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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연세 130주년 창립기념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5-01

 





 

 

연세 130주년 창립기념사

“모든 연세인이 온 힘을 모아 제3 창학의 역사에 새로운 빛을 밝히기를 여러분과 함께 다짐합니다”

 

연세 창립 130주년의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귀한 걸음 해 주신, 학교법인 연세대학교 이사장님과 여러 이사님, 박삼구 동문회장님 및 전임총장님,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졸업 25주년과 50주년을 맞아 모교를 다시 찾아주신 자랑스러운 재상봉 동문 여러분, 그리고 모든 재학생과 교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각 방면에서 수고하시며 연세의 이름을 빛내신 공로로 오늘 장기근속상, 사회봉사상, 의학대상 및 학술상을 받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특별히 오늘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으시는 총동문회 회장이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님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은 정말 역사적이고 감동적인 날입니다. 글로벌 100대 기업의 평균수명도 고작 30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한국처럼 격변하는 사회에서 우리 연세가 13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창립 130주년을 맞는 오늘, 저는 연세의 창립정신과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다가올 100년의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각오를 다짐하는 자리로 삼고자 합니다.

 

 

연세 제1의 창학과 연세정신의 출발

연세 130년의 숭고한 정신과 사명은 척박한 조선 땅에 선교와 의료, 교육의 씨앗을 뿌린 선각자들의 굳은 믿음에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알렌 선교사는 제중원을 시작하며 “고통 속에 있는 국민들이 적절하게 치료받는 기쁨”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언더우드 선교사 역시 “예배당도 학교도 없는, 경계와 의심과 천대가 가득한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숱한 갈등과 반목과 역경을 이겨내며 연세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연세의 첫 졸업생인 제중원 의학교의 박서양은 연세 창립 정신과 교육이념의 산 증인입니다. 연세는 당시에 교육의 기회를 꿈꿀 수조차 없을 만큼 소외된 삶을 살던 천민인 그를 받아들여 한국 최초의 외과의사로, 간도 땅에 병원을 세우고 항일운동에 앞장 선 독립지사로 길러냈습니다. 호적조차 부여되지 않았던 그의 이름을 연세 교적부의 첫 줄에 기록한 것은, 그를 고귀한 인간으로, 그리고 자유로운 사람으로 바라보았음을 의미합니다. 1908년 첫 졸업식장에 울려 퍼진 진리와 자유의 찬가는 고통과 좌절을 운명이라고 여기던 수많은 백성들에게, 새 역사의 개막을 알리는 희망의 찬가였습니다. 그때 그곳에서 울려 퍼진 희망의 노래가 오늘도 이 자리에서 우리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연세는 1910년에 최초의 여성 졸업생, 김배세 간호사를 배출한 역사적 기록도 갖고 있습니다. 연세는 미국의 명문사학인 예일대보다 무려 59년이나 앞서 여성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김규식 선생과 도산 안창호 선생 같은 우국지사들도 언더우드 선교사가 고아를 돌보기 위해 세운 언더우드 학당에서 민족애를 배우며 성장하였습니다. 연세의 역사에는 사회적 억압과 편견, 차별과 냉대를 넘어 인간을 자유롭게 하고 진리를 가르치며 시대를 선도한 인물들이 즐비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올해 100주년을 맞는 문과, 이과, 상과, 신과 역시 한국 최초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연세는 국내 최초의 천문학자 이원철 선생을 비롯하여 수없이 많은 큰 스승들과 윤동주 시인과 같은 젊은이들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아우른 국학의 융성을 가져왔고, 개방과 융합을 통해 동서고근(東西古近)의 화충(和衷)을 이루며 세상과 사람을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제2의 창학과 대학의 확장

