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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화’에서 답을 찾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3-01-27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디지털화’에서 답을 찾다

선재원 메라키플레이스 공동대표(의학 07)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 그러나 불편하고 비효율적인 서비스 

한국의 의료 서비스 수준은 병원 규모와 시설, 의료진의 실력 면에서 전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병원을 많이 이용한다. 인구 수는 세계 28위에 불과하지만 연간 내원 횟수 10억 건으로 세계 3위에 달하는 높은 의료 이용량을 나타낸다. 국민 1인당 외래 내원 횟수는 연간 17.2회로, 평균 6년에 1회 병원을 방문하는 미국에 비해 100배를 넘어선다. 


하지만 정작 병원을 방문하는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대학병원 같은 3차 의료기관의 경우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받기 위해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하고, 예약을 하고 방문해도 진료를 받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며, 적게는 20분에서 1시간 이상 진료 대기를 하지만 정작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시간은 평균 4분 미만이다.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는 2.5명으로 전체 OECD 국가 중 하위 2위에 머물러 있다. 한마디로 한국의 의료 수준은 세계 최고지만, 의료 서비스는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지만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사회적 논의의 목소리가 나왔다가도 결국 ‘어쩔 수 없다.’는 결론으로 다시 덮이곤 했다. 선재원 동문은 이러한 문제를 ‘디지털화(Digitalization)’로 해결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영역의 혁신을 꿈꾸며 의사 가운을 벗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창업한 ‘메라키플레이스’는 의료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문제 해결 능력으로 의사,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앱 ‘나만의닥터’를 출시해 단숨에 헬스케어 플랫폼 1위에 오르며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실한 의대생, 다른 길을 발견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성적이 뛰어난 최상위권 고등학생들은 모두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 어렸을 때부터 의사의 꿈을 키워 온 이들도 있겠지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일단 의대를 1순위로 고려할 만큼 의대 합격은 곧 최고의 우수한 인재라는 증명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재원 동문이 의예과에 입학한 것도 사실 의사의 꿈이 있어서가 아니라 성적이 좋아서였다.


“원래는 공대를 가서 CEO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수능 성적이 잘 나와서 의대를 갔어요. (웃음) 그런데 의과대학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그냥 임상 의사로 살기에는 아무래도 좀 따분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은 나중으로 미루고 의과대학 생활에 전념했어요. 학생회 부회장으로 학생회 활동도 했고, 의과대학 동아리인 세브란스 오케스트라에서 첼로 파트를 맡기도 했어요. 학창 시절은 그냥 의과대학 6년의 삶을 성실히 살았고 즐겁게 보냈습니다.”


학과 공부를 비롯해서 의과대학 생활에 최선을 다했던 선재원 동문이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하게 된 건,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큰 임팩트를 주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로서의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는 데 용기를 내게 된 건 다름 아닌 선배들의 영향이 컸다. 


“당시에 저랑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는 선배님들이 ‘딴짓’을 많이 하셨어요. 04학번 이승우 선배, 강성지 선배… 그런 분들이 다 지금 투자자 역할을 하고 계시거나 아니면 본인 사업을 하고 계세요. 그때 영향을 많이 받았죠. 의대 출신이라고 다 의사가 되는 게 아니라 저런 길도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02에서 07학번까지 뭔가 활발하게 다른 걸 하는 동문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세상에는 더 큰 원리로 돌아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을 비즈니스적으로 풀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는 본과 과정을 마친 후 바로 인턴, 레지던트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 공중보건의를 하면서 진로를 모색하기로 했다. 


“만약에 의사를 했더라도 피부과나 성형외과와 같이 좀 더 비즈니스로 풀 수 있는 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다 보니 임상 의사는 맞지 않겠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여러 가지를 탐색해 보다가 코딩 동아리를 하게 됐는데 그때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연세대와 서울대 학생들이 모인 연합 동아리였는데 경영대 출신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컴퓨터공학과 출신들도 많이 만나면서 본인만의 비즈니스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저도 ‘나만의 비즈니스를 해보면 재밌겠다.’, ‘내가 찾고 있는 직업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다른 이의 사업을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컨설팅 전문가

코딩 동아리에서 만난 친구들과 교류하며 비즈니스 분야로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게 된 선재원 동문은 공중보건의를 마친 후 ‘매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 이하 매킨지)’에 입사하면서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의 커리어 전환에 성공했다.


