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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Academia] 한나라당·민주당 대변인으로 활약하는 권철현·김영환 의원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01-02-01

『연세소식』은 2001년 새해를 맞아 또 하나의 특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연세소식』에서는 지난 1999년, 지난 세기의 연세의 초석을 다진 선현들을 찾았던 「20세기의 연세인」과, 2000년 새천년의 첫해를 기념해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새 세기를 당차게 준비하고 있는 젊은 연세인을 소개한 「21세기의 연세인」을 연간 특집으로 연재했습니다. 그에 이어 올해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연세인들을 찾아 소개하는 「화제의 연세인」 시리즈를 꾸려갈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 바랍니다.
「화제의 연세인」 그 첫 번째 순서는 국회의원으로서, 특별히 제1당인 한나라당과 여당인 민주당의 대변인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권철현·김영환 동문의원과의 서면인터뷰입니다. 소속 정당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지만, 연세인으로 당당하게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에게 냉철한 비판과 함께 따뜻한 위로와 격려 주시기 바랍니다.
  • 권철현 동문
  • 1947년 부산 출생
  • 65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입학 (69년 졸업)
  • 15·16대 국회의원 (부산 사상·한나라당)
  • 김영환 동문
  • 1955년 충북 괴산 출생
  • 73년 연세대 치의학과 입학 (88년 졸업)
  • 15·16대 국회의원 (경기 안산갑·민주당) 질문 : 대학 시절의 특별하셨던 은사님이나 일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권철현 의원 :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해직 당한 후 복직하신 이극찬 교수님의 서양정치사상사 강의가 기억에 오래 남아 있습니다. 강단을 누비면서 열정적인 자세로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교수님께서 감옥 시절을 회상하시면서 "감옥의 창살 사이로 달이 지나가는 것이 유일한 벗이었다"는 말씀에는 절로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노정현 교수님은 저를 도시빈민들의 현장으로 안내해서 제가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하시고, 이것이 지금까지 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연탄 한 장 없이 겨울을 지내야만 했던 기적 같은 그 시간들을 경험하게 해 주신 은사님께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김영환 의원 : 치대 학장을 역임하신 이효용 교수님이 생각납니다. 학생운동으로 도피생활을 하거나, 학사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던 시절 당시 학생처장이셨던 이효용 교수님께서는 자취방을 방문해 격려하거나, 가족들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 이 교수님의 관심과 보살핌은 큰 힘이었습니다.

    질문 : 두 분은 학창 시절 스스로 어떤 학생이었다고 생각하십니까?

    : 한 마디로 말해서 세상의 고통을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그렇게 평가하고 걱정을 해 주었습니다. 전공 분야보다도 자유, 진리, 정의와 같은 소중한 가치들에 대한 관심이 더 컸었고, 그것들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가치들을 가로막는 세력에 대해 저항하고 그런 일로 바쁘고 힘들었습니다. 또한 난잡할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그 내용들을 친구들과 함께 토론하기를 즐겨했었습니다. 대학원 시절 학생회장을 맡아 연세대 대학원 교육을 진일보시키기 위해 대학원생들이 자유스럽게 글을 쓸 수 있는 「원우논집」을 창간하는 등의 일도 보람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열정적인 학창생활이었습니다.

    :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이들과 마찬가지로, 낯선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하던 저는 꿈, 낭만 그리고 희망으로 들떠있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방황과 모색을 통해 유신체제라는 폭압적인 정치현실에 눈을 뜨고, 나의 삶이 가난한 이웃의 삶과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치과의사의 길을 가려던 저는 갈등과 번민의 날을 보내고 이후 학생운동에 진력했습니다. 그 결과 전공과목에는 소홀한 학생이었지만, 나름대로 세상에 대해 고민하고 애정과 분노를 간직하려 노력했던 학생이라고나 할까요.

    질문 : 정당 대변인 자리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역할이 무엇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어려운지 말씀해 주십시오.

