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민성길 통일연구원장을 찾아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04-02

  통일연구원 연구 수행의 효율성 높이는 데 주력

근황은 어떠십니까?

좀 바쁩니다.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고, 교수로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주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밖에 여러 분야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전공인 정신분열증과 화병 연구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정신의학적 입장에서 이해해 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통일연구원에 몸을 담고서 남북한 주민들의 이질적인 심리상태를 파악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 역시 우리 사회의 문화현상을 의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지난해 통일연구원장에 부임하셨죠? 의과대학 교수로서 별 어려움은 없으세요?

처음엔 저도 좀 낯설긴 했습니다. 그러나 원장에 부임하기 전부터 통일연구원 의료부문에 속해서 연구활동을 벌여왔고, 김우식 총장님께서 남북한 의학 및 의료 부문 교류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저에게 그 자리를 권하시기에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원장을 지내셨던 이영선 기획실장님과 문정인 국제학대학원장님 등 여러 선생님께서 열성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어렵진 않아요.

원장에 부임한 이후 통일연구원 운영에 어떤 변화를 주셨나요?

통일연구원의 체계는 이미 합리적으로 틀이 잡혀 있다 여기고 조직의 변화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연구원들간의 모임을 더욱 활성화시켜서 실질적인 연구 수행의 효율을 높이고 내실을 기하고자 했죠. 현재 통일연구원에는 7개의 연구부와 2개의 경제팀이 구성돼 있고, 자체 연구교수 3명과 연구원 1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연구프로젝트가 항상 돌아가고 있고, 그중 가장 큰 것은 학술진흥재단 연구과제인 「남북한 갈등구조와 해소 방안」으로서 지금까지 3년 동안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남북한 주민 서로간의 이해 넓혀야 통일 이후 발생할 갈등 줄일 수 있어

탈북자의 심리에 관한 선생님의 연구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수년간 탈북자 및 탈북자와 접촉한 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면담을 통한 연구조사결과를 꾸준히 내왔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들이 남한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의 정신병리학적 원인에 대해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노력했고, 탈북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수고한 경찰 2백여 명과 비정부기구 봉사자들과 직접 만나왔습니다. 이들에 대한 연구결과는 통일 이후 남북한 주민이 겪게 될 갈등을 예견하고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여러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래의 통일세대가 될 지금의 대학생을 비롯한 청소년기의 젊은 층에서는 통일이나 남북한 주민의 의식 차이 등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죠.

통일이 된다면 남북한 주민간의 어떤 갈등이 생길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북한 주민은 남한에 비해 체제에 대해 무척 순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일에 대해서도 우리와 비교하면 상당히 진지하고요. 아마 오랫동안 유지돼온 국가중심체제의 결과가 아닐까 싶은데, 이 때문에 탈북자들은 대개 자신의 교육이나 생계 문제를 국가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남한 사회의 분위기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아마 우리가 별 준비를 하지 않은 채 통일을 맞게 된다면 남북한 주민은 경제력의 차이를 비롯한 실생활에서의 갈등 때문에 통일에 대해 오히려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정치적 의미의 통일은 신속하게 이뤄냈지만 동서독 주민의 화합을 이끄는 온전한 의미의 통일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독일에 비해 더 길고, 더 완벽하게 분단돼 있던 우리나라의 경우엔 그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할 텐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남북한 서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정신의학의 영역을 통일과 연계해 넓히고 계신 선생님의 연구는 무척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연세에서 의학공부를 시작한 이래 저는 정신의학을 통해 재미와 함께 큰 보람을 느껴왔어요. 정신과 의사의 치료는 한 개인의 역사를 파고들어야 하는 작업이기에 인간 이해에 대한 깊이를 더할 수 있었고, 마침내 환자가 병을 이겨냈을 때의 기쁨이란 참 대단한 것이죠.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정신의학에 더욱 매료되는 까닭은 그것이 다만 어떤 개인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문화와 역사, 문학과 음악과 미술 같은 다양한 분야와 조우할 수 있게 해주는 과학적인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성길
  • 출생 : 1944년 1월 경남
  • 학력 : 68년 연세대 의학학사 / 71년 연세대 의학석사 / 75년 연세대 의학박사
  • 경력 : 76년 연세대 의학과 정신과학교실 전임강사 / 86년 연세대 교수 / 90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 91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부회장 / 97년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 / 2000년 9월 연세대 통일연구원장
  • 상훈 : 연세학술상(1995년)
  • 저서 : 「통일과 남북청소년」(2000년·연세대학교출판부) 「약물남용」(1998년·중앙문화사) 「임상정신약리학」(1995년·진수출판사) 「우리시대의 노이로제」(1994년·민)
  •  

    vol. 328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