“컨설팅이나 VC 같은 곳은 대기업이 풀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의뢰를 받고 그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할을 해요. 저한테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의사 물’을 빼 주고 비즈니스 전략가로 재탄생시켜 준 것이었어요. 예를 들자면 저는 처음에 비즈니스 이메일도 어떻게 보내는지 잘 몰랐거든요. 의사 교육을 받으면서 비즈니스 이메일을 보낼 일이 많지 않잖아요. 그런 것부터 하나하나 비즈니스 매너를 배워 가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고, 일을 하고 사업을 해 나가는 데 큰 주축이 되는 행동 양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꼭 컨설팅 회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대기업 같은 큰 조직에 들어가서 기본적인 비즈니스 매너를 배우게 되지만 글로벌 전문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는 더 특별했다. 나이가 어리고 입사 연차가 높지 않은 직원도 높은 레벨의 고객사 임원을 주로 상대한다. 


“고객사 CEO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든지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가며 탑 이그제큐티브의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어요. 매킨지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지금 사업하는 데 바로 도움이 되고 있어요.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푸는 접근 방식의 가장 큰 축을 이루는 사고방식이기도 합니다.”


선재원 동문은 매킨지 이후 바이오 벤처사 ‘헬릭스미스(Helixmith)’에서 PM으로, 투자사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VC로 커리어 패스를 이어 오며 다른 이들의 사업 성장을 돕고 곁에서 지켜봤다. 네트워크를 비롯해 아이디어를 어떻게 사업으로 구체화하고 어떻게 전달하는 게 VC가 투자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등 일하면서 얻은 값진 경험들은 창업의 자양분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팬데믹, 절호의 창업 기회

비즈니스 전략가로서 어느 정도의 경험과 통찰을 쌓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미치는 일을 하고자 커리어 전환을 한 선재원 동문에게는 ‘내 사업’을 일구고 싶다는 ‘기업가(entrepreneur)’로서의 꿈이 늘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덮었고 디지털 의료 서비스 진입에 매우 보수적이던 한국 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비대면 원격 진료를 허용한 것이다.


“실은 공중보건의사 생활을 하면서 원격 진료에 대한 필요성을 정말 많이 느꼈어요. 어떤 예가 있냐면,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혈압약을 받기 위해 보건지소에 방문하기가 어려우신 거예요. 그래서 서울에서 보호자가 내려오세요. 어르신을 모시고 병원에, 보건지소에 오기 위해서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녀가 하루 휴가를 내고 오는 걸 보면서 ‘이게 참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라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저는 도리어 이런 의료 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은 조금 거리를 두고 있었어요. 그 이유는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이지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그런데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이것만큼은 정말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한 번에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바로 시작을 하게 됐어요.”


선재원 동문은 2021년 12월, 매킨지에서 만난 손웅래 공동대표와 함께 ‘메라키플레이스(Merakiplace)’를 창업하고 의사, 약사와 환자를 연결하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앱 ‘나만의닥터’를 출시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든 업체가 이미 여러 군데 있었고, 나만의닥터는 업계 후발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업계 1위에 등극했다. 


2021년 12월 앱을 출시하면서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스프링캠프패스트벤처스로부터 1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3개월 후 중소기업부 TIPS(민간주도 기술창업투자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2022년 4월 스타트업 성장 분석 플랫폼 ‘혁신의숲’ 선정 전체 스타트업 중 월평균 성장률 1위(1,291%), 5월 ‘2022 대한민국소비자브랜드대상’ 수상, 8월 디지털 혈당 측정 관리 최대 기업인 ‘아이센스’와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 MOU 협약, 10월 62억 원의 프리-시리즈 A 투자 유치, 11월 혁신의숲 어워즈 ‘혁신성장상’ 수상 등 짧은 기간에 ‘폭풍 성장’을 거듭했고 현재 디지털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비결은 의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접근과 팀원들의 열정 덕분이다. 





