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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세 뉴스] 2021 연세학술상에 전용관·최형준·조병철 교수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4-21

2021 연세학술상에 전용관·최형준·조병철 교수

탁월한 연구업적으로 학문 발전에 기여


[사진. (왼쪽부터) 전용관 교수, 최형준 교수, 조병철 교수]


2021학년도 연세학술상 수상자에 인문·사회·예체능 부문 전용관 교수(교육과학대학 스포츠응용산업학), 이학·공학 부문 최형준 교수(이과대학 물리학), 의생명 부문 조병철 교수(의과대학 내과학)가 선정됐다. 


우리 대학교는 매년 탁월한 연구업적을 통해 학문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전임 교수에게 연세학술상을 수여하고 있다.


연세학술상은 1968년 제정된 이래 우리 대학교를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대학원, 교무처, 연구처, 의료원 의과학 연구처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방면의 업적을 검증하고, 이후 교외 전문가의 피어 리뷰(Peer review), 부문별 심사위원회,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수상자인 인문·사회·예체능 부문 전용관 교수는 신체활동과 운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으며, 특히 암과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개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대한민국 국민 건강증진에 이바지했다.


이학·공학 부문 최형준 교수는 물질의 양자역학적 상태 계산 방법을 발전시키고 전기전도도 계산법을 개발해 2차원 물질, 위상 물질, 초전도 물질의 특성과 나노 도선, 분자 소자, 터널링 접합의 전기전도 특성을 규명했다.


의생명 부문 조병철 교수는 국내 연구자 주도 최초로 전 세계 암 진료의 진료 지침서인 NCCN 가이드라인을 변경했다. 2021년 레이저티닙(Lazertinib) 식약처 승인 및 다국가 3상 허가 임상 총괄 책임자 역할을 수행 중이며, 보건복지부 면역중개연구 사업 7억 9천만 달러 글로벌 기술이전 기반을 마련했다.


연세학술상 시상식은 5월 8일(토) 예정된 창립 136주년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전용관 교수(인문·사회·예체능 부문) 수상 소감



2021년 연세학술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무한히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지만, 아직 스스로 너무 많이 부족한 것을 알기에 이런 상을 받게 된 것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저에게 앞으로 더욱 열심히 좋은 연구 그리고 의미 있는 연구에 임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제가 연세대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 신임교원 교육시간 중, 지금은 은퇴하신 공과대학 선배 교수님께서 교수는 세 가지를 잘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첫째, 선배 교수님들에게 보고 잘하고, 둘째, 동료 교수들에게 연락을 잘하고, 셋째, 학생들 상담 잘해라.” 이 세 가지 중에 가장 열심히 노력했던 것은 아마 학생들 상담 잘하기였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저에게 찾아와 인생 상담을 하든, 학업 상담을 하든, 열심히 상담해 주었더니, 우수한 학생들이 제 연구실에 대학원생으로 오게 됐습니다. 저의 연구실 학생들의 노력과 헌신이 아니면, 지금 하고 있는 연구를 진행하며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제가 잘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학과 선배 교수님(조광민, 원영신, 여인성, 윤용진, 이철원)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특히 의과대학) 선배 및 동료 교수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제 연구실의 비전은 “운동과 신체활동을 통한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입니다.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질환과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위해 운동프로그램을 만들고, 신체활동을 촉진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저의 연구는 대부분 의과대학과 협력을 통해 이뤄집니다. 처음 연세대학교에 부임했을 때부터 세브란스의 많은 교수님들이 새파랗게 젊고 무모한 후배 교수의 이야기를 흘려듣지 않으시고 참 적극적으로 도와주셨습니다. 1994년부터 저를 멘토링 해주셨던 지금은 은퇴하신 재활의학과 박창일 교수님, 연세대학교에 부임하기 전에 학회에서 극적으로 만나뵙게 되었던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님, 연구비도 없는 저를 믿어주시고 밀어주셨던 당뇨병센터 이현철 교수님, 2010년부터 암 환자 연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신 외과 김남규·김승일 교수님, 내과 김태일 교수님, 그리고 저의 롤 모델이신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님, 공과대학 이우영 교수님, 물리학과 임성일 교수님... 이런 분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연구의 대부분은 시작조차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운동과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 만들기”라는 저의 연구 비전을 조금이나마 이뤄왔지만,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학술상을 연세대학교의 일원으로서 앞으로도 맡겨진 일을 게을리하지 않고 저와 함께했던 그리고 함께하고 있는 모든 분들의 도움을 기억하는 계기로 삼아, 신체활동과 운동 참여 촉진을 통해 보다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형준 교수(이학·공학 부문) 수상 소감



