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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한국의 쉰들러, 현봉학 선생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2-16

 

한국의 쉰들러, 현봉학 선생

세브란스의전 44년 졸업

 

흥남철수 작전과 휴머니스트 현봉학

영화 <국제시장>에는 6.25 전쟁 때 흥남철수 작전 장면이 나온다. 1950년 9월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국군과 유엔군은 압록강까지 북상했지만, 예상치 못한 중공군의 개입으로 연합군은 철수를 결정하게 된다.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 동안 연합군은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하게 된다.

연합군의 철수 소식을 들은 수많은 주민들은 배를 얻어타고 피난갈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흥남 부두에 몰려들었다. 영화에서 흥남부두에 모인 수많은 피난민들을 가리키며 미군 사령관에게 “이대로 철수하면 저 사람들은 모두 중공군에게 몰살당할 것입니다”라며, 유창한 영어로 피난민들을 배에 태워야 한다고 간곡하게 요청하는 한국인 청년이 나온다. 그가 ‘한국의 쉰들러’라 불리는 현봉학 동문(세브란스의전 44년 졸업)이다.

흥남철수 작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배는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였다. 원래 이 배는 미군의 무기를 실어 남하할 예정이었다. 정원이 60명인데 이미 선원이 47명 타고 있어 13명만 더 태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미10군단 사령관 에드워드 알몬드의 민간인 고문이자 통역관이었던 현봉학은 흥남 부두에 남은 수많은 피난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마침내 현봉학의 간곡한 설득으로 배에 실었던 무기를 내리고 수많은 피난민들이 배에 탈 수 있었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남쪽으로 항해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무사히 거제도에 도착했다. 음식과 물, 이불, 의약품이 모두 부족했고, 적이 공격하는 와중이었지만,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비좁은 배 안에서 5명의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 이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 불리운다.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조’를 한 배로 2004년 9월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 메러디스 빅토리호 모형이 만들어져 있다.

현봉학 선생은 1922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나 1944년 세브란스의전을 졸업했다. 평양기독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하다 광복을 맞이하고,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1947년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근무했다. 이화여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윌리엄스 부인의 주선으로 미국 리치몬드주 버지니아주립대학으로 유학, 2년 후 임상병리학 펠로우십을 수료했다. 1950년 3월 귀국해 세브란스의전에서 임상병리학을 국내 처음으로 강의하던 중 6.25전쟁을 맞아 해병대 통역관으로 참전했다.

 

세계적인 의학자이자 민족주의자

휴전 후 도미한 현봉학 선생은 펜실베이니아 장로교대학 메디칼센터에서 레지던트를 마쳤으며, 펜실베이니아 의과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지니아 의대, 콜럼비아 의대, 피츠버그의 토머스 제퍼슨대학교, 펜실베이니아 의과대 등에서 병리학 및 혈액학 교수로 재직하며 세계적인 임상병리학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연세대 의대 객원교수도 역임했다. 미국 임상병리학회, 국제혈액학회, 미국 병리학회 회원, 한국임상병리학회 명예회원으로 활동했다.

한국 보건부장관 고문, 미 의학회 편집위원, 미 병리학회지 편집위원을 지내며 활발하게 저술 활동을 해 한미 양국 의학계에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임상병리학 연구로 1992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임상병리학회(ASCP)가 주는 세계적 권위인 '이스라엘 데이비슨상’을 수상했고, 2005년 서재필 의학상을 받았다.

현봉학 선생은 세계적인 의학자일 뿐만 아니라 민족주의자이기도 했다. 서재필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맡은 것을 비롯해 안창호, 안중근, 장기려 등을 기리는 사업을 주도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보건의료협력본부 고문을 맡았으며 윤동주의 묘를 찾아내 단장하고 ‘윤동주 문학상’도 제정했다.

현봉학 선생은 2007년 향년 86세로 소천했다. 2014년 12월에는 국가보훈처의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되었다. 현재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있는 흥남철수 작전 기념비에는 맥아더, 김백일, 알몬드, 현봉학, 포니, 박시창 등 6명 영웅들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국가보훈처의 6·25 전쟁영웅 선정, 축하연 겸 추모기념식

한국전쟁 당시 위대한 인류애로 수많은 피난민을 구한 ‘흥남철수 작전’의 주역인 故 현봉학 선생 추모기념식이 ‘현봉학 선생을 추모하는 사람들의 모임(현추모)’과 의과대학, 의대총동창회 주관으로 2014년 12월 26일 우리 대학교 상남경영원에서 열렸다.

국가보훈처의 2014년도 12월 6.25전쟁 영웅 선정 기념 축하연을 겸한 이날 기념식에는 이성낙 현추모 회장을 비롯한 많은 원로인사들과 정갑영 총장, 정남식 의료원장 등 대학 행정책임자, 홍영재 의대총동창회장과 김병수 전 총장 등 명예교수들이 참석했다. 또 신의진 국회의원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황덕호 전 함경남도지사, 추무진 의사협회장 등 외빈들도 참석해 현봉학 선생을 선양했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는 현봉학 선생의 유가족 대표로 둘째딸 에스더 현과 셋째딸 헬렌 현 가족 및 흥남철수작전 시 현봉학 선생을 도와 피난민 철수작전을 지휘한 포니 미 육군대령의 손자 네드 포니씨가 참석해 부친들의 업적을 기리는 참석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이성낙 현추모 회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현봉학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영웅들의 자기희생과 인류애에 의한 것”이라며 선생의 고귀한 뜻을 영원히 기려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념식에 앞서 에스더 현·헬렌 현 씨와 네드 포니 씨는 흥남철수작전 시 피난선에서 태어난 경남 거제도 장승포가축병원장인 이경필 씨와 극적인 만남도 가졌다.

참조: 위키 백과

 

vol.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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