“저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세도 컸다고 생각해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상황을 바탕으로 비대면 진료가 처음 열렸고, 시장의 성장과 함께 저희 팀의 노력이 더해졌다고 봐야죠.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게 저희 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다 ‘메라키’한 덕분이지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웃음) 리쿠르팅의 경우 저랑 손웅래 공동대표가 둘 다 비즈니스 백그라운드여서 개발이나 엔지니어적인 역량이 없으니까 저희는 그냥 ‘콜투콜’로 링크드인 같은 곳에서 메시지를 몇백 개 보냈어요.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런 식으로 직접 발로 뛰었죠. 지인 소개도 많이 받았고요. 계속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메라키플레이스의 사명으로도 쓴 ‘메라키(meraki)’는 그리스어로 혼을 담아내는 일, 열과 성을 일에 담는 행위를 뜻한다. 높은 의료 이용량에 반해 OECD 최하위 수준의 적은 의료진 수, 그로 인해 빚어지는 긴 대기 시간과 짧은 진료 등 현재 의료 서비스의 개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선재원 동문은 ‘디지털화(digitalization)’로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용자와 의료진 모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선재원 동문이 의사 교육을 받은 6년의 시간은 비즈니스와 무관할 줄로만 알았는데 헬스케어 서비스 스타트업을 하면서 시장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통찰로, 오히려 그의 저력이 됐다. 


“나만의닥터는 길고 불편한 이동 시간, 대기 시간의 물리적 단축은 물론 의료-약료 서비스 상 불필요한 인터랙션을 절감할 수 있고, 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헬스케어로의 서비스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물론 비대면 진료가 기존의 대면 진료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기존의 진료 서비스 중 일부를 좀 더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이지 의료 시스템을 파괴하는 개념이 아니에요. 현재 나만의닥터는 대형병원보다는 주로 1차 의원의 보완 서비스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나만의닥터는 당뇨・고혈압・탈모・금연 치료, 다이어트, 한약 처방 등 지속적인 처방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분야로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나만의닥터에서 자신이 선택한 의사에게 원하는 시간에 비대면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실제 병원에 방문한 것처럼 의사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있고, 방문 진료보다 더 자세하고 친절하게 피드백을 받는다. 진료가 끝나고 처방전을 받으면 ‘착한가격’의 약국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처방약을 구매하며 소독 용품 같은 의약외품도 함께 살 수 있다. 원하는 곳으로 약을 배송받을 수도 있다.


“저희는 타깃 페르소나를 40대 여성으로 설정하고 있어요. 주로 40대 여성들이 가정 전체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으시더라고요. 남편과 자녀를 챙기고 부모님들의 건강도 도맡아 챙기기 때문에 그분들을 시작으로 하는 게 저희가 더 가정 전체에게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만의닥터 서비스 이용자들의 만족도와 재이용률은 상당히 높다. 현재 앱에서 보이는 의료진 순서는 사용자 피드백과 반응 속도가 주로 반영돼 있어서 가장 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의사를 우선해서 추천한다. 의료 서비스의 특성상 아직은 광고 수익모델을 도입하고 있지 않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전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법률, 세무, 모빌리티 등 서비스 혁신을 추구하는 새로운 플랫폼이 생길 때마다 기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이들의 반대가 있었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어떨까. 


“저희가 논의를 나누고 있는 단체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인데요, 둘 다 이제는 꽤나 오픈돼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예전에는 ‘원격 의료라는 것은 악이다.’, ‘4대 악 중 하나다.’라고 말할 정도로 거칠었는데 이제 의협은 대의원 총회를 통해서 적극적으로 논의를 나눠 보자는 입장으로 바뀌었고, 약사회 역시 ‘무작정 반대할 게 아니라 이제는 실익을 찾아봐야 할 때’라고 할 만큼 긍정적이어서 조만간 의약정산(의료계・의약계・정부・산업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지털 전환의 시대적 흐름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물결이 됐고, 의료계와 의약계 모두 그것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는 팬데믹으로 인한 한시적 허용 상태이지만 정부는 오는 6월 의료법 개정을 통해서 비대면 진료의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질 만큼 큰 시장이고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서비스의 디지털화와 혁신은 더디게 흘러왔다.


