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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동정] 정현종 교수, 제1회 미당 문학상 수상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10-04

  시 '견딜 수 없네' 선정, 상금 3천만 원 받아

정현종 교수(국어국문학전공)의 시「견딜 수 없네」가 제1회 미당 문학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중앙일보사가 21세기를 맞이해 새로 제정한 미당 문학상은 1년 동안 창작·발표된 모든 시중에서 선정되며 수상자는 3천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정현종 교수는 "우리 현대시에서 미당의 시는 유례 없을 정도로 뛰어나고, 뮤즈가 있다면 바로 미당 아니겠습니까. 정치적 실수에 대해서는 참 어처구니없고, 비판받을 만하지만 그렇다고 미당의 시를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요새 죽이는 말들이 넘치는데 창조와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부정과 함께 긍정적인 정신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며 "내 최근의 시가 칭찬 받은 것이니 좋고, 시 한편의 값을 이만큼 높인 것도 유쾌한 일"이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정현종 교수는 시 자체가 무겁다면, 삶의 무거움을 견딜 수도, 풀어줄 수도 없어서 시인은 무거운 것을 가볍게 실을 수 있는 부하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시에서 늘 가벼움을 이야기해왔다. 부하능력이 충전된 상태에서 정신과 감각을 민감하게, 한껏 열어놓아 그 에너지가 정점에 이른 순간 세계가 익어터지듯 시가 터져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정현종 교수는 초기에 위트와 지적 풍자로 산업사회의 소외된 삶을 묘사했으나 80년대에 들어 차츰 인생론적 진실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조화롭게 사는 삶의 이상을 추구하며, 꿈과 사물이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인식을 시적 탐구를 통해 보여주었다. 정현종 교수는 1965년「현대문학」지에 시 「和音과 여름과 겨울의 노래」등을 추천 받으며 데뷔한 이래 기존 시의 관념과 틀을 거부하면서 직관의 날카로움과 자유로운 상상력 운동 및 신선한 언어감각으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오고 있다. 사물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지속함으로써 현대시에 부족한 한 요소인 형이상학적 깊이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사물과 인간존재의 근원적 구조이자 양식으로서의 자유의 문제는 평등과 평화, 그리고 생명사상으로 확대되고 심화됨으로써 현대시의 철학적 층위형성에 기여했다.

정현종 교수의 시는 끊임없이 사물과 인간의 현상과 본질을 꿰뚫어보려는 노력을 통해서 자유에의 길, 생명에 대한 사랑의 노력을 보여주며, 고통의 축제로서 삶의 한가운데 서서, 물질의 무게, 운명의 질곡의 덜어내려 끈질기게 노력함으로써 정신의 가벼움을 획득해 가는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고뇌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빛 - 꽃망울

당신을 통과하여
나는 참되다, 내 사랑.
당신을 통과하면
모든게 살아나고
춤추고
환하게
웃는다.
터질듯한 빛 - -
당신, 더 없는 광원(光源)이
빛을 증식한다!
(다시 말하여)
모든 공간은 꽃핀다!

당신을 통해서
모든게 새로 태어난다, 내 사랑.
새롭지 않은게 있느냐
여명의 자궁이여.
그 빛 속에서는
공도 심장도 모두 꽃망울
팽창하는 우주이니
당신을 통과하여
나는 참되다, 내 사랑.
 
정현종 교수 약력

  • 1939년 서울 출생
  • 65년 「현대문학」통해 등단
  • 77년 서울예대 교수
  • 82년 연세대 교수 부임
  • 시집 「고통의 축제」「사물의 꿈」「나는 별아저씨」「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한 꽃송이」「세상의 나무들」「갈증이며 샘물인」등
  •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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