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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2001학년도 우수연구업적교수에 선정된 박홍이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2-05-01

  사람들의 다양성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만드는 길입니다

2001학년도 우수연구업적교수로 선정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소감이라면?

영광스럽고 감사합니다. 능력도 없는 사람이 많은 분들의 도움덕분에 상을 받게 돼서 고맙고, 또 이번 일로 제가 사랑하는 연세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더욱 좋고요.

SCI논문게재가 30편 이상을 기록해 화제입니다. 어떤 분야에 관한 논문인지요?

국제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은 주로 반도체와 횡강체에 관련된 논문입니다. 요사이 평면TV나 벽걸이 TV에 내장되어 있는 횡강체는 RGB 칼라TV와 깊은 관계가 있는 것인데, 평면 벽걸이 TV의 상용화를 위해서 그 개발이 시급하죠. 지금의 횡강체는 수명도 짧고 전기도 많이 들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전광판에도 응용할 수 있죠. 또한 레이저 등에 응용이 가능한 양자점 연구 즉, 반도체에서 입자가 3차원으로 구속되는 경우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연구활동에도 시간이 부족하실 것 같은데, 봉사활동이나 검도 같은 취미활동에도 시간을 많이 투자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저는 성경에 있듯이 '작은 일에 충실할 수 있는 종'을 평생의 신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잠자는 시간을 좀 줄이더라도 검우회에서 운동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그만큼 또 열심히 연구도 해나가고 있습니다. '나눔 동네 사람들'로 알려진 봉사모임에는 현재 연세대 교수와 직원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매달 장애인 시설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사랑의 성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난 1990년 초 동료 교수를 통해 강화도에서 언어장애인 선교를 하던 일본인 나가사와 구미코씨를 알게 돼 매달 20만원씩 지원하게 된 것이 후원 활동의 시작이었어요. 이 때부터 동료 교수들을 설득해 회원들을 늘려나갔고 비정기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만원에서 시작한 후원 활동은 매년 회원이 늘어나면서 지금은 한 달에 3백만 원의 돈을 모아 시각장애인 단체인 소리상조회, 결핵환자재활단체인 베데스타교회 등 장애인·불우이웃 시설과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10만원 내지 50만원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검우회 활동은 일주일에 세 번씩 점심시간에 하고 있는데, 운동을 하면 정신이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학생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운동만큼 학점관리에도 신경 쓰도록 항상 얘기하죠.

이번에 「깽패」라는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1999년부터 한 달에 한번, 물리학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물리학 홍보 저널 「물리학과 첨단기술」에 「깽패」라는 4칸 짜리 만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연재물이 쌓여 「깽패, 물리학자 박홍이의 카툰 아포리즘」(창작시대)이라는 만화 에세이가 나오게 됐어요. 사실 이것은 수업시간에 내가 그린 만화를 들고 5분 동안 보여주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이것을 모은 것입니다. 만화를 보고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거나 이렇게 살자는 제안을 하는데요, 잠깐이지만 학생들과의 대화가 훨씬 쉬워지고 수업도 아주 부드럽게 진행되고 해서 좋습니다.
책에 대해 말하자면, 형식적인 구분이지만 <30원 가지고 가는 인생> <몸 속 깊숙이 심는 씨앗> <징검다리를 건너>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은 제 인생관을 대변합니다. 30원 가지고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그 삶의 태도는 마땅히 어떠해야 하며, 나누는 삶의 씨앗을 몸 속 깊숙이 심어준 아버지의 삶에서 이웃에 대한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 것인지를 깨닫고, 온갖 허상에 휘둘리고 욕망에 눈먼 사람과 사람사이의 강을 어떻게 건널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죠.

철학적인 책을 내게 되신 계기랄까 그런 것이 있다면?

물리학을 하려면 오히려 더욱 어린애처럼 되야 하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물리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리학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질서를 밝히는 것이라면 철학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제 만화의 주제입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삶과 인간에 대한 성찰은 물리학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기본자세입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이 세상은 공부 잘하는 사람만이 끌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저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필요하듯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화라는 형식이 흥미롭습니다.

전 만화를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도구로 이용할 따름입니다. 수업시간에는 내가 그린 만화를 들고 5분 동안 보여주면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하거나 이렇게 살자는 제안을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거죠. 또 만화라는 형식은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 빠른 것을 좋아하는 요새사람에게도 적당하다고 생각했죠.

앞으로도 책을 내실 건지, 또는 다른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이제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학교청소를 한다든지 몸으로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왜냐면 제가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들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것들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생각하고 있거든요. 아버님의 말씀처럼 할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남에게 나눠주고 싶고, 또 아침 참선 때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겸손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예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제가 처음에 냈던 책인 「My Way」(제일출판사)를 다시 만화형식으로 그려 낼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출생 : 1944년 10월 경남 밀양
  • 학력 : 1975년 미국 인디애나공과대 물리학 학사 / 77년 미국 데이턴대 물리학 석사 / 80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고체물리학 박사
  • 주요경력 : 80∼81년 미국 C.U.N.Y대(브루클린) 연구원 / 81∼86년 부산대 교수 /
  • 주요저서 : 「고체물리학」(청문각, 1993년)

 

vol.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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