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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이영욱 교수팀, 우주가속팽창 노벨상 수상연구를 뒤집는 스모킹건 증거 발견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2-10-24

이영욱 교수팀, 우주가속팽창 노벨상 수상연구를 뒤집는 스모킹건 증거 발견

노벨상 수상자가 이끄는 상대 진영의 반박자료에서 발견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NRAS)’ 게재


[사진. 은하진화연구센터 참여 연구진. (왼쪽부터) 박승현 연구원, 이영욱 교수, 정철 연구교수, 손준혁 연구원]


이과대학 천문우주학과·은하진화연구센터의 이영욱 교수 연구팀(이하 ‘연구팀’)은 우주론 연구에서 거리 측정에 사용되는 핵심 천체인 Ia형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에 대한 최신 연구로부터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우주가속팽창 학설이 명백한 허구임을 시사하는 스모킹건(smoking gun) 증거를 발견했다. 


우주가 미지의 암흑에너지에 의해 점점 빠르게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표준우주모형의 가장 직접적인 증거는 Ia형 초신성을 이용한 먼 은하의 거리 측정에서 나오며, 이러한 일련의 연구 방식은 천문학계에서 ‘초신성우주론’으로 일컬어진다. 2011년 노벨상을 수상한 이 연구의 핵심 가정은 초신성의 광도가 모항성(progenitor star)의 나이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먼 우주에서 발현한 초신성은 가까운 우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것이기 때문에 이 가정이 틀리면 기존에 정립된 표준우주모형에 큰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연구팀은 2020년 1월 미국 천체물리학회지(Astrophysical Journal)에 게재된 선행연구에서 이와 같은 초신성우주론의 핵심 가정에 오류가 있다는 관측적 증거를 발표했다. 즉 초신성의 광도와 모항성의 나이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결과이다. 이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인 아담 리스(Adam Riess) 팀은 2020년 6월 반박 논문(B. Rose, A. Riess et al. 2020)을 게재했으나, 연구팀은 2020년 11월 재반박 논문(Y.-W. Lee et al. 2020)을 통해 아담 리스 팀의 반박자료가 오히려 연구팀의 결과를 더욱 강력히 지지한다는 반전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는 작년(2021년 5월)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에 의해 제3자 검증이 이뤄졌고,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로체스터대, 프랑스 소르본느대, 독일 본대, 스페인 천체물리연구소 연구자 등 다수의 연구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초신성의 광도와 모항성의 나이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관계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며, 이 효과에 의한 우주론적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상대 진영인 아담 리스 팀의 반박자료 데이터를 보다 면밀히 분석해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이 모항성의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발견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Ia형 초신성들의 고유 밝기는 광도곡선의 최정점에서 1.2등급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광도곡선의 폭과 색지수를 이용한 광도 표준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광도 표준화 과정의 핵심은 광도곡선의 폭-광도 관계 및 색지수-광도 관계(그림 1)인데, 그동안 연구자들은 이 관계식이 초신성 모항성의 나이와 무관한 보편적인 관계식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그림 1에서 극명하게 보이는 것처럼 광도곡선의 폭(width)과 색지수(color)가 동일할 때,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그림 1 푸른 원)이 늙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그림 1 붉은 원)보다 더 어둡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 결과는 99.99% 이상의 통계적 신뢰 확률을 갖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현대 천문학의 혁명적 발견으로 간주되는 1956년 바데(Baade)의 발견(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가 항성의 나이에 따라 둘로 나뉘는 현상)과 매우 흡사한 결과이다.


[그림 1.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이 모항성의 나이에 따라 변한다는 스모킹건 증거.

