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세소식

[여기 연세인] 국제 스포츠 교류를 이끌다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8-25

국제 스포츠 교류를 이끌다 

국제 스포츠계의 민간 외교관, 스포츠 행정가 

임상아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기획실장(체육교육학 07) 



수영 선수 출신 국제 스포츠 행정가

7월 23일부터 2주간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2020 도쿄 올림픽. 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서로의 기량을 겨루는 무대이자 스포츠를 사랑하는 이들의 축제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국제 스포츠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종 스포츠 이슈를 공유하고 정책을 토론하며 변화를 이끄는 ‘오늘의 국제 스포츠 흐름’을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다. 올림픽의 또 다른 역할은 국제 스포츠 교류의 장인 셈이다. 


우리나라 유일의 국제 스포츠 전문기관인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International Sports Strategy Foundation)’에서 근무하는 임상아 동문은 이러한 올림픽 무대 뒤 경기장 밖과 각종 콘퍼런스, 교류 행사 등 국내외 스포츠 무대에서 사업을 기획하고, 행정적인 업무와 관련 지원을 책임져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스포츠 행정가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제 스포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지원하고 있다. 국가대표로 올림픽 무대를 꿈꾸던 수영 선수에서 스포츠 행정가에 도전해 국제 스포츠 무대를 지원하는 제2의 꿈을 이루기까지 그는 누구보다 부지런히 목표를 위해 나아갔다. 



재능 있는 수영 선수, 프로에서 학생으로 

대학교 3학년 때까지 수영 선수로 활동한 임상아 동문. 어린 시절 취미로 배웠던 수영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주변에서의 선수 권유나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4학년 즈음, 자연스럽게 수영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체육고등학교를 다니며 전국체전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해 2004년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 역시 다른 선수들처럼 국가대표로 올림픽 무대에 서길 꿈꿨고,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인 ‘서귀포시청’ 수영팀에 입단해 프로 선수로서 경력을 쌓았다.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학업을 병행해 왔지만 대학 진학보다 실업팀 입단을 선택한 것은 사실 진학하고 싶은 대학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처음엔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려고 했어요. 꼭 가고 싶은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죠. 특히 선수 이후의 진로를 생각할 때 지도자가 그려졌거든요. 체육교육과를 지망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입시에 떨어져 여의치 않았고, 1년 더 운동을 하며 입시 공부를 병행했어요. 실업팀에서는 좋은 기록을 내야 한다는 목표는 학생 때와 같지만, 직업인으로서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달랐죠. 전국체전 일반 여성부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선수로서의 성과도 좋았고 1년이 지난 후 다시 도전한 입시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와 진학하고 싶었던 우리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 후 캠퍼스 생활은 자유롭고 유연하며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매일이 즐거웠다. 무엇보다 ‘체육대학’ 하면 연상하는 편견 중 하나인 엄격한 위계질서로 인한 부당함은 눈 씻고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동기, 선후배 간 존중이 가득했기에 학과 생활도, 함께 참여하는 봄 축제와 가을 연고전도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함은 아직까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스스로 찾아낸 제2의 꿈을 향해 

대학교 3학년, 선수로서 이른 나이에 임상아 동문은 은퇴를 결심한다.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던 때다.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진로를 모색했다. 학교를 다니며 선수 준비를 하는 초등학생을 가르쳐 보기도 했지만 지금, 꼭 해보고 싶은 절실함이 생기지 않았다. 마침 국제 스포츠 외교에 대한 이슈가 많았던 때, 그는 스포츠 행정가라는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선수로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스포츠 행정을 업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수에게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실제 선수 생활을 경험했으니 알 수 있었죠. 스포츠 행정가가 되기 위해 많은 정보를 검색해 보고 우선 모자란 역량과 경험을 쌓기로 했어요. 행정에 대한 기본 지식, 필수 역량인 외국어 등 익혀야 할 것들은 끝이 없었죠. 하지만 많은 교수님들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추천해 주셨습니다. 저는 각종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나 세미나 등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수강하고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배우면 배울수록 국제 스포츠 행정과 관련된 조금 더 다양하고 실제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경험이 절실했다.


“외국어 교육 과정을 수강하면서 정부 기관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다 IOC 인증 교육기관인 국제 올림픽 아카데미(International Olympic Academy, IOA) 과정을 알게 됐고, 청년 대표 선발에 지원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에서 스포츠 행정가를 준비하는 청년 대표들이 모여 2주 정도 그리스 올림피아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는 것입니다. 운이 좋았죠.” 


그곳에서 수많은 청년 대표들과 함께 토론하고 교류하면서 임상아 동문은 시야의 폭을 넓혔다.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 중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스포츠 쪽으로 진로를 선택한 이들이 많았어요. 의학 전공자도 있었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지만 ‘스포츠’라는 공통점 하나로 이 자리에 모였다는 것. 또 저는 선수를 했으니까 체육 분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시야가 좁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IOC 올림픽 아카데미 연수를 마친 후 임상아 동문은 쉴 틈 없이 또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체육인재육성재단과 협약을 맺고 있는 ‘차세대 인재양성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대학에서 어학 과정과 함께 대학원 수업 청강 기회가 주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임 동문은 미국 테네시 대학교에서 7개월간 어학 과정을 이수하는 기회를 얻었다. 관심 있는 대학원 수업을 청강하기도 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국제적인 감각을 익혀갔다. 이 시기 동안 일상화된 그들의 스포츠 문화에 놀랐고 또 함께 즐기기도 했다.


