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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신촌캠퍼스 소식] 김대중도서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김대중의 입장이 담긴 동영상 최초 공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5-17

김대중도서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김대중의 입장이 담긴 동영상 최초 공개

5.18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


[사진. 공개된 사료 캡처 화면 (공개사료 1, 43초)] 


김대중도서관(관장 한석희)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이해 광주학살 가해자에 대한 인적청산 대신 용서, 화해, 관용의 정치를 강조한 김대중의 입장이 담겨 있는 동영상 자료를 최초로 공개한다.


공개 사료는 김대중이 2차 미국 망명 중인 1983년 3월 5일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학교에서 ‘민중의 한과 우리 세대의 사명’을 주제로 한 연설 중 일부이다. 민중의 한의 해소를 판소리를 통해 설명한 것과 광주민주화운동 해결에 있어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를 강조한 두 가지 내용이며 전체 6분 4초 분량이다. 김대중은 광주학살 가해자에 대한 인적청산 대신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를 강조했고 이 방향대로 광주의 한이 해소되고 해결되는 데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 동영상 자료는 이와 같은 김대중의 입장이 담겨 있는 최초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김대중은 5.18광주민주화운동과 직접적으로 관계돼 있어 이에 대한 김대중의 입장은 매우 중요했다. 1979년 12.12군사반란을 통해 군권을 장악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정권탈취를 위해 1980년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에 확대하고 김대중, 문익환, 예춘호 등 민주 인사들을 연행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쿠데타에 반대한 광주시민들이 5월 18일 시위를 전개했는데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이를 잔혹하게 진압했다. 광주시민들이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항쟁을 전개하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것이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5.17비상계엄확대조치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유혈진압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을 조작했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대학생들의 시위와 광주에서의 민중항쟁이 김대중의 배후조종에 의해 발생했고 김대중이 대규모 시위를 통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킨 후 권력을 차지하려는 내란을 도모했다고 주장했다. 김대중은 이 조작사건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들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가 ‘김대중 석방’이었을 정도로 김대중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김대중은 한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이처럼 5.18광주민주화운동 직접 당사자였기 때문에 광주학살과 관련된 그의 입장은 한국 정치사, 한국 역사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김대중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에 대한 용서, 화해, 관용의 정치를 강조해 이것이 민주화 운동 세력 내부의 중심 노선이 되도록 지도력을 발휘했다. 김대중은 한국이 처해있는 여러 국내외적인 조건을 감안할 때 가해자에 대한 인적청산을 중심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질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노선을 정립했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 민주화 운동의 대표적인 노선이 될 수 있도록 지도력을 발휘했다. 이는 김대중이 한국 민주화 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자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피해당사자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대중은 사형선고를 받은 1980년 9월 김대중내란음모조작사건 1심 최후진술에서 가해자에 대한 용서, 관용, 화해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적인 구명운동으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김대중은 1982년 12월 23일 형집행정지로 석방된 직후 미국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광주민주화운동 문제 해결은 가장 중요한 이슈였다. 김대중은 1983년 초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을 전개할 때부터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광주학살에 대한 분노와 충격이 큰 상황에서 김대중의 주장은 쉽게 수용되기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김대중은 사람들의 심정을 다독이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인들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진 판소리를 인용해 설명했다. 김대중은 1983년부터 이와 같은 비유와 논리를 통해 광주학살 가해자에 대한 관용, 화해, 용서의 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이에 관한 최초의 동영상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과거사 청산 문제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이며, 외교적으로는 일본과의 문제에 있어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 자료는 현재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공개 사료의 내용 

(1) 공개사료1 녹취문: 민중의 한의 해소를 판소리를 통해서 설명(3분 12초)

민중의 한은 원한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로써 풀리지 않습니다. 그 소망의 성취로써만 풀립니다. 우리 민중의 한을 가장 잘 대표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있는 판소리입니다. 이 판소리는 가장 우리 민중의 한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춘향전을 보면 춘향이의 한은 결코 자기를 그렇게 괴롭히고 감옥에 들어가서 곤장을 때리고 수청 안 든다고 해서 박해한 신관사또 변 사또에게 보복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암행어사 출두해서 이몽룡이가 춘향을 석방시킨 후에도 변 사또에 대해서 춘향이로 인해서 보복하지 않습니다. 다른 탐관오리로서의 조건 때문에 봉고파직 하는 것입니다. 춘향이의 한은 자기를 사랑하는 이 도령과 맺어짐으로써 풀립니다. 보복으로써 풀린 것이 아닙니다.


심청이의 한은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 석에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지고 들어가지만 하늘의 옥황상제가 이것을 기특히 여겨가지고 심청이를 구출합니다. 황후가 되게 만듭니다. 황후라면 여자로서는 최고의 부귀영화입니다. 그렇지만 심청이의 한은 풀리지 않습니다. 왜, 심청이의 한은 아버지가 눈 뜨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봉사 맹인잔치를 해가지고 아버지가 눈을 뜰 때 비로소 심청이의 한은 풀립니다. 흥부는 자기가 배고팠던 그 생활로부터 해방돼서 제비가 갖다준 박에 의해서 부자 됨으로써 족합니다. 자기가 부자가 되고 나서 자기를 그렇게 박해했던 형에 대해서 보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재산을 나눠줍니다.


이와 같이 우리 국민의 한은 좌절된 소망을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성취하도록 노력해서 그 성취를 통해서 풀리는 것이지 결코 보복이라던가 원한으로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민중이 가지고 있는 한, 나중에 말하겠습니다만은 그것을 집약하면 국토의 분단과 독재정치인데 우리의 한은 우리 땅에서 독재정치를 종식시키고 갈라진 두 동강의 나라를 하나로 합쳐서 남북이 통일될 때만 우리 민중의 한은 풀리는 것입니다.  


(2) 공개사료2 녹취문: 광주민주화운동 해결에 있어 김대중의 화해, 용서, 관용의 정치(2분 52초)

여러분 우리는 이 다섯 가지 한. 통일에 대한 한, 민주주의를 이루지 못한 독재에 대한 한, 군인들의 정치개입에 대한 한, 부익부빈익빈의 경제 현실에 대한 한, 그리고 민권기관의 좌절에 대한 한. 이 한을 풀어야 합니다. 이 한을 푸는 것이 오늘의 우리 민중이 구원받는 길이고 이 한을 푸는 것이 우리가 사는 길인 것입니다. 이 한을 푸는 거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광주에서 죽은 우리 영령들의 한, 광주 한은 이제는 광주에서 죽은 광주사람만의 한이 아니라 한국 국민 전체의 한이오, 양심을 가지고 있는 온 세계의 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것도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다섯 가지 한을 푸는 것도 이 모든 것이 광주 한을 푸는데 우리가 집중함으로써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광주의 한을 푸는 것은 광주의 사람들에게 총질한 사람들에게 똑같이 보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까 내가 한에 대해서 여러분께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광주의 민중들이 가슴에 품고 죽었던 그 한, 자유롭고 정의로운 나라에 살고 싶다, 인간이 인간 대우를 받는 나라에 살고 싶다, 내 자식들을 위해서 이런 죄악된 나라를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죽어간 그 광주 한을 민주회복을 통해서 풀어주는 것만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정부와 국민 모두가 다 같이 구원받고 서로 화목하고 서로 단결하고 서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분명히 말씀하고 싶습니다. 

 

vol.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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