1957년 연희와 세브란스의 통합으로 연세대학교 제2 창학의 대역사를 이룩하신 백낙준 총장님은 초대 총장 취임사에서 연세의 교육이념을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대학이 존재하는 목적은 진리를 위한 것이며, … 대학교의 기능은 진리를 가르치고, 알지 못하는 바를 연구하며, 선대에서 이어받은 문화를 보전보호하며, 그것을 후대에 전해주는 것입니다. 한걸음 나아가 대학이 사회를 지도하여 올바르게 변천 진보하도록 선구(先驅)적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그 뜻대로 지난 130년 동안 연세는 발전과 성장을 거듭하며 수많은 인재들을 길러냈습니다. 연세는 지속적으로 한국의 근대화,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문화의 융성을 앞장서 이끌어 왔고, 특별히 1978년에는 원주캠퍼스를 새롭게 출범시켰습니다. 오늘날 연세는 30만 명에 이르는 동문과, 4,800여 명의 교원, 신촌, 의료원, 원주, 국제캠퍼스의 4개 캠퍼스라는 외형적 성장을 이루었으며, 내실에서도 세계 20위의 명문 사립대학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연세인 여러분, 이제 연세는 창립 130년, 연세 통합 58주년을 맞으며, 도전과 개척, 진리와 자유, 그리고 개방과 융합 정신을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연세를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제3 창학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새롭게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3의 창학

제가 제3 창학을 주창한 이래 지난 3년간 이미 여러 분야에서 연세의 자랑스러운 새 역사가 쓰여 지고 있습니다. 푸른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기적의 송도 국제캠퍼스는 아시아 최고의 RC(Residential College) 요람으로 부상하였습니다. 신촌 캠퍼스에서는 경영대학 신축, 이과대학및 공과대학 증축 등 대대적인 인프라 혁신 사업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습니다. 백양로 재창조의 대역사도 이번 학기 내 완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의료원에는 아시아 최고의 암병원이 들어섰고, 원주 의료원에서도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시설 개선 사업이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원주캠퍼스 또한 교육과 연구에서 특성화된 캠퍼스를 지향하며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교육과 의료정책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세는 세계 20위의 사학명문으로 명성을 확고히 하였고, 언더우드국제대학과 글로벌인재학부 등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도 크게 높였습니다. APRU(Association of Pacific Rim Universities), AEARU(Association of East Asian Research Universities) 등 세계적인 명문 대학 간 교류 네트워크 참여를 통해, 학생중심의 교류를 넘어 교육과정 공동개발 및 운영, 연구협력 등 전략적 제휴로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130주년을 맞으며 모든 연세 캠퍼스는 세계 최초의 Smart Campus Network를 통해 교육과 연구, 행정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됩니다. 특히 학술과 문화, 예술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인 연세공감, OCX-(Open Campus eXperience)를 통해, 교육과 문화가 공존하는 품격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 최초로 퓨처런, 코세라 등을 통해 세계 명문 대학들과 함께 전 세계에 우리 대학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공급하게 되어, 연세 교육의 세계화에도 새 장을 열었습니다. 또한 미래선도연구사업은 물론 연구 지원 시스템과 인사·보상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학문의 수월성을 존중하는 대학의 가치를 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가 올 100년을 준비하는 연세

저는 현재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제3의 창학이 단순히 몇개의 과제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사업들은 작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제약과 난관을 극복하고, 보다 더 멀리 50년, 100년 후 최고의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해 지금부터 우리의 모습을 함께 그려나가야 합니다. 창립 150주년, 200주년을 지향하며 연세의 미래를 담은 새로운 비전과 사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연세는 세계적 명문으로서 학문적 수월성(academic excellence)을 추구하고, 연구와 교육은 물론 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과 건강, 자연재해 등 각종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사회적 형평의 개선을 위해서도 앞장서야할 사회적 책무가 있습니다. 특히 제3 창학을 선도하면서 추진해 온 인프라 확충 사업이 마무리 되면서, 이제는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에 주목하고, 그들을 미래의 리더로 길러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문호를 적극적으로 확대 

세계적으로 대학은 고급 지식과 정보의 전수를 통해 신분 이동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고도 산업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오히려 우수한 대학교육을 통해 부와 신분이 고착화되는 현상들이 최근 두드러지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외계층의 명문대학으로의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연세는 설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기개가 높고 역량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도량으로 거듭나기 위해, 소외계층에 대한 문호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잠재력과 창의성은 크지만 현실적 제약으로 연세에 입학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문호를 개방해야 합니다.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점진적으로 10%까지 확대하고, 가계 소득 하위 30% 학생들에 대한 장학제도를 더욱 확대하여 사회적 불균형을 개선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Yonsei Nobel Initiative 수립, 학문적 수월성 획기적 제고

