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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이승만 대통령 연구에 헌신해 온 유영익 국제학대학원 석좌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11-16

  방대한 우남 사료를 정리함으로써 정확한 한국현대사 연구의 초석 마련할 터

송암관 전경이 꽤 아름다워 보입니다. 현대한국학연구소가 여기에 들어선 사연이 궁금합니다.

이 집은 원래 개인저택으로 지어진 것인데, 1996년에 그 소유주인 최송옥 여사와 최병설 회장 남매가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기념하는 사업에 사용해달라며 우리대학교에 기증했습니다. 인왕산 중턱에 자리를 잡은 이 저택의 대지는 2천3백 평에 이르고 건평은 1백5십 평 정도입니다. 본채인 '송암관' 건물 자체도 훌륭하지만, 뜰 안에 고풍스럽게 남아 있는 「대원군 다실」(사진)과 그 주변의 조경이 운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기증한 분의 뜻을 따라 이승만 대통령 기념실을 그 안에 두었고, 97년에 설립된 국제학대학원 부설 현대한국학연구소 시설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대한국학연구소 설립과 이승만 대통령 연구는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겠군요?

현대한국학연구소는 한국학 가운데서도 특히 한국현대사에 대한 자료를 수집·정리·출판하고, 이에 입각해 '한국인의 시각'에서 합리적이고 주체적인 역사서술 및 이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설립목적이 송암관을 기증한 분들의 뜻과 맞아떨어져 이곳에서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됐죠. 연구소 설립 당시에 마침 이승만 대통령의 아들인 리인수 박사로부터 이승만 대통령을 연구할 수 있는 방대한 우남 사료를 얻게 된 것도 큰 계기가 됐습니다. 이러한 움직임과 더불어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통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연구소 운영을 위한 50억 원의 기금을 출연한 것이 연구소 설립의 기초가 됐습니다. 저는 이러한 여러 분들의 도움 위에서 4년 동안 초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소장으로서 이승만 대통령 사료 연구와 정리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우남 사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쓴 문서들만 해도 참으로 방대합니다. 문서 원본이 15만장을 넘습니다. 사진도 2만 장에 가깝죠. 이승만 대통령이 소장했던 책과 팜플렛들도 많은데 이것들 모두 학문적으로 상당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한국학연구소는 이와 같은 자료 가운데 우선 한문이나 한글로 쓰여진 문서를 정리해 1998년에 18권에 이르는 「우남이승만문서 : 동문편(東文篇)」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이전에 영문으로 남긴 전보문 2천여 매를 묶어 지난해 「우남이승만문서 : 전문편(電文篇)」(4권)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이전에 남긴 영문문서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 작업을 마치는대로 「우남이승만문서 : 서문편」(가제)을 출판할 계획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랫동안 이승만 대통령 연구에 몰두하면서 큰 업적을 내오셨습니다. 이승만 대통령 연구가 갖는 학문적 의미는 무엇입니까?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외국학자들의 몫이었습니다. 그 정도가 심해서 미국이나 일본의 학자들이 내놓은 한국현대사 책들이 우리나라 학자들의 저술보다 더 높은 권위와 인기를 얻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이런 현실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자기 나라의 역사 연구를 남의 나라 사람들에게 맡겨 놓는 것도 큰 문제지만, 무엇보다 외국인들이 한국현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돼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어떤 외국 역사학자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훼손하는 이론을 내놓기도 하는데, 이것이 오히려 독자들의 환심을 삼으로써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역사관을 혼란케 합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그 시대에 관한 역사적 평가에도 그런 왜곡이 드러나곤 합니다.
제가 이승만 대통령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4년 초, 이화장에 있던 이승만 대통령 사료들을 접하면서부터입니다. 저는 우남 사료를 면밀히 살피고 정리하면서 그동안 학자들이 한국현대사를 얼마나 심하게 왜곡시켜왔는지 절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료를 바탕으로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올바른 역사관을 승립할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방대한 이승만 대통령 자료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런 작업은 결국 한국인이 한국현대사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든든한 초석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장차 계획은 어떻습니까?

송암관을 기증한 분들의 뜻을 따르기 위해선 장차 적당한 기회에 현재의 송암관을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우선은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따라 「우남관」으로 개칭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입니다. 물론 기념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돼야할 조건이 있습니다. 사료들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정리하는 것이 그 하나고, 아직 편집하지 못한 이승만 대통령의 일기 같은 문서들의 출판작업을 마쳐놓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보다 체계적인 연구진을 구성하고 그 연구 인력이 송암관에 상주할 수 있도록 시설을 정비하는 것도 급선무입니다.



유영익
  • 출생 1936년 경남 진주
  • 학력 60년 서울대 정치학과 학사 / 62∼72년 미국 하버드대 역사 및 동양언어 석·박사
  • 경력 70∼79년 미국 휴스턴대 사학과 교수 / 79∼85년 고려대 교수 / 86∼96년 한림대 교수·부총장·대학원장 / 91∼92년 역사학회 회장 / 현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석좌교수 / 97∼2001년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장
  • 저서 「동학농민봉기와 갑오경장」(일조각) 「한국근현대사론」(일조각) 「이승만의 삶과 꿈」(중앙일보사) 「이승만 연구-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국」(연세대학교출판부) 등 다수
  • 상훈 제3회 효령상, 제31회 한국일보사 출판문화상, 제13회 성곡학술문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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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l.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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