연세학술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이며 기쁨입니다. 연구에 함께 하신 교수님들, 박사님들, 함께 노력해온 학생들, 그리고 연구 인프라 확충에 애써 주시는 보직 교수님들, 담당 선생님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 연구 분야는 물리학 중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고체 물질이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 응집물질 물리학이며, 특히 고체 및 나노 구조체의 물리적 특성을 양자 역학에 기반한 정밀 계산으로 예측하고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래핀, 흑린,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과 같은 2차원 물질, 위상 물질, 초전도 물질 등 3차원 벌크 물질, 나노 도선, 분자 소자, 터널링 접합과 같은 나노 구조체 등 매우 다양한 물질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격자 구조, 전자 구조, 전기전도 특성, 자성 특성, 포논 특성, 열 특성 등 매우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양자 역학에 기반한 정밀 계산 방법론이며, 계산 방법론의 정밀도와 속도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것도 연구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동안 제 연구실에서는 새로운 물질 또는 새롭게 관심받는 물질들의 특성을 잘 계산할 수 있도록 계산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더 빨리, 더 자세히 파헤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적층된 그래핀, 흑린, 그래핀 양자점, 위상 절연체 등 새로운 물질계의 특성에 대해 앞서 나가는 연구 결과를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자 궤도 함수를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의 소자가 가지는 전기전도 특성을 정밀히 계산하는 방법론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연구할 수 있는 나노 소자의 화학 조성, 크기, 계산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개발된 방법론을 사용해 나노 도선, 분자 소자, 터널링 접합 등 다양한 나노 소자의 전기전도 특성에 대해 선도적인 연구 결과를 산출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교수님들과 다양한 연구 주제에서 지속적으로 공동연구를 했으며 이를 통해 실리콘 표면, 위상절연체, 이리듐 산화물, 흑린,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 등 여러 연구 주제에서 세계 선도적 연구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응집물질 물리학 분야는 새로운 물질이 계속 합성되고 새로운 현상이 계속 발견되면서 미지의 영역이 계속 펼쳐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문과 지식의 범위를 좀 더 넓힐 수 있는 연구에 계속 힘쓰고 연구 공동체의 발전과 후학 양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병철 교수(의생명 부문) 수상 소감



연세학술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15년간 ‘폐암 중개연구’ 분야를 열정적으로 연구해 왔습니다.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는 기초과학의 연구 결과를 임상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계해주는 연구를 의미합니다. 암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학문 분야보다도 중개연구가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중개연구를 통해 항암제의 개발 암종, 바이오마커, 약동학-약력학 특성, 최적의 병용 요법, 독성 및 내성 기전 등을 규명해내 기초과학의 연구 결과를 임상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단계까지 최단 기간에 연계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조만간 화성에 정착시킬 수 있을 정도로 눈부신 과학발전 시대에 살고 있지만, 아직도 4기 암 진단 시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1~2년 이상 생존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4기 폐암의 경우 진단받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2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불량합니다. 더구나 폐암은 조기 진단법이 없기 때문에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4기 폐암으로 진단되는 현실에서 신약 개발은 매우 중요한 의학적인 과제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신약 타깃 발굴 및 표적 항암제나 면역 항암제의 작용 기전과 바이오마커 탐색, 그리고 내성 기전을 연구하고, 신속하게 임상 연구로 진입하게 함으로써 항암제 개발과정에 깊숙이 관여해 왔습니다. 이러한 항암제의 개발 속도와 성공률을 유의하게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중개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국내 식약처 승인을 받은 ‘레이저티닙’은 이러한 암중개연구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말해주는 예입니다. 레이저티닙은 폐암에서 가장 많은 아형을 차지하는 EGFR 돌연변이 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입니다. 2015년도 처음 이 약제가 기초 연구를 통해 개발됐을 때는 빠른 임상 진입을 위해 약제의 효과와 독성에 대한 전임상(preclinical) 데이터가 시급히 요구됐습니다. 더구나, 당시 전 세계를 선점하던 글로벌 제약사의 기존의 표적 항암제의 벽을 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기라성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동일 계통의 표적 항암제 개발에 실패하거나 개발을 포기하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도 레이저티닙 개발에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이러한 많은 난관들을 극복하게 된 원동력이 바로 중개연구였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구축한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 유래 세포주와 마우스 모델을 이용하여 레이저티닙의 효과와 내약성이 기존의 승인받은 글로벌 제약사의 표적 항암제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레이저티닙이 뇌전이 모델에서도 기존의 승인 약제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중개연구 결과는 많은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레이저티닙의 개발을 열정적으로 진행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레이저티닙의 중개연구를 결과는 세계적인 암 연구 학술지인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돼 우수성을 입증했습니다. 특히, 연구 결과가 게재호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개연구에 힘입어 저는 총괄 연구책임자로 레이저티닙의 1상 임상 연구를 이끌었으며, 2018년도에 레이저티닙을 글로벌 얀센에 1조 4천억 원에 기술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뒤이어 올해 레이저티닙은 국내 식약처 승인을 받게 됐습니다. 레이저티닙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승인을 받은 3세대 EGFR 표적 항암제로서 많은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중개-임상 연구는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저희 연구팀은 박사급 인력 10명을 포함한 40여 명의 중개연구 인력과 중개연구의 발견들을 빠르게 임상 현장으로 접목시키는 40여 명의 임상연구 인력이 모여서 함께 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하여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함께 연구에 매진해준 모든 연구진에게 감사드립니다.

 

vol.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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