“테네시 대학 안에 있는 농구팀이나 풋볼팀 경기가 있으면 보러 가곤 했는데, 학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경기를 보며 함께 응원하더라고요. 프로 리그도 아닌데요. 주민들이 관람뿐 아니라 자원봉사까지 참여해 말 그대로 지역 축제와 같은 분위기였어요. 지역 주민이 팬이 되는 거죠. 우리나라에서는 야구나 축구 등 몇 경기만 티켓을 구입해 보러 가지만, 미국 NBA 같은 경우는 몇 년짜리 정기 티켓을 끊어 관람할 정도로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깊고,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스포츠의 일상화라고 할까요.”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삶에 가득한 보람과 성취  

해외에서의 연수와 국내에서의 다양한 교육 과정 등, 졸업 후 2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준비해 온 임상아 동문은 이제 자신이 경험한 것들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커리어를 찾아 국제스포츠재단(현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의 인턴십을 지원, 선발돼 스포츠, 행정, 외교 업무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들여다보면 임상아 동문은 언제나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던 것이다.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국제 스포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재단법인이다. 국제 스포츠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민간 외교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국제 스포츠계의 이슈나 정보를 빠르게 획득해 분석, 가공, 배포하는 국제 스포츠 정보 플랫폼으로서 정보 및 분석 사업은 물론 국제 스포츠 업무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잡 페어, 콘퍼런스 등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이사장으로, 국제 네트워크 구축과 정보 소통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행정적인 기초 지식을 쌓고 국제 포럼 등의 행사에 참여하며 인턴생활을 보낸 그는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진로에 더 큰 확신이 생겼다. 그렇게 시작된 커리어는 이곳에서 꾸준히 성장해 현재 기획실장으로서 각 사업의 진행을 관리하고 공공기관과의 소통을 진행하는 등 한 단계 더 도약했다. 그간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2019 광주 수영 세계선수권대회 등에 참여해 원활한 업무를 지원했다. 또한 국제 교류를 위한 다양한 콘퍼런스, 포럼도 기획하며 오랫동안 일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아온 임상아 동문은 스포츠 행정가로서의 삶이 보람으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스포츠 행정가 업무의 가장 매력적인 점은,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 인식하면 그에 대한 사업을 구상해서 실행할 수 있도록 기획을 하는 것입니다. 이 기획을 바탕으로 사업이 진행돼 실무 운영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 머릿속에만 있던 것이 현실화됐을 때의 성취감, 또 그것을 통한 성과와 변화는, 실현하는 과정은 힘들지라도 제겐 가장 보람 있고 매력적인 것입니다.” 


임상아 동문이 꼽은 커리어 최고의 기억은 바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MOU를 맺어 전 직원이 각 분야에 파견됐고, 임상아 동문은 쇼트 트랙 경기부에 파견됐다. 대회 현장 가까이에서 지원하며 국내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기여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컸다. 그 기여를 인정받아 스포츠전략위원회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대회 성공 개최 유공 대통령 표창을, 임 동문은 장관 표창을 수상했기에 더욱 값진 경험으로 남았다. 


최근 열린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로 인해 현장 지원을 할 수 없어 국내에서 비대면 지원에 힘썼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IOC 총회, 각 분과위원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지원하고 총회에서 결정된 새로운 이슈가 있으면 국내외 유관 기관에 즉각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며, 스포츠계의 가장 큰 행사의 정보 플랫폼으로서 발 빠르게 대응했다. 2주가 숨 가쁘게 지나갔지만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슈와 변화를 면밀히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오늘도 무엇인가를 배운다 

임상아 동문은 스포츠 행정가로서 일하면서도 꾸준히 배움을 이어왔다. 학부 때 처음 흥미를 가졌던 스포츠 심리학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 우리 대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그냥 스포츠 행정가가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전문 분야를 가지고 싶어 시작한 공부다. 그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계속 무엇인가를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계속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부족한 부분도 너무 많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며 사실 많은 배움의 기회들을 만나게 돼요. 국제 행사 현장, 해외 교육, 국제 대회 참여 등 단순한 사무 업무가 아니라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더 배워야 할 부분도 발견하게 되죠. 이런 환경이 늘 제게 자극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 일적인 부분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면 이제는 다른 기관과의 협력이나 보다 체계적인 IOC 위원 지원 시스템을 확립해 또 다른 미래 IOC 위원 지원 사업을 대비하는 등, 좀 더 거시적인 시야로 추진하는 일도 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부지런히 배우고 경험하면서 국내외를 오가며 큰 역할을 하는 스포츠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임상아 동문의 선수 시절 주 종목은 개인혼영 400미터와 접영 200미터 등 장거리였다. 뛰어난 체력보다는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 그가 수영 선수에서 스포츠 행정가로 제2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고자 달려온 것도 끊임없이 살피고 배우고 도전했던 꾸준함, 바로 지구력이다. 그래서 임상아 동문은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두드려 볼 것을 권한다. 


“요즘 후배들은 제가 준비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경험과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분명 어떤 분야를 시작하든 처음 시작은 어렵습니다. 저 역시 막막했고 두려움도 컸습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방향과 목표가 확고하다면 그 분야에 대해 여러 번 두드려 보세요. 그러한 시도들이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관심이 있다면 발로 뛰고 경험하며 계속 관심을 표현하세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겁니다.” 


 

vol. 630
웹진 PDF 다운로드

연세소식 신청방법

아래 신청서를 작성 후 news@yonsei.ac.kr로 보내주세요
신청서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