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인재양성이 최우선입니다", 한미교육위원단 심재옥 단장(영문학과 56학번)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5-01



 

“인재양성이 최우선입니다”

한미교육위원단 심재옥 단장(영문학과 56학번)

 

한미교육위원단 최초의 여성 단장

풀브라이트 장학금(Fulbright Scholarship)으로 유명한 한미교육위원단을 이끌고 있는 심재옥(영문 56학번) 단장을 만났다. 심 단장은 한미교육위원단의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여성으로서는 최초의 단장이다. 1977년에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처음 입사한 이래 38년 동안 한국과 미국의 교육교류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그동안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교에서 후진을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또한, 총리를 위시하여 장관, 국회의원 등 한국 정부 요직에서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왔다. 심 단장은 “1960년대에서 1980년대까지는 풀브라이트와 하와이 소재 East-West Center가 유일하게 장학생을 선발하여 미국에서 학위이수를 하게 하였다”며 “장학금 수혜자들은 유학을 다녀 온 후, 책임감을 가지고 소속 학교와 직장에서 열 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심 단장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일하게 된 데에는 미국 평화봉사단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던 경험이 계기가 되었다. 1967년에 우리 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미국에 보낼 한국어 교사를 선발했다. 당시 심 단장의 집안은 대가족이었고, 본인은 기혼이었기 때문에 미국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심 단장이 평화봉사단으로 선발된 일화는 다음과 같다. “당시 대학 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던 김찬국 교수님이 선발을 담당했는데, 친구를 잘 뽑아 달라고 부탁하러 김 교수님을 만나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김 교수님이 심 동문에게 지원해 보라고 해서 친구와 함께 응시했는데, 결과는 심 단장만 합격했다고 한다.

심 단장은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열심히 가르친 것을 인정받아 평화봉사단 측으로부터 미국에 계속 머물기를 권유받았다. 미국에 3개월만 있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는데, 현지에서 3개월만 더 가르쳐 달라고 요청해서, 6개월 동안 한국어 수업을 더 했다. 심 동문은 “한국말은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구상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렵고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없다”며 “미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수업의 효율적 방법을 고안하여 이를 매일 강의계획에 반영했다”고 한다. 수업 중 필기시간을 줄이고 설명과 발음훈련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수업시간보다 미리 가서 강의의 중심내용 및 중요한 문법과 새로 나오는 어휘를 칠판에 필기해 놓을 정도로 한국어 수업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당시에 심 동문이 가르쳤던 학생들은 지금 미국에서 유명한 대학교수와 변호사 미국 정부관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한다.

이렇게 한국말 선생으로 출발하여 귀국한 후 평화봉사단 한국 본부에서 일하다가 평화봉사단이 1981년 한국은 이미 개발도상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국에서 철수하기 전 1977년 심 동문은 한미교육위원단에 행정처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부단장을 거처 2004년에 단장으로 선출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한미교육위원단의 발전에 큰 업적 남겨

심 단장이 한미교육위원단의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지만, 대표적으로 2가지만 꼽으라면 한미교육위원단 건물을 마련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예산을 20억으로 늘려 장학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한 것이다. 

한미교육위원단 사무실은 타 건물의 전세로 이사를 전전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던 중, 1998년 당시 단장이던 언더우드(원한광) 박사에게 건물을 사자고 제안했다. 건물을 취득할 수 있는 예산이 전혀 없던 시기였기에 이 착상은 누구에게도 납득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심 단장은 풀브라이트 동문들을 만나 이 계획을 논의했다. 동문들이 모여 회의를 거듭한 결과, 풀브라이트 사무실용 건물매입을 위하여 동문들이 모금운동을 시작하였고, 그 결과로 건물구입을 할 수 있었다. 건물구입에 따른 여러 난제를 겪으면서 현재의 사옥을 구입했으나, 건물매입비 외에도 채권, 취득세, 등록세 등 엄청난 비용이 추가로 필요했다. 심 단장은 이 건물을 비영리교육프로그램을 위해 사용할 것이므로 면세기관으로 등록하겠다고 결심하고 구청장에게 면세요청을 했다. 그러나 구청은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면세는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러 번 구청을찾는 심 단장이 안쓰러웠던지, 구청 직원이 심 단장에게 장학단체로 등록하면 면세가 된다고 귀띔해 주었다.