    : 대변인은 말 그대로 소속 정당의 당론이나 입장을 언론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 뿐만 아니라 언론의 분위기나 입장을 당에 전해서 당의 전략 구상에 일정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새벽 일찍이 성명과 논평을 준비하고, 각종 회의와 당의 주요 행사마다 모두 참석해야 하며, 출입기자들과 자주 만나야 하기 때문에 대단히 바쁠 수밖에 없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미묘한 사안에 대해서는 표현 하나에 따라서 당의 입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정리를 잘 해서 발표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습니다.

    : 기본적으로 당에서 이뤄지는 모든 사실과 입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창구역할을 합니다. 나아가 집권여당의 대변인으로서 국민의 소리를 듣고, 전하며, 알리는 눈과 입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요즘같이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운 것은 여야의 공방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지 않는지, 이 과정에서 사랑하는 모국어가 훼손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점입니다.

    질문 : 촌철살인의 어휘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발한 표현을 찾기 위해 평소에 어떤 노력을 하십니까?

    : 특별한 노력을 한다기보다 오랫동안의 대학교수 생활과 시민운동 경험 그리고 일본 유학생활 등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또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 과정에서 잡지 등에서 좋은 표현을 느꼈을 때 메모를 해 두는 습관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희화적인 정치 현상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촌철살인 식의 비유가 저절로 구사되기도 합니다.

    : 상황을 정확하게 요약할 수 있는 압축적이고 대중적인 어휘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시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1백여 편의 시를 한 번도 끊이지 않고 암송하기도 했습니다. 이제까지 동시집을 포함해서 네 권의 시집을 냈으며, 지금도 틈틈이 시를 적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정서를 항상 염두에 두려고 노력합니다.

    질문 : 의원활동을 하시는 데 동문으로서의 보람을 느끼실 때와, 반대로 제약을 받을 때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 대학 시절 제 몸에 녹아들었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모교 교훈이 저의 의원활동에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고 있고, 이것을 늘 저의 좌표로 삼고 있습니다. 자유와 분방함으로 대변되는 연세 학풍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점이 타 대학 출신 의원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지만, 야당 대변인으로서 동문 장관이나 동문 여당 의원들을 상대해야 할 때가 곤혹스럽습니다. 또 하나 연세인으로서 아쉬움이 있다면 다른 주요대학 출신 의원들에 비해 연세 출신 의원들이 숫자도 적고 단결력이 부족하여 역부족을 느낄 때입니다.

    : 동문 출신 국회의원들이 여야 구분 없이 관심을 보여주고, 때론 어려운 상황에서 격려하는 모습을 볼 때 동문으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사회가 다양한 계층과 이해집단으로 얽혀 있는데, 동문 의원들이 또 다른 이해집단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점도 있지만 제약을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질문 : 국회 소속 동문들의 활동상황은 어떻습니까?

    : 이만섭 국회의장이 계시고, 저희 한나라당 쪽에는 정창화 원내총무, 맹형규 기획위원장, 김동욱 전 국회 재경위원장이 계시고, 민주당에는 IOC 부위원장으로 있는 김운용 상임고문, 김원기 최고위원, 유재건 전당대회의장이 계십니다. 그리고 자민련에는 조부영 부총재가 계시고 민국당에는 부총리를 지내신 한승수 의원이 계십니다. 이 밖의 동문 의원들께서도 연세대 동문답게 뛰어난 의정활동으로 널리 인정받고 계십니다. 연세대 출신 동문들의 수는 적지만, 비중으로 볼 때는 대단한 무게를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고, 같은 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국회사무처, 당직자, 보좌진 등이 1년에 한두 번씩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습니다. 불가피한 다른 약속이 없는 한,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질문 : 정치인으로서 이것만은 꼭 실현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 정치에 입문할 때는 낡은 정치권에 뭔가 새로운 활력소가 되겠다는 포부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런 초심에는 변화가 없습니다만, 낡은 유령들이 21세기가 된 지금 이 시간까지 지배하고 있다 보니 일종의 블랙 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 같습니다. 3김 시대가 끝나면 뭔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그 때가 되면 각 정당마다 국리민복을 위한 노선 경쟁이 이루어질 있을 것인데, 거기에 제가 할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꼭 바뀌어야 하는 집단 1위로 정치인이 거론되었습니다. 마치 부패와 비효율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정치인의 상을 바꾸는 것, 정치인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 중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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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l.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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