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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신촌캠퍼스 소식] 동서문제연구원, ‘정치와 기업 연구회’ 특강 열어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5-01

동서문제연구원, ‘정치와 기업 연구회’ 특강 열어

-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대한 분석과 한국에의 함의 고찰

 

동서문제연구원(원장 이연호)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과 공동으로 지난 4월 13일 새천년관 국제회의실에서 ‘정치와 기업 연구회’ 4월 정기회의를 실시하였다. 당일 회의에는 경영학, 경제학 사회학, 정치학, 행정학을 아우른 학계 인사들이 참석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신지호 전 국회의원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국가 거버넌스의 실패”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팍스 니포니카(Pax Nipponica)’ ‘고도성장’ 이란 신조어를 낳을 만큼 세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신쇠퇴국가(Newly Declining Country)’로 불리며 일종의 반면교사의 사례가 되고 있다. 신 전 의원은 ‘잃어버린 20년’을 1990년대 버블붕괴가 ‘4저불황(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으로 이어져 구조화된 경기침체와, 이를 대처하는 정부의 정책실패, 일본의 민주주의와 문화의 한계가 노출되는 시기라는 점을 주장하였다.

  신 전 의원에 따르면 1990년의 일본의 버블붕괴는 1985년 미국과의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대비 엔화절상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량 확대를 배경으로 한다. 제조업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생산기지가 해외로 이전하면서, 부동산 등 투기성 자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정부마저 저금리정책으로 일관함으로써 일본의 버블경제가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당시 일본 정부, 학계, 언론 모두 버블을 ‘강한 일본’의 특징으로 오판한 것에도 기인하는데, 결국 1989년에야 시도된 금리 인상, 1990년 4월 부동산대출총량규제와 같은 늦장대응으로 부동산가격지수가 급락하는 버블붕괴가 나타났다고 한다.

  세간의 인식은 이러한 버블붕괴를 ‘잃어버린 20년’의 특징이라 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신 전의원은 이러한 붕괴를 시초로 7~8년 동안 저금리·저물가에도 투자와 소비가 늘지 않고 이것이 다시 물가와 금리를 하락시키는 ‘4저불황의 구조화’가 본질임을 역설한다. 차입금이 많았던 일본기업들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통한 이윤극대화보다 부채축소에 집중하였기에, 통화량 증대가 유의미한 경제적 효과를 야기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구조화된 불황의 한 특징이다. 또한 신 전의원은 불황이 수출침체가 아님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당시 수출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까지 무역·경상수지가 흑자행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이 내수확대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실종되고, 더불어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취약한 서비스업의 경쟁력에 의한 생산성 하락까지 더해졌다고 한다. 국민 모두가 중산층과 같은 삶을 누리며 1억 총증류사회라 자부하던 일본이 격차사회로 변모해버린 것이다.

  또한 신 전 의원은 정부정책의 혼선과 일본 민주주의의 한계 역시 일본의 장기불황을 심화시켰음을 강조했다. 특히 세수는 감소하나 세출이 늘어남에 불구하고 표심에 역행할까봐 증세를 하지 못하고 국공채를 발행하였던 것이 일본정부의 적자부채의 원인이 되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횡횡하는 ‘실버민주주의’, 즉 고령층에 아부하는 포퓰리즘 정치는 현재의 경기침체를 국채로 무마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져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적 스타일에 대한 집착과 폐쇄적 문화는 적극적 이민정책, 관광활성화, 서비스 산업 구조개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신 전 의원은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을 도모하는 아베노믹스에도 일침을 가하였다. 그는 미국이 리먼 사태라는 단기적 문제를 대처하기 위해 취한 양적완화가 종료 시에 난항을 겪었음을 비추어볼 때, 장기 경기침체라는 만성적 문제에 대한 일본의 양적완화 역시 적절한 출구전략 없다면 향후 진통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실제로 신 전 의원이 제시하는 자료에 따르면, 2013년 4월 이후 양적완화 이후 물가지수는 다소 증가세를 유지하지만 실질임금과 실질가처분 소득이 하락세를 보였다.

  신 전 의원의 발표는 언론에서 회자되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원인과 결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신 전 의원은 한국 역시 일본과 같이 고령화 속도가 급박하다는 점에서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이에 토론 시간에는 일본의 경기침체의 제도적 원인과 사회문화, 한국의 정책결정자들과 학계가 참고할 만한 대응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작년 4월에 출범한 『정치와 기업 연구회』는 대한민국에 적합한 국가지배구조모델을 탐색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년차 기간 동안 연구회는 산업 별 정치-관료-기업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왔다. 금년에는 “새로운 국가운용 및 통치방식”에 대한 이론 구축 작업을 시도하고자 하며, 준비 및 휴식 기간을 제외하고 매월 1회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vol.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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