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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김재훈 교수팀, 1960년대에 이론적으로 제시된 ‘갭리스 초전도 상태’ 광학 실험으로 최초 확인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05-17

김재훈 교수팀, 1960년대에 이론적으로 제시된 ‘갭리스 초전도 상태’ 광학 실험으로 최초 확인

나이오븀 초전도체에서 테라헤르츠 분광법으로 60여 년 만에 최초 관찰

저명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사진. (왼쪽부터) 김재훈 교수, 이지은 연구원, 정택선 연구원]


이과대학 물리학과 김재훈 교수는 경북대 조연정 교수, IBS/성균관대 심경익 박사, 물리학과 최영재 교수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1960년대부터 이론적으로 가능성이 제시돼 왔지만 실험적으로 확인이 어려웠던 ‘갭리스(gapless, 무간극) 초전도 상태’를 나이오븀(Nb) 초전도체에서 구현하고, 자기장 하에서 초전도 에너지갭(superconducting energy gap)의 소멸과 초전도 질서함수(superconducting order parameter)의 변화 과정을 실험적으로 포착했다.


1911년 네덜란드 라이든대(Leiden University)의 온네스(Onnes)가 수은의 DC 저항이 4.2 K의 온도에서 갑자기 0으로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면서 초전도(superconductivity)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 후, 1957년 팅컴(Tinkham)과 공동 연구자들은 적외선 실험을 통해 초전도체에 에너지갭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 결과는 1957년 미국의 물리학자 바딘(Bardeen), 쿠퍼(Cooper), 슈리퍼(Schrieffer)가 자신들의 이름을 따 만든 ‘BCS 초전도 이론(197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줬는데, 특히 BCS 이론에서는 이러한 초전도 에너지갭의 존재가 초전도체의 제3의 특질로 인식됐다.


1960년대 아브리코소프(Abrikosov)와 고르코프(Gor'kov)는 초전도 에너지갭이 없는 일종의 ‘갭리스 초전도 상태’가 존재할 가능성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BCS 이론의 수정과 확대가 필요함을 일깨웠고 이러한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려는 연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초전도 에너지갭이 소멸 단계에서 매우 작은 값을 갖게 되고, 갭리스 초전도 상태에서도 여전히 살아있어야 할 초전도 질서함수는 실험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지난 60여 년간 갭리스 초전도 상태의 실험적 확인은 뚜렷한 진보가 없었다.


김재훈 교수 연구팀은 0.5 meV의 낮은 에너지까지 접근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 분광법을 도입해 에너지갭 소멸 과정을 추적할 계획을 세웠다. 갭리스 초전도 상태를 구현하기 위해 먼저 온도를 1.5 K까지 낮추고 외부 자기장을 시편면 대비 수평 방향으로 인가하면서, 대표적인 초전도체인 나이오븀 박막(경북대 조연정 교수 연구진 제작)의 흡수 스펙트럼을 관찰했다.


[그림 1. 갭리스 초전도 상태를 유도하는 외부 섭동]


그 결과, 연구진은 초전도 상태가 파괴되는 임계자기장 도달 직전, 에너지갭이 0으로 떨어지면서 초전도 질서함수가 여전히 살아있는 영역을 포착해 실제로 갭리스 초전도 상태가 구현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여기서 활용된 테라헤르츠 분광법은 시간분해(time domain) 펄스 신호를 직접 획득해 전도도의 실수부와 허수부를 동시에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로, 에너지갭과 질서함수의 변화를 정확히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림 2. 실험 장치 모식도(왼쪽), 외부 자기장 세기에 따른 초전도 질서함수 및 에너지갭 변화 개략도(오른쪽)]


특히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결정된 초전도 질서함수의 자기장 하 변화는 그동안 학계에서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었고 이를 예측하는 이론 또한 전무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 결과가 앞으로 관련 이론을 검증하고 올바른 이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훈 교수는 “무간극(갭리스)의 개념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위상 물성의 전자 구조와도 흥미로운 방향으로 연결돼 있어, 초전도체와 위상 물질의 이종 접합을 제작해 인접 효과를 찾아보는 연구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양자 컴퓨팅 및 양자 센서 소자의 설계와 특성 평가에 유용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5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지은 연구원(공동 제1저자), 경북대 최준영 연구원(공동 제1저자), 정택선 연구원, 김종혁 연구원, 최영재 교수, IBS/성균관대 심경익 박사(공동교신저자), 경북대 조연정 교수(공동교신저자), 김재훈 교수(공동교신저자)가 저자로 참여했다.


논문정보

●논문제목: Gapless superconductivity in Nb thin films probed by terahertz spectroscopy

●논문주소: https://doi.org/10.1038/s41467-023-38422-8

 

vol.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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