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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전국 주요 6개 대학 문과대학/인문대학 학장 좌담회 개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1-01

문과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강연의 일환으로

문과대학(학장 최문규)은 2015년 문과대학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1세기 한국의 인문학,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인문학 연속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총 7회의 기념강연 중 네 번째 행사로 지난 12월 17일에는 전국 주요대학 문과/인문대학 학장 좌담회를 열었다.

21세기 한국 인문학의 향방을 가늠해 보는 이번 학장 좌담회에는 우리 대학교 최문규 문과대학장을 비롯해 서울대 장재성 인문대학장, 고려대 최덕수 문과대학장, 이화여대 오정화 인문대학장, 경북대 김성택 인문대학장, 전북대 고규진 인문대학장이 참석했다.

좌담회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정갑영 총장의 축사처럼 인문학이 본연의 모습을 지키는 가운데 어떻게 사회적 실용성을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사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인문학 본연의 역할이었지만, 요즘처럼 실용성에 대한 요구가 거셌던 적은 없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도 그러한 현실에서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각 대학의 문과대학/인문대학 학장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자기혁신’을 모색했다.

이날 모인 6명의 학장들은 각 대학의 문과대학/인문대학의 여러 정보들을 공유하며 우리나라 인문학이 처한 상황을 진단했다. 전국 주요대학의 문과대학/인문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비슷했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문과대학 학과 통폐합)과 교원 평가 기준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인문학이 실용적이지 않다는 학생들의 인식에 따른 학문 후속세대 누출, 분과학문 간 소통의 부재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지방 소재 대학의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입학정원을 감축(경북대의 경우, 입학정원 7% 감축)해야 하는 현실적인 여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논문 수로 교원을 평가하는 것도 문제로 제기되었다. 논문의 양은 많아지지만 그 양이 질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학장들은 각자가 처한 현실에서 그 대안을 제시했다. ‘학문 간 소통방안 마련’은 그 중 하나였다. 우리대학교 최문규 학장은 “외부로부터 강요된” 인문학의 혁신이 학문의 고립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논문 수로 교수의 자질을 평가하고 양적 기준에 따라 국가의 지원금이 지급되다 보니 학문들 간에 소통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전북대, 경북대, 이화여대 학장 등도 이에 뜻을 같이 하며 학문을 초월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문·사·철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교과 시스템도 학문 간 소통을 증진시키는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팀티칭이나 비교문학과, 한국학과 등을 통해 통합적인 인문학 인재를 양성하면서 동시에 학문간 협업을 도모하는 것이 구체적이 방법으로 논의되었다.

교원 평가는 단행본에 대한 적극적인 평가로 개선될 수 있다고 뜻을 모았다. 논문 수로 교수를 평가하는 정량적인 방법 대신 저술의 비중을 늘려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유도하는 것이다.

대학별로 특성화된 인문학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지방 소재 대학 학장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제기된 대안이었다. ‘로컬리티에 기초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각 대학이 나름의 학문분야를 개척·확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각 대학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문화의 특수성 혹은 대학의 설립취지를 반영한 인문학 교재 개발 및 인문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사회와 밀접한 활동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구치소, 국회, 기업 등 사회의 각 기관에서 인문강좌를 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민강좌를 열어 인문학에 대한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그로부터 연구의 주제를 모색하는 것 역시 인문학이 사회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인문학의 향방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에 예정된 2시간은 턱없이 모자랐다. 각 대학의 문과대학/인문대학은 인문학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그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치열하게 모색했다. 각 대학들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이번 좌담회에서 인문학은 더 이상 ‘상아탑’에 갇힌 학문이 아니었다. 어느 분야보다 더 날카롭게 지금 여기의 현실을 인식하고 그 가운데서 자신을 성찰하는 대화에서 우리는 인문학의 본질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문과대학 창립 100주년 기념 인문학 연속 강연은 2015년 3월 18일로 이어진다. 이번 강연에서 인문학의 현재를 진단했다면 다음 강연에서는 우리나라의 인문학을 이끌어간 연세대학교의 전통을 되돌아본다. “연세 학풍과 인문학의 전통”이라는 주제로 우리 대학교 사학과 김도형 교수가 강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5월 창립 기념주간에는 인문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초청하여 국제학술회의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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