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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각당복지재단 운영으로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라제건 동문 가족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15-01-01


*왼쪽부터 라제건 대표의 아내 오혜련 동문(영어영문과 78학번), 라제건 대표의 어머니 김옥라 여사(연합신학대학원 69학번)와 라제건 대표(사학 74학번, 경영 78학번)

 

우리 대학교 상경대학 건물인 대우관 강당의 명칭은 ‘각당헌’이다. ‘각당’은 라익진 박사의 호인데, 연희전문 상과를 졸업하고 4?19혁명 후 체신부 차관과 상공부 차관, 한국산업은행 총재, 동아무역(주) 사장과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분이다. 

라익진 박사의 아들로 남다른 도전정신과 애국심으로 세계 1위의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동문이 있다. 바로 동아알루미늄(주) 대표 라제건 동문(사학 74학번, 경영 78학번)이다. 그는 부친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어떤 분야에서든 세계 1등, 세계 최고가 되어 한국의 자부심을 드높이고,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한다.  

라 동문이 운영하는 동아알루미늄(주)은 전 세계 텐트 폴(pole) 시장의 90%를 석권하며, 세계 1위의 자리에 우뚝 섰다. 종업수가 10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초경량 폴을 개발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헬리녹스라는 자체브랜드를 시작해 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라제건 대표는 우리 대학교에서 사학과와 경영학과를 복수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대학에서 MBA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잘 나가던 은행에 근무 하던 중 한국에서 ‘동아무역’이라는 무역회사를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귀국을 권유하여 귀국하게 된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 근무하던 중, ‘나만의 우물을 팔 때가 됐다’고 생각해 동아알루미늄(주)을 창업했다. 그는 대학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제조업에 대해서는 잘 몰랐고, 또 사회생활의 경험도 은행과 무역업이 전부라 초창기에는 매우 힘들었다고 한다. 밤샘 작업으로 제품을 간신히 개발하면 반품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밤을 지새우며 함께 일하던 직원들의 격려로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저를 믿고 저에게 힘을 준 직원들을 생각해서라도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동아알루미늄(주)은 기술력과 함께 ‘믿음과 신뢰, 사랑’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기업문화로도 유명하다. 창업 초기 멤버들이 아직까지 근무하고 있고 헬리녹스 제품들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가장 싸게 판매한다.

    

각당복지재단 설립으로 사회봉사 실천 

올바른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은 선친 대부터 이어졌다. 선친인 라익진 박사는 한국산업은행 총재시절 부당대출 압력을 거절하여 총재직에서 사퇴한 일화는 유명하다. 어머니인 김옥라 여사(연합신학대학원 69학번)는 1946년에 우리나라에 걸스카우트를 도입하고, 세계감리교 여성연합회장을 맡는 등 꾸준히 사랑을 실천해 왔다. 또한, ‘자원봉사’란 개념조차 없던 1980년대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자원봉사 전문 인력 2만여 명을 배출한 ‘자원봉사의 대모’이다.

남편 고(故) 라익진 박사의 아호를 따서 1986년 설립한 각당(覺堂)복지재단은 현재 한국자원봉사능력개발연구회, 무지개호스피스,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 지구촌 문화연구회란 4가지 큰 축으로 움직여지고 있다. 각당복지재단은 인류애의 정신에 입각하여 우리 사회에 자원봉사 정신을 심고, 자원봉사활동을 펼치며, 삶과 죽음의 의미를 추구하고 죽음준비교육을 실시하고, 말기환자를 보살피는 호스피스 운동을 전개함으로 사랑의 복지사회 건설에 이바지하려는 목적으로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이러한 ‘정직’과 ‘사랑’은 가풍(家風)으로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다. 라제건 동문은 정직과 신뢰, 사랑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창조했으며, 20여년동안 각당복지재단에 지속적인 재정후원을 해오고 있다. 그의 아내 오혜련 동문(영어영문과 78학번)은 20년 넘게 시어머니 김옥라 여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각당복지재단에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각당복지재단은 평생에 걸친 김옥라 동문의 사회복지활동이 집약된 결실이다. 걸스카우트를 재건할 때부터 여성 지도자 양성에 관심을 기울인 김옥라 동문은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 어머니가 될 여성들이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여성 자원봉사 지도자를 양성했다. 부침이 심한 정부 주도의 봉사활동과 달리 28년째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각당복지재단의 특징이다. 동아알루미늄(주)의 재정지원으로 외부보조금에 연연하지 않다보니 참여자들의 자발성과 순수성이 남다르다는 것이 오혜련 동문의 자평이다. 현재 각당복지재단은 비행청소년 상담사, 호스피스, 죽음준비교육지도자, 다문화 봉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자원봉사 지도자들을 배출하고 있다.

 

- 진리는 기본에 있다

라제건 동문은 ‘큰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 현재 인기가 있는 일을 좆는 것보다 20년 뒤 자신이 무르익은 활동을 할 때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학과를 거쳐 경영학을 공부해 기업을 운영하는 그의 모습에서 그 실제 사례를 볼 수 있다. “당시 석굴암 연구가 프랑스 학자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게 답답해서” 사학과에 진학한 그는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과에 다시 들어와 공부를 잇는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사학과에 진학한 것이 먼 길을 돌아 간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그의 기업정신은 인문학적 성찰이 없으면 성립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라제건 동문은 우리 역사를 돌아보며 뿌리 깊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운영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모습에서 뿐만 아니라 라제건 동문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리는 기본에 있다’는 그의 말이 말뿐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올바른 기업모델을 만들어 가치를 실현하고, 그 전통을 유지·확산시키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요즘 같은 시대에 귀감이 된다. 라제건 동문처럼 자발적으로 올바른 문화를 가꾸고자 하는 기업가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vol. 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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