“미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굉장히 발전해 있는데, 그 이유는 미국의 의료 서비스가 워낙 후진적이고 불편해서 IT 서비스를 활용해 그 비효율성을 효율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그에 비해서 의료 자원이 풍부한 편이죠. 가까운 곳에 병원이 많다 보니까 디지털 헬스케어가 발전할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5~10년 정도 늦어졌다고 보는데 이제 한국에서도 태동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 많은 부분에서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상을 꿈꾸며

선재원 동문은 의료계와 풀어 나가야 하는 문제에 있어 자신이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나만의닥터 앱은 메라키플레이스가 추구하는 헬스케어 분야 디지털 혁신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이제 창업 13개월째. 올해 목표는 비대면 진료 업계의 ‘슈퍼 앱’이 되는 것이다. 마치 배달 앱 하면 ‘배달의민족’이 떠오르듯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길 소망한다. 


“의료 서비스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어요. 비대면 진료와 처방 외에도 병원 약 공급과 배송, 혈압・혈당 체크와 같은 건강 관리, 건강 검진과 조회, 검진을 바탕으로 한 의료 상담 등 확장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이러한 모든 의료 서비스를 저희 앱 내에서 이뤄지게 하는 게 목표예요.”


단기적으로는 앱 유저들이 손쉽게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콘텐츠와 솔루션 제공에 주력할 생각이다. 또한 다른 기업, 기관과의 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이미 지난해 8월 아이센스와 MOU를 체결해 서비스 확장을 진행 중이다. 선재원 동문은 벌써 나만의닥터 다음 행보도 구상하고 있다.


“의사들이 기존에 쓰던 걸 잘 안 바꾸는 경향이 있는데 단편적인 예를 들면 EMR이라고 의사들이 사용하는 병원 차트 프로그램이 있어요. 굉장히 오래된 것이라 OS 업데이트조차 할 수가 없는데도 여전히 그걸 사용하고 있죠. 이런 부분도 개선하고 싶고요, 결국에는 의료계와 의료 이용자를 연결할 수 있는 여정에 있는 것들은 다 다루게 될 것 같아요. 저희가 모든 걸 직접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가장 잘하는 기업,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의과대학에서의 시간과 매킨지에서의 치열한 삶, 스타트업에 뛰어든 지금까지 매 순간 열과 성을 다하며 말 그대로 ‘메라키’한 삶을 살아온 선재원 동문.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지만 때로는 일 속에 파묻혀 있는 스타트업 대표의 자리가 버거울 만도 한데 그는 생기 넘치는 얼굴로 그저 즐겁다고 말한다. 의사의 길을 접은 것을 결코 후회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의대 후배들에겐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한다.





“매사에 열심히 하자가 제 삶의 모토입니다. 지금도 밤늦은 시각까지 일하고 있지만 번아웃 같은 건 딱히 없어요. 제가 하는 일이 세상을 바꾸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게 즐겁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아까도 의대 선배 한 분이랑 점심을 같이 했는데 병원을 나와 있는 거 괜찮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선배는 의사 가운 입은 사람들만 봐도 아직 좀 아쉽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강연할 때마다 자주 드리는 말씀인데 의사가 가장 인정받고 잘 쓰일 수 있는 곳은 결국 병원이에요. 그래서 의사를 포기하고 커리어 전환을 생각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본인의 목표와 목적이 확실해야 된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자신감도 있어야 할 것 같고요.”


그에게 있어 연세는 즐거운 추억이고 진정한 성장을 이루도록 도움을 준 성장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게 성취한 사회적 지위와 성공의 기회를 놓지 못한다. 남들의 기준으로 나를 보고, 남들이 원하는 것을 쫓느라 결국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의사 출신’에서 ‘비즈니스 전략가’로 옮겨 방점을 찍은 선재원 동문. 하지만 그가 지나온 모든 경험과 언제나 열정을 쏟았던 그 모든 긍정의 에너지는 결국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주는 일, ‘기업가(entrepreneur)’로서의 도전에 든든한 모퉁이 돌이 돼 그를 지지해 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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