동일한 광도곡선의 폭(width)과 색지수(color)에서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푸른 원)이 늙은 항성에서 발현한 초신성(붉은 원) 보다 더 어둡다. 이는 현대 천문학의 혁명적 발견으로 간주되는 1956년 바데의 발견(세페이드 변광성의 주기-광도 관계가 항성의 나이에 따라 둘로 나뉘는 현상)과 매우 흡사하다. 적색편이가 큰 먼 우주의 초신성은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것들이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에 의해 더 어두워진다. 이 효과를 알지 못한 이전 연구자들은 이를 우주가속팽창에 의한 현상으로 오판했다.]


따라서 먼 우주에서 관측되는 초신성은 젊은 항성에서 발현한 것들이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에 의해 더 어두워지게 된다. 초신성의 광도가 적색편이가 큰 먼 우주에서 상대적으로 더 어두워지는 관측 결과에 기반하는 우주가속팽창 학설은 연구팀이 이번에 발견한 항성천체물리 효과를 우주론적인 현상으로 잘못 이해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그림 2).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효과를 보정할 경우, 그동안 우주가속팽창 모델(그림 2 실선)을 지지하는 증거로 사용된 초신성 데이터가 오히려 가속 팽창이 없는 우주모델(그림 2 점선)을 지지하게 된다. 즉, 노벨상을 수상한 우주가속팽창 학설과 이로부터 유추되는 암흑에너지의 존재는 초신성의 광도 표준화 과정에 내재된 계통오차(systematic error)가 유발한 허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놀라운 결과이다.


[그림 2. 적색편이(redshift)와 초신성의 상대적인 광도(Hubble residual) 그래프.

관측된 초신성 데이터(파란 원)에 이 연구에서 발견한 효과를 보정할 경우(아래 패널), 그동안 우주가속팽창 모델(실선)의 증거로 사용된 현상(초신성의 광도가 적색편이가 큰 먼 우주에서 상대적으로 어두워지는 현상)이 사라지고, 가속 팽창과 암흑에너지가 없는 우주모델(점선)을 지지하게 된다.]


이 결과는 노벨상 수상자가 이끄는 상대 진영의 반박자료에서 발견했고 연구팀의 선행 연구와 일치하는 만큼 결과의 신빙성이 매우 높지만, 이해충돌 관계에 있는 상대 진영까지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른 적색편이 구간의 다양한 샘플을 사용한 중장기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초신성우주론 외에 암흑에너지의 또 다른 증거로 인용되고 있는 우주배경복사 및 바리온음향진동 연구는 암흑에너지의 간접적인 정황증거만을 제시하지만, 초신성우주론은 가장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로 인해 그동안 서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였던 세 가지 우주론 연구 방법이 서로 상충되는 상황이 됐다. 이는 표준우주모형의 또 다른 문제인 ‘허블 텐션(Hubble Tension)’과 최근 제기되고 있는 ‘우주론적 원리’의 문제와 더불어 표준우주모형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을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본 연구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영욱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연구팀의 정철 연구교수(공동 교신저자), 박승현 연구원(공동저자), 손준혁 연구원(공동저자), 제미니천문대의 강이정 박사(공동저자), 그리고 미국 예일대의 피레 드마크(Pierre Demarque) 명예교수(공동저자)가 함께 연구를 수행했으며, 국제 최상위 천문학 학술지 중 하나인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2022년 12월호에 게재됐다(온라인 사전 게재 10월 19일).


논문정보

● 논문제목: Evidence for strong progenitor age dependence of type Ia supernova luminosity standardization process (Ia형 초신성 광도 표준화 과정에서의 강한 모항성 나이 의존도의 증거)

● 논문주소: https://doi.org/10.1093/mnras/stac2840

● 저자정보: 이영욱 교수(제1저자 및 교신저자), 정철 연구교수(공동 교신저자), 미국 예일대학교 피레 드마크(Pierre Demarque) 명예교수(공동저자), 박승현 연구원(공동저자), 손준혁 연구원(공동저자), 칠레 제미니천문대 강이정 박사(공동저자)

● 학술지 정보: 영국 왕립천문학회지(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1827년 처음 출간된 천문학 분야 국제 최상위 3대 학술지

 

vol. 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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