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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Academia] AI 혁신과 발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06-16

AI 혁신과 발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전기전자공학부 손광훈 교수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의장이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선언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지능적 사회로의 진화이며 핵심 기반 기술은 ICBM 즉,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빅데이터(Big data), 그리고 머신 인텔리전스(Machine Intelligence)라고 언급했다. 이는 사물 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수집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해 제조, 의료, 교육, 국방 등 사회 전 분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ICBM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에 의해 서로 소통하며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되고 모니터링되는 다양한 물리적 개체들로 구성된 시스템을 가상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 CPS)이라 하며 CPS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시스템으로서 전 세계 산업 및 시장경제 모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CPS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최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용어이지만, 이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AI란 무엇이며,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그리고 우리는 이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I의 이해: Artificial Intelligence, Machine Learning, 그리고 Deep Learning

AI는 비교적 최근에 이목이 집중된 것에 비해 그 개념은 1942년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출간한 공상과학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해가 되지 않기 위해 보장돼야 하는 로봇공학 3원칙(The Three Laws of Robotics)으로부터 시작한다. 1950년에는 앨런 튜링(Alan Turing)이 기계가 인간과 얼마나 비슷하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현재는 ‘튜링 테스트’로 알려져 있는) 방법을 제안하며 AI에 대한 최초의 심도 있는 고찰을 제시했다. 


AI 기술 태동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1950년대 중반, 존 맥카시(John McCarthy) 교수가 개최한 다트머스 회의에서 10명의 과학자가 모여 AI의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개념을 정의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대수학 문제를 풀거나 기하학의 정리를 증명하며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여러 AI 프로그램이 개발됐으며, 전문가들은 완전한 지능을 갖춘 기계가 20년 안에 탄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와 시모어 페퍼트(Seymour Papert)가 출간한 퍼셉트론스(Perceptrons)에서 데이터에 대한 선형 분리를 적용하지 못하는 예시를 제시하며 AI 기술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지적했고 각 나라의 정부기관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기록된 한계점에 의해 AI 기술은 첫 번째 암흑기를 맞이한다.


1980년대, 다중 레이어 퍼셉트론(Multi-layer Perceptron)과 역전파 알고리즘(Backpropagation Algorithm)의 등장으로 기존의 AI 모델이 다루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며 AI 시대의 부활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당시 AI 기술들의 높은 계산 요구량과 제한된 성능으로 더욱 값싼 대안들이 등장해 AI 기술은 두 번째 암흑기에 돌입한다. 1990년대 후반,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검색 엔진의 발전으로 우리는 방대한 데이터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AI 기술의 안정기를 맞게 된다. 2004년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가 제안한 딥러닝 기반의 학습 알고리즘으로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AI 모델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2012년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의 등장으로 우리는 현재 AI 기술의 부흥기를 살아가고 있다.



AI의 개념 확립에 앞장섰던 존 맥카시(John McCarthy) 교수의 정의에 따르면 “AI란 지능형 기계, 특히 지능형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학 및 공학”이다. 다시 말해 인간 지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지능형 기계 또는 지능형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광범위한 분야를 지칭한다. 인간 지능과 관련이 있기에 기본적으로 문제 해결, 추론, 학습 및 의사 결정과 같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알고리즘 및 접근 방식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추론 시스템을 모방해 문장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인간의 시각 시스템을 모방해 이미지 또는 동영상에서의 정보(패턴)를 추론하는 등의 기술이 있다.


우리에게 친숙하게 알려진 AI 기술은 엄밀히 말하면 AI의 부분집합인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 그리고 이 기계학습의 부분집합인 딥러닝(Deep Learning, DL) 기술이다. AI 기술 중에서도 명시적인 프로그래밍 없이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통계(Statistics)를 사용하는 AI의 하위 집합을 ML이라 하며, 데이터의 계층적(Hierarchical) 표현을 학습하기 위해 인공 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교육하는 데 중점을 둔 ML의 하위 분야를 DL이라 한다. 