이런 어려움을 거쳐 그 건물을 한미교육위원단이라는 명칭으로 등록할 수 있었고, 물론 면세자격도 허가되어 현재까지 장학사업을 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 현재 사옥의 4층과 5층에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 10채를 마련하여, Fulbright 장학생으로 한국에 대해 연구하는 미국 학생들의 주거지로 활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자체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풀브라이트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2004년, 심 동문이 단장에 처음 취임할 당시 한미교육위원단의 1년 예산은 미국 정부로부터 약 10억 원(100만 불)을 지원받고 있었고, 한국정부 예산은 7억원 정도에 머물렀다. 이상과 같은 정부예산 외에 한미교육위원단은 미국 ETS가 개발하고 시행하는 CBT TOEFL 시험을 한국에서 등록 및 시험관리 일체를 위임받아 운영함으로서 발생하는 자체수입으로 한미교육위원단 장학사업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ETS는 이 CBT TOEFL 시험을 2006년부터 IBT TOEFL 시험으로 전환함으로서 한미교육위원단은 시험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입이 전면 중단되어 재정상 크게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러한 재정상황의 타개를 위해 심 단장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에 예산증액을 요청하였으나 긍정적인 답을 받지 못해 기획재정부로 직접 찾아갔다. 그러나, 예산을 위해 방문한 수많은 사람 중의 한사람으로 여겨 처음에는 아무도 심 단장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수차 방문한 후 한 과장급 직원이 무슨 일로 방문하는지를 문의하였고,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설명하였으나 주무부서를 통해서 예산증액을 요청하라는 말만 반복되었다. 낙심한 심 단장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기재부 기획실장과 차관 및 장관에게까지 이 사안이 넘어가 심의하던 중 장관과 차관은 역시 주무부처인 교육부를 통해서 증액 요청을 하라는 입장이었는데, 기획실장이 나섰다. “6·25전쟁 이후 대학에 서서 강의할 박사도 없었던 시절에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한국 사람들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 후 대학과 정부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가 되어, 국가발전에 기여했다는 점과 한국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으로 미국에서 학위이수하기를 원하나 제한된 예산으로는 많은 학생을 선발할 수 없기에 예산증액을 요구한다”는 심 단장의 요지를 기획실장이 회의에서 강조하였고, 수차례의 검토와 논의를 거쳐 마침내 예산은 20억으로 증액되어 장학프로그램을 확장하였다.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심 단장의 열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현재는 우리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더 늘어 35억 원 정도이다.

 

많은 연세대생들이 장학생으로 선발되길

심 단장이 이 예산을 가지고 장학사업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고 한다. 올해 선발된 장학생 51명 중 S대 생이 61%를 차지하고, 연세대 학생의 비율은 점점 감소한다고 한다. 심 단장은 “학생이 우수해서 선발하려고 해도 제출된 추천서가 너무도 성의없는 내용이어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수님들이 이전에 써놓은 추천서를 복사해서 사용하다 보니 he와 she도 틀리거나 섞여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 단장은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미래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연세대의 좋은 교육환경과 더불어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성심성의껏 도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심 단장은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미교육위원단에 평생을 헌신한 후, 학교를 세우고 싶었다고 한다. “학교를 지을 부지도 사 놓고, 우수한 선생님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세워 놓았지만, 학교건물을 짓는데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 때문에 꿈을 접었다”며 “좀 더 젊은 시절에 꿈을 갖고 차근차근 그 꿈을 이루는 일에 최선을 다 했더라면 그 꿈은 필히 실현되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심 동문은 “연세 후배들에게 젊었을 때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꿈을 위해 정진할 것”을 당부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vol. 579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