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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Academia] 우리에게 다가온 인공지능 : 인공지능의 활용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3-24

우리에게 다가온 인공지능 : 인공지능의 활용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



인간과 동물의 차이점  

구약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바벨탑을 쌓아 하늘에 닿으려 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떨치려 한다. 이러한 인간의 오만을 보고 여호와는 사람들이 앞으로 이런 일을 못하게 하고자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한다.


인류의 발전은 지식 생성 방식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지식 생성의 가장 큰 연결고리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른 사람과의 지식을 연결하는 것이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게 되면 지식 생성의 과정을 늦추게 된다. 인간이 생태계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지금과 같은 문명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 이유는 다른 호모 종(네안데르탈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에렉투스 등)에 비해 언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먹이 발견, 포식자의 침략 등에 대한 의사전달 능력이 있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은 보이지 않는 추상적 개념(사랑, 신에 대한 믿음, 국가, 화폐 등)에 대한 의견교환과 다른 사람의 지식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을 가졌다. 후에 이것은 문자를 만드는 능력으로 발전하였으며, 결정적으로 책이라는 것을 만듦에 따라 인간의 지식을 보관, 축적, 배포, 전파 그리고 새로이 생성하는 능력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컴퓨터의 발명과 함께 디지털 혁명은, 인간으로 하여금 스마트폰이라는 조그마한, 항상 휴대하는 기계를 통해 지구상의 어느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케 하였다. 또한  인터넷과 검색 등을 통해 지금까지 인간이 쌓아온 지식을 쉽게 찾아보고 전파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디지털 혁명은 지식 생성의 새로운 지표를 만들게 되었고 지식 창출의 과정을 가속화하게끔 만들었다.



인공지능의 역사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진행된 초기의 인공지능은 지금까지 쌓아온 인간의 지식을 컴퓨터에 옮겨서 인간의 판단과 같은 판단을 하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 불리는 이러한 인공지능은 의사, 법률가, 공장의 공정 전문가 등의 지식을 담아 그들의 판단을 흉내 냄으로써 초기 인공지능의 성공을 이끌었다. 


하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 진행된 이러한 연구는 1990년대에 이르러 컴퓨터가 인간의 지식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속히 열기가 식어졌다. 대안으로 제안된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은 컴퓨터에 인간의 지식을 넣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넣어서 추론을 가능하게 해주는 시스템으로 ‘인공신경망(Neural Network)’ 방식이라 불린다.


인공신경망은 그 확장성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수학적 계산의 어려움으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연구가 난관에 부딪치게 되고 관련 연구의 수도 급속도로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2010년경 ‘딥러닝’이라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되었고, 지금은 ‘알파고’, ‘GPT-3’ 등을 거쳐 인공지능의 새로운 황금기를 맞고 있다.




지식창출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는 기존의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을 단순하게 매핑하여 인간을 흉내 내려 한 것에 반해, 지금의 인공지능은 시스템 자체가 지식 생성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지식 생성 능력이란 데이터를 입력시켰을 때 인간이 찾지 못하는 패턴을 찾아서 새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능력이다. 우리가 알파고의 바둑 경기를 지켜보면서 인간 최고 전문가가 인공지능에게 지는 것을 경험한 것이 불과 5년 전의 일이었다. 그 후 지금의 바둑계를 보면 프로 기사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바둑을 공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기존의 바둑은 인간끼리의 지식 교환과 과거의 축적된 지식인 기보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져 왔으나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수를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들은 이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지식 창출의 방식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아직 현대의 인공지능은 주어진 도메인의 정해진 분야(예를 들어 룰이 정해지고 19*19의 판이 정해져 있는 바둑 또는 격자의 색깔 값으로만 정보가 이루어진 영상)에서만 작동이 잘 되고 있고, 열린 환경으로 들어오면 기본적 기저 지식이나 상식이 부족해 사용이 제한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현재 인간이 쌓아 올린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판단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공지능의 활용

따라서 앞으로의 인간의 능력과 경쟁력은 이러한 인공지능의 단점과 장점을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다. 예를 들어 최근의 자유형 체스대회(자신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컴퓨터를 갖고 와서 팀으로 경기를 하는 체스대회)를 보면 상대방의 전술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노트북 컴퓨터를 통한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이용하는 인간 전문가가 슈퍼컴퓨터를 앞서고 있다. 


이런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벌써 많은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나 가구의 디자인에 있어서도 구조의 공학적 아키텍처를 이해하는 전문가가 인공지능을 통하여 기계의 제약성을 두고 인공지능으로 하여금 디자인을 하게 한 후 미학적 감각으로 인간이 선택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인공지능이 기존의 인간이 상상할 수 없었던 다양한 디자인 종류를 보여주고, 인간의 판단으로 최종 디자인 결정을 할 수 있다. 의사들의 영상 판단에서도 쉬운 판단은 인공지능이 대신해 주는 편리함을 가질 수 있지만, 인공지능이 자신과 다른 결과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의사결정을 내렸을 때 ‘왜 인공지능은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를 연구함으로써 새로운 지식을 획득할 수도 있다.




이제는 누구나 인공지능의 활용을 배울 때 

고등 언어를 통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은 그 후 문자, 책, 디지털 기기 등을 만들어 지식 생성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었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지식 생성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초입에 서 있다. 이것을 위해서는 단순하게 인공지능의 결과를 이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상호작용에서는 자유형 체스대회의 최종 승자처럼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해 인공지능의 결과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능력,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 등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체스대회의 인간 전문가가 인공지능의 개발자가 아닌 ‘이용자’라는 것이다. 즉 앞으로 대부분의 전문가가 필요로 하는 능력은 알고리즘의 개발이 아닌(물론 인공지능 개발 분야는 계속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다. 


학교 교육에서도 초기에는 컴퓨터 공학 측면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인문, 사회, 경영, 의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 HCI(인간과 상호 협력), 인공지능 행동(인공지능의 편견과 오류), 인공지능과 법, 윤리의 연구로 넓혀지고 있으며 각 응용분야(의료, 투자, 마케팅 등)로의 인공지능 활용 교육이 점점 중요시되고 있다. 이런 추세와 더불어 최근에 인공지능 연구는 AutoML 등의 자동화된 기계학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개선하여 비전문가도 쉽게 인공지능을 응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현재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로 보아 곧 우리는 인공지능의 단순 대체자와 초전문가의 갈림길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vol.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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