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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윤동주 시인 서거 77주기 추모 행사 개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2-02-21

윤동주 시인 서거 77주기 추모 행사 개최

윤동주시문학상 시상식 및 추모 헌화식 진행



지난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 중 항일운동 혐의로 체포돼 감옥에서 만 27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지 77년이 되는 날이다. 윤동주기념사업회(회장 서승환)는 시인 서거 77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윤동주시문학상 시상식과 헌화식을 개최했다.


제21회 윤동주시문학상 시상식은 언더우드관(본관) 총장실 내 부속회의실에서 오전 10시에 개최됐다. 서승환 총장, 김동훈 행정·대외부총장, 심사위원 정명교·조강석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김민식 문과대학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번 시문학상에는 한 편의 당선작과 두 편의 가작이 선정됐다. 단국대 장대성 학생이 「고독에서 살아남기」로 당선됐으며, 단국대 박소현 학생의 「물류창고」, 명지전문대 최강 학생의 「한낮의 로테이션」이 가작으로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총장이 수여하는 상장 및 상금(당선작 300만 원, 가작 각 150만 원)이 지급된다.



이날 심사평에서 조강석 심사위원은 “장대성 학생의 작품이 시문학상 최종 수상작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리듬감이 돋보였고 리듬감으로 인해 일상에서 취한 소재들이 깊은 사유의 영역으로 인계되는 양상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승환 총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수상을 통해 문학적 역량을 키우고 한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나가는 시인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윤동주기념사업회는 매년 전국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연세의 시인 윤동주의 시정신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윤동주시문학상을 개최하고 있다. 2001년에 시작돼 제21회를 맞이했다. 이번 제21회 윤동주시문학상에는 총 91명, 450편이 응모돼 윤동주시문학상에 대한 많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 윤동주 시비에서 진행된 헌화식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식적인 추모 행사 없이 조촐하게 진행됐다. 시인의 유족 대표인 성균관대 윤인석 교수, 인하대 정학성 교수와 윤동주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인 김민식 문과대학장, 국어국문학과 정명교·조강석 교수 등이 헌화하고 묵념으로 윤동주 시인을 추모했다.



윤동주시문학상 당선작


고독에서 살아남기

                                                        단국대 장대성 학생


담배는 안 피워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불 좀 빌려달라는 말을 들었어요

어떤 불이요? 되묻는 중에

노을빛을 받은 구름이 혈관처럼 붉게 물들고

가로등이 하나둘 들어오고


발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사이즈가 삼백은 됐으려나


그게 무슨 소용이야

이 사람은 개를 키우지도 않을 텐데

적막한 공원의 구석에서

담배 한 개비를 손에 들고


라이터요, 라이터

외치고 있는데


아 맞다

죄송해요 없는 것 같아요

괜히 주머니를 뒤적거리면서

때마침 나를 비추는 가로등이 너무 밝아서

불은 없고 빛은 있어요, 말할 뻔 했어요


다행이다 생각 속에 사는 게 나 하나뿐이라

나를 살아가는 게 나 혼자라서요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서 만난 수많은 동식물과

사람과 분수대, 오늘은 오백 원을 던져볼까

카드는 안 되나


새들이 어디론가 날아가고

비행기는 제주도를 향해 갈 것 같고


골목길까지 노을빛이 번져 있어요

집이 불타고 있으면 어쩌지

부채를 사면 될까요 건물도 보험이 된다는데

아까 공원에서 만난 사람에게

내 집이 활활 타고 있어서

지금은 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말할까


라이터 그거 얼마나 한다고

최근 동네가 재개발을 해서 집값이 올랐는데

불이 뭐 대수라고


이제 좌회전만 하면 집이에요


담배는 안 피우는데

그림자가 바닥에서 자꾸만 길어지고 있어요

 

vol.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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