요약하자면, AI는 지능형 기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포괄적인 분야이고, ML은 예측이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데이터에서 학습하는 알고리즘에 중점을 둔 AI이며, DL은 심층 신경망을 사용해 데이터의 복잡한 표현을 학습하는 ML의 하위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독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포괄적으로 AI라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AI 모델의 학습 방식에 대한 이해

AI는 일반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사 결정에서 모델링할 패턴을 찾아 목적을 달성하는 법을 학습한다. 이때, 학습 데이터의 형태, 학습하는 방법, 목적에 따라 각기 다른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많은 경우에 인간은 AI의 학습 과정을 감독해 좋은 결정은 강화하고 나쁜 결정은 배제해 AI 모델이 원하는 결정을 도출하도록 한다. 원하는 결과에 대한 정답 레이블이 지정된 데이터에 대해 모델을 학습하는 것을 지도 학습(Supervised Learning)이라 한다. AI 모델은 이러한 레이블이 지정된 예에서 학습하고 지식을 일반화해 보이지 않는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예측을 수행한다. 정답을 알고 학습을 진행하다 보니 높은 확률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지만, 주어진 데이터에 해당하는 정답 레이블을 획득하는 것 자체가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부 데이터에만 레이블을 지정하고 나머지는 레이블을 지정하지 않고 학습에 사용하는 준지도 학습(Semi-supervised Learning), 러프(rough)한 레이블을 지정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약지도 학습(Weakly-supervised Learning)이 존재한다. 이들은 정확한 레이블이 지정되지 않은 만큼 지도 학습보다 저조한 성능을 보이지만 훨씬 비용이 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을 가진다.


레이블이 전혀 지정되지 않은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는 비지도 학습(Unsupervised Learning)도 있다. 이 경우 데이터가 가지는 고유한 패턴 또는 관계를 모델링해 AI 모델을 학습한다. 유사한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해 그룹화(Clustering)하는 기술이 비지도 학습에 해당한다.



[그림. 데이터의 형태에 따른 이중 분류(two-class classification) 학습 방법 예시]


일부 AI 모델은 감독 없이 학습되도록 설계하기도 한다. 인간이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는 것에서 영감을 얻은 학습 패러다임인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 대표적인 예이다. 강화 학습에서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AI 모델은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누적 보상’을 최대화하기 위해 순차적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학습한다. 예를 들어, 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같이 바둑 대국을 끊임없이 반복해 궁극적으로 규칙과 승리 방법을 스스로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새로운 작업이나 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적응하거나 일반화하는 방법을 학습하기 위해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메타 학습(Meta-Learning), 기존에 학습된 지식(Knowledge)을 다른 AI 모델 또는 다른 작업으로 전이하기 위한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 등 수많은 AI 알고리즘이 존재한다.


최근 AI 기술들은 이러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 가능성을 선보이며 새로운 세상에서의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 혁신

최근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다시 한번 AI 기술에 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생성형 AI인 챗GPT(ChatGPT)의 등장이다. 챗GPT(ChatGPT)는 간단한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에세이, 심지어 프로그래밍 소스 코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 챗봇(Chatbot)이다. 알파고가 AI 기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끄는 계기였다면 챗GPT(ChatGPT)는 AI 기술의 뛰어난 성능과 실용성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비록 오남용으로 인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점 또한 함께 나타나고 있지만 AI 기술이 우리 생활에 더욱 가까워진 것만은 사실이다.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하는 기존 AI와 다르게 생성형 AI는 학습 데이터와의 비교를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생산한다. 챗GPT(ChatGPT)와 같이 텍스트 형식의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주어진 이미지를 특정 화가의 화풍을 모사한 사진으로 재생성하는 모델, 특정 장르의 음악을 작곡하거나 특정 가수의 목소리로 노래를 재생성하는 기술 등이 모두 생성형 AI에 해당한다. 현재의 생성형 AI는 인간의 감성이나 감정까지 표현할 수 없고 인간에 비해 세밀한 작업이 불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있지만 최근 생성 AI의 혁신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예술을 창조하고 과학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멀티모달 AI(Multimodal AI) 혁신

