 토번 정벌을 성공했다. 이 같은 고선지의 활약으로 서방 72개국이 당에 충성을 맹세하게되는 큰 성과를 거뒀고, 당은 서역에 대한 확고한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었다. 또한 고선지 장군이 나선 중국이 서방의 최초 전투인 탈라스전투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종이 만드는 기술이 서방세계로 전파되었다. 이때 포로로 잡혀간 고선지의 부하 가운데 제지, 화약, 나침반 기술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지술은 서양의 지식산업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유럽을 신문명사회로 이끄는 역동적 에너지를 제공했다. 영국의 고고학자 오렐 스타인이 한니발, 나폴레옹과 견줄 인물로 평가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크리스토퍼 교수가 실크로드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고선지를 꼽는 등 최근 서양에서 고선지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구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발간은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