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신촌캠퍼스 소식] 문과대학 100주년 기념 강연-만나고 싶은 동문 “사람이 중심인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5-01

문과대학 100주년 기념 강연-만나고 싶은 동문 

“사람이 중심인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지난 4월 8일, 외솔관 110호에서 문과대 100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인 ‘만나고 싶은 동문’의 세 번째 만남이 있었다. 사회봉사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박래군(국문 81) 인권중심사람 소장, 백경학(사학 83) 푸르메재단 이사가 주인공이었다. 

 먼저 백경학 동문 강연을 시작했다. 백 동문은 현재 비영리법인인 푸르메재단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cbs, 한겨레, 동아일보를 거치며 잘나가는 기자로 활동하던 그가 언론사를 그만두고 재활병원 건립이라는 전혀 새로운 일에 남은 인생을 모두 건 이유는 가장 행복한 순간에 맞이한 가장 불행한 사건 때문이었다. 그는 기자생활을 하던 중 독일이 통일하는 과정 중에 어떻게 사회통합을 이루었는가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뮌헨대학교 정치연구소에 연수를 갔다. 2년 동안 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으며 이성적, 법치적, 이타적 시민의식이 사회 전반에 깔린 독일의 선진적 모습과 통일과정을 공부했고, 주말에는 유럽 전역으로 가족여행을 다니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순간에 직면했다. 귀국을 앞두고 영국으로 간 마지막 가족여행에서 뜻밖의 교통사고로 아내가 한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심지어 수술 후 100일 동안 아내는 혼수상태로 깨어나지 못했다. 현지 의사에게 장례를 준비하란 말도 수차례 들었다. 그러나 아내는 100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그리고 독일로 돌아가 재활치료에 전념했다. 아내의 회생은 영국과 독일 의료진의 헌신 덕분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에 오기 전 재활담당 의사가 귀국해서도 꼭 재활치료를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조금만 게을리 해도 뼈와 근육이 붙게 돼 스스로 생활을 전혀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재활의료 실정 너무나 열악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만 재활병원이 있었고, 이마저 넘쳐나는 환자로 새로운 환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큰 충격을 받은 백동문은 영국과 독일에서 경험한 제대로 된 재활병원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그는 장애인을 위한 치과병원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효자동에 더 큰 장애인 외래병원을 지었다. 하루 120명을 치료할 수 있는 이 병원의 하루 치료 가능 환자 수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장애아동을 가진 부모들이 조금만 더 치료를 받으면 아이가 학교도 다니고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된다며 병원을 더 지어달라고 끊임없이 부탁해왔다. 이에 그는 현재 상암동에 하루 장애인 500명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짓고 있다. 좋은 일에는 의인도 많이 나타나는 법이다. 가수 션, 조수미, 이해인 수녀, 박찬호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푸르메재단의 병원 건립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후배기자들 야단치고 있겠지.”라고 말하는 백 동문은 “지금 누구나 들어가고 싶은 회사가 미래에도 좋은 회사라는 법은 없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도 한 번 생각해 봐라. 긴 호흡으로 평생 일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다음으로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래군 동문의 강연이 바로 이어졌다. 서울시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인권중심 사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 동문은 최근 세월호 사건, 용산참사, 산업재해 피해자들을 위한 정책수립, 이슈화 등을 돕는 일을 다. 그는 “청년들이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맞춰가기 급급하다”며 “겨우겨우 먹고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시민이길 포기하지 말고, 현실에 저항하며 나만의 꿈을 꿨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형언할 수 없는 불행을 새로운 삶으로 승화시킨 백 동문, 이기고 경쟁하는 사회가 아닌 공존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권분야에서 노력하는 박 동문의 이야기는 묵직한 감동을 남겼다. 

 

 

vol. 579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