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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이용재 교수팀, 외계 행성의 내부 구조 모델 제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5-18

이용재 교수팀, 외계 행성의 내부 구조 모델 제시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의 맨틀 내 물층과 암석층 사이 ‘흐린 경계부’ 모델 제시

천문학 분야 권위지 ‘Nature Astronomy’ 게재


[그림.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 내부 구조를 형상화한 그림. 맨틀 내부의 물층(파란색)이 암석층(갈색)과 섞여 점진적인 변화를 보임] 


이용재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 고압광물물리화학연구단) 연구팀은 천왕성이나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의 맨틀 내 바다에 많은 양의 광물질이 녹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히고 태양계 거대 얼음 행성이나 외계 행성의 새로운 내부 구조 모델을 제시했다.


천왕성과 같은 물이 풍부한 행성에 대한 기존의 내부 구조 모델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 혹은 얼음층이 무거운 암석층 위에 경계면을 형성하며 분리돼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이용재 교수팀은 물 혹은 얼음층과 암석층의 경계부가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고 광물질과 물이 섞여 있는 ‘흐린 경계부(fuzzy boundary)’가 넓은 영역에 걸쳐 분포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본 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에 5월 18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최근 천문 관측 기술의 발전으로 우주에는 수많은 별과 함께 행성이 존재함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외계 행성의 숫자는 약 4,383개이며 이들 중 가장 높은 비율은 태양계의 천왕성이나 해왕성과 같이 물이 많은 행성(sub-Neptunes)들로 추정된다. 이용재 교수팀은 물이 풍부한 외계 행성의 맨틀 층에 해당하는 높은 온도와 압력 환경을 만들고 이들 행성의 주요 구성 물질로 대표되는 감람석과 물과의 반응을 X-선 회절 자료를 통해 관찰했다. 그 결과 감람석을 구성하는 성분 중 마그네슘이 선택적으로 빠져나와 고온·고압 상태의 물에 녹을 수 있음을 밝혔다. 이로 인해 감람석은 규산염 광물로 전환이 되고 기존의 물과 감람석의 경계부는 성분의 점진적인 변화를 보이며 흐려지게 된다.


이용재 교수팀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감람석과 물의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관찰되는 조건은 대기압의 약 20만~40만 배 압력, 약 1,200℃ 이상의 온도이다. 예를 들어 2017년 발견된 외계 행성 중 하나인 TRAPPIST-1f의 경우 크기는 지구와 비슷하지만 질량은 지구의 2/3 정도밖에 되지 않아 물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행성의 물 함량이 전체 행성 질량의 약 50%라고 가정할 경우 맨틀 내 물층과 암석층의 경계부 압력은 대기압의 약 25만 배에 달해 실험 결과에서와 같이 맨틀의 넓은 구간에 걸쳐 ‘흐린 경계부’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재 교수는 “흐린 경계부를 구성하는 물층 내 광물질의 함량은 지구의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의 함량 정도로 높게 예상된다.”며 “순수한 물과 비교해 염분을 포함한 물은 물성에 많은 차이를 보이며 행성 내부의 열을 보존하거나 자기장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태양계 내 물(얼음)이 풍부한 대표적 행성인 천왕성은 지구와 비교해 크기는 약 4배, 질량은 약 14배 이상 크다. 따라서 물(얼음)층과 암석층과의 경계부에는 훨씬 더 큰 압력(대기압의 약 800만 배)과 온도(약 6000℃ 이상)가 형성돼 있어 실험으로 경계부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천왕성이 행성 형성 초기에 성장하는 과정에서 물과 광물과의 반응이 활발히 일어났던 층이 존재했고, 그것이 현재 천왕성 맨틀 상부의 약 3%에 해당하는 구간에 유지되고 있음을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김태현 박사과정생(지구시스템과학과)은 “이렇게 천왕성 맨틀 상부에 광물질이 녹아있는 물층이 존재하고 이것이 행성 내부의 열을 보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다른 행성과 비교해 훨씬 낮은 표면 밝기를 보이는 천왕성의 특징을 설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사업(고압광물물리화학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심상헌 교수와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다이아몬드 앤빌 고압기에 레이저 가열 방식을 적용한 고온·고압 X-선 회절 실험은 미국 알곤국립연구소(ANL)와 독일 전자방사광연구소(DESY)의 방사광가속기 연구시설을 활용해 수행됐다.


논문정보

● 논문제목: Atomic-scale mixing between MgO and H2O in the deep interiors of water-rich planets

● 논문주소: https://doi.org/10.1038/s41550-021-01368-2


용어설명

● 감람석(Olivine): 마그네슘과 철을 함유한 독립사면체 형 규산염 광물로 (Mg,Fe)2SiO4의 화학식을 보임. 지구 상부 맨틀의 주요 구성 광물이며 일반적으로 마그네슘이 철에 비해 풍부함.

● 외계 행성(exoplanets): 태양계 이외에 존재하는 행성을 통칭함. NASA에 의하면 현재까지 4383개의 외계 행성이 확인되었고 5939개의 외계 행성 후보가 존재함. 지구와 비교한 크기나 질량 및 구성 물질에 따라 sub-Neptunes, Gas giant, super-Earth (지구 질량의 1~10배) 등으로 분류함.

● TRAPPIST-1f: 2017년 확인된 외계 행성으로 지구와 크기는 유사하고 질량은 약 0.68배로 추정됨. M-계열 항성의 약 0.037 AU 거리에서 9.2일 주기로 공전함.

● 방사광가속기(Synchrotron): 전자와 같은 하전입자를 빛의 속도 가까운 운동 상태로 만들고 가속시킴으로써 고에너지 X-선과 같은 다양한 파장대의 전자기파를 태양빛의 백만 배 이상의 밝기로 만들어내는 거대 과학시설. 우리나라의 포항방사광가속기(http://pal.postech.ac.kr/)를 비롯해 전 세계에 30여 기의 가속기 연구시설이 건설되어 운영 중에 있음.

 

vol.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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