향후 100년을 준비하며 연세가 세계적 명문으로서 학문적 수월성을 드러내기 위해 추진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는 연구와 교육 역량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여 연세의 리더십을 확립하고, 적어도 20년 후인 창립 150주년에는 연세의 석학들이 노벨 기념식 연단에 설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130주년을 계기로 “Yonsei Nobel Initiative”를 수립하여, 우리 캠퍼스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연구 문화를 진작시키고, 지속적으로 우수한 연구가 창출될 수 있는 안정적 연구 환경을 정착시켜 나가야 합니다. 특히 전반적으로 연구력이 획기적으로 양자 도약(quantum jump)할 수 있도록 고등과학원(Institute for Advanced Study)의 설립 등을 포함한 체계적인 연구력 강화 전략을 수립하여,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합니다.

연세에게 주어진 또 다른 사명은 교육의 수월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드높이는 것입니다. 지난 130년 동안 한국의 고등교육을 선도해 온 정신을 이어 받아, 이제는 글로벌 명문과 대등한 수준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연세 교육의 특성화를 실현해 나가야만 합니다. 우리대학은 이미 언더우드국제대학과 글로벌인재학부, G10 대학과의 공동 프로그램 등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습니다. 또한 국제적인 네트워크의 확산에도 성과를 거두어 지금은 103개국에서 학생들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도약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연세는 특성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확산시켜, 사회 변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RC 교육 또한 한층 심화 발전시켜, 글로벌 리더에게 요구되는 학문적 자질과 함께 융합적 창의력과 문화적인 감수성을 갖춘 인재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문화와 감동이 살아 있는 캠퍼스 라이프

백양로 재창조 사업이 완료되는 다음 학기부터 신촌 캠퍼스는 자연과 융합,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캠퍼스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다양한 문화와 공연, 담론, 학술행사가 이루어지는 소통과 융합의 공간이 새롭게 생겨나고 학교 정문에서부터 연세로는 차 없는 보행자 전용의 문화 거리로 탈바꿈합니다. 학생들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교육의 핵심공간에서 젊음을 만끽하면서, 서로가 소통하며 진리와 자유를 추구하는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이는 RC교육과 더불어 연세인의 DNA를 새롭게 하는 제3 창학의 모티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교직원은 물론 연세의 모든 동문과 학부모님도 연세가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로운 학교 사랑의 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연세가 사학의 명문으로서 세계 명문의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이비리그에 버금가는 동문과 연세 공동체의 학교 사랑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연세인 여러분, 

지난 130년간 연세는 하나님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기적의 현장이었습니다. 모든 캠퍼스가 기부와 헌신, 개척정신으로 세워진 대학,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적의 현장이 바로 여러분이 서 계시는 연세대학교입니다. 130년이 지난 지금, 알렌과 언더우드 같은 인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세브란스와 존 언더우드와 같은 기부자를 만나는 일 또한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200명의 학생을 위해 30여만 평의 교지를 확보한 그 원대한 꿈을 누가 흉내낼 수 있겠습니까? 원주와 인천 국제캠퍼스 역시 모두 헌신과 개척정신으로 이루어 낸 결과입니다. 우리는 그 분들의 헌신으로 놀라운 축복을 얻었고, 연세의 이름을 세계에 떨치게 된 것입니다.

오늘 창립 130주년을 축하하면서 우리 모두의 어깨 위에 빛나는 연세의 숭고한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됩니다. 이제 연세대학교의 미래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선각자들이 보여 주신 도전과 개척, 그리고 헌신의 정신으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모든 연세인이 온 힘을 모아 제3 창학의 역사에 새로운 빛을 밝히기를 여러분과 함께 다짐합니다.

연세 창립 130주년의 경하스러운 자리에 참석하시어 함께 기쁨을 나누어 주신 모든 연세인과 내외 귀빈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가호가 늘 연세와 함께 하고, 여러분의 앞날도 우리 연세와 함께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5년 5월 9일

총 장 정 갑 영

 

vol. 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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