앞서 언급했듯이 AI 모델은 인간의 인지 시스템을 모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현재의 AI 기술들은 대부분 시각 시스템, 음성 시스템 등 단일 인지 시스템만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 AI 연구자들은 더욱 ‘인간에 가까운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데이터 유형을 사용하는 ‘멀티모달 AI(Multimodal AI)’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 데이터와 음성 데이터를 입력으로 하는 오디오-비주얼(audio-visual) 모델, 이미지 데이터와 자연어 형태의 텍스트 데이터를 입력으로 사용하는 비전-랭귀지(vision-language) 모델 등이 있다. 멀티모달 AI 기술은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결과를 AI 모델에 음성이나 텍스트로 요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에 대한 접근성을 더욱 향상시키며 실제로 AI 모델이 더욱 인간과 비슷한 인지/추론 시스템을 갖게 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우리 대학교의 영상, 오디오, 자연어 처리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진 연세 시그니처 연구 클러스터 인공지능 연구팀에서는 “멀티모달 데이터를 이용한 사회적 인공지능 및 범용 인공지능 시스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멀티모달 AI 기술을 넘어 상황 인지, 사용자 이해 등 인간의 다양한 인지 능력을 모사할 수 있는 복합 AI 기술을 연구 중에 있으며 특히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대처하는 인간의 사회적 능력을 모방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멀티모달 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많은 양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하드웨어 가속기 등 컴퓨터 구조에 대한 연구 또한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팀은 단일 분야에서의 AI 기술이 아닌 ‘실제 인간처럼’ 인지하고 생각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멀티모달 데이터 기반 범용 사회적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또 하나의 혁신을 기록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AI 혁신, 끊임없는 발전, 변화에 적응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우리

반도체 및 컴퓨팅 기술은 마이크로 칩 안의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컴퓨터 비용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에 따라 발전했다. 이 또한 굉장히 빠른 발전이지만 AI 기술은 무어의 법칙을 능가해 6개월마다 두 배로 발전하고 있다고 한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계산 비용과 AI 기술을 위한 데이터 인프라 측면에서 실제로 AI를 활용하는 것은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든다. 또한 현재의 발전 속도를 고려해 볼 때 몇 년 안에 AI 기술이 필요로 하는 컴퓨팅 기술의 한계로 포화 상태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이 무색하게도 계산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는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고 있고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양자 AI(Quantum AI) 기술이 또 다른 혁신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AI는 다른 기술들에 비해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많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심지어 챗GPT(ChatGPT)를 개발한 오픈AI(Open AI)의 공동 창업자이자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조차도 지난 2월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 화상으로 참여해 “문명의 미래에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AI”라고 말하며 AI 기술의 큰 가능성과 능력에 따른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사회적, 윤리적, 정책적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와 방안 마련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AI 혁신은 이미 우리 삶의 수많은 영역에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In the new world, it is not the big fish which eats the small fish, it’s the fast fish which eats the slow fish.”

("새로운 세계에서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의 발언처럼 발 빠른 사람들은 이미 AI 기술이 가진 잠재적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이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AI는 특정 분야 연구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몫이며 우리 삶 자체의 한 영역인 만큼 어떻게 영리하게 이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AI 기술이 제공하는 가능성을 수용하고 주도적으로 선도하는 것이 AI 기술의 부흥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남들과 차별화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손광훈 교수는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연세 시그니처 연구 클러스터 사업 인공지능 연구팀 총괄 책임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디지털 2D/3D 영상 처리, 멀티 스펙트럼(Multi-spectral) 영상 처리, 컴퓨터 비전, 멀티모달(Multimodal) 인공지능 등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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