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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전통문화 되살리는 무악서당의 허경진 좌장을 찾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11-01

  한시 읽고 시조 읊고 녹차 마시며 우리 문화의 품격 느낄 수 있는 공간 될 것

무악서당이라는 이름이 좀 생소한데요, 여기서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나요?

주로 한문과 한문으로 된 문학작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씩 돌아가며 전문가가 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 한시」「한국 한시」「중국 산문」 수업을 하고 있죠. 학생들은 대개 열 명 안팎인데 문과대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에 속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원래 국어국문학전공 학생들도 한문 공부는 보통 대학원에 진학한 뒤에 시작하곤 했는데 무악서당이 생긴 이후로는 학부 과정 중에 일찌감치 한문 작품을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인문학적 교양을 풍부히 쌓고, 한문과 관련한 전공을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학 안에 서당을 두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연세대는 워낙 미국 선교사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대학이고 서구적인 학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연세는 훌륭한 한글학자를 여러 분 배출해 한글전용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고 또한 한국학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분들이 많아서 연세를 국학 연구의 요람으로 성장시켜온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제화 세계화 경향에 밀려 정작 우리의 전통문화를 잃어 가는 듯한 상황에 처했는데, 무악서당 같은 곳을 세움으로써 연세의 국학연구 학풍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품격 높은 우리 문화를 되살리는데 큰 몫을 할 것입니다.

시와 한문을 공부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모임을 마련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다만 한문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으로는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재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무악서당에는 단과대학의 구분 없이 여러 교수님들이 모여 「주역」 강독회와 「주자」 강독회를 꾸리고 있으며, 「다도회」라는 모임이 운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다채로운 주제로 전통문화를 음미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내년부터는 전통적인 서당교육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재래식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훈장을 모시고 전통의 예법과 교수법을 살펴볼 것입니다. 그리고 빠르게는 다음달 중으로 전통음악 장르 가운데 대표적인 '시조' 창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한시 번역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 줄 알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시」라는 이름으로 평민사를 통해 40권의 한시 번역서를 냈고, 산문 역시 여러 권 번역해 내놓았습니다. 20년이 넘도록 줄곧 번역작업에 매달렸던 까닭은 우리 젊은이들이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에서 한문 문학 명작들의 제목만 외우게 되는 현실을 타개해 보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깊고 풍요로운 한문 문학의 세계를 보다 쉽게 접함으로써 인생의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입니다. 한문학 전공자들의 연구 수준이 아무리 높은 경지에 이르더라고 실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독자층이 없다면 한문학 연구의 존재 의의도 그만큼 희박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있었죠.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훌륭한 한문 작품들을 독자들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허경진
  • 출생 1952년 전라남도 목포
  • 학력 74년 연세대 국문과 졸업 / 84년 연세대 국문과 박사 학위 취득
  • 경력 목원대 국어교육과 교수 / 현재 연세대 국어국문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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