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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이용재 교수팀, 지구 내부 물 순환의 새로운 원리 제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3-08

이용재 교수팀, 지구 내부 물 순환의 새로운 원리 제시

지구가 식어감에 따라 물이 광물을 통해 지구 내부로 더 깊게 스며들 수 있음을 규명

전체 과학 분야 권위지 ‘Nature Communications’ 게재


[그림. 지구의 냉각에 따라 섭입하는 광물에 포함된 물의 이동 깊이가 커지면서 지진 발생과 화산 활동이 줄어들 것임을 형상화] 


이용재 교수(이과대학 지구시스템과학과) 연구팀이 섭입대를 통해 지구 내부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지구가 식어감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지각판을 구성하는 주요 광물 중 하나인 각섬석에는 물이 함유되어 있으며 땅속 깊은 곳으로 섭입하는 과정에서 물이 빠져나오면서 지진과 화산 활동을 유도한다. 이러한 과정이 지구가 서서히 식어감에 따라 더 깊은 곳까지 확장되면서 보다 많은 양의 물이 지구 내부에 저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본 연구 결과는 과학 전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이용재 교수팀은 섭입하는 지각판의 종류와 깊이에 따른 온도와 압력 환경을 만들어 해양 지각을 구성하는 주요 함수 광물인 각섬석이 어느 깊이까지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차가운’ 섭입대에서는 각섬석이 약 240km 깊이(대기압의 약 76,000배 압력과 섭씨 660도 온도)까지 물을 안정적으로 함유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는 낮은 온도에서는 물을 함유한 광물이 더 큰 압력을 견딜 수 있음을 뜻한다.


지구 내부의 평균 온도는 약 10억 년에 섭씨 50~100도 정도로 서서히 냉각되고 있다. 그 결과 약 40억 년 전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각판의 섭입은 상대적으로 ‘차가운’ 섭입대를 형성하기 시작했고, 이는 현재 지구 전체 섭입대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교수는 “매년 약 1조 리터의 바닷물이 각섬석과 같은 물을 함유하는 광물에 포함돼 섭입대를 따라 지구 내부로 운반된다. 그러나 이러한 광물은 일반적으로 약 100km 정도의 깊이에 해당하는 높은 압력과 온도에서 분해되며 물을 유출시킨다. 이에 따라 섭입대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맨틀에서 마그마가 형성되며 화산 활동을 통해 물은 결국 지구 표면으로 다시 순환된다.”며 “지질학적 시간 스케일에서 비교적 최근 지구상의 많은 곳에 만들어진 ‘차가운’ 섭입대의 온도는 일상적인 표준에 비해 여전히 뜨겁지만 과거의 섭입대나 현재의 ‘따뜻한’ 섭입대보다는 훨씬 더 시원하다. 고압과 고온 실험에 특화된 독일과 미국의 방사광가속기 시설과 함께 서울대학교 정해명 교수 연구실의 고온고압 장비를 이용해 조사한 결과 ‘차가운’ 섭입대 조건에서는 각섬석의 한 종류인 글루코패인 광물이 최대 240km의 깊이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 지질학자들은 섭입대를 통해 지구 내부로 운반되는 물의 일부만이 이 정도의 깊이에 도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만약 지구상의 모든 섭입대가 결국 ‘차가운’ 섭입대가 된다고 가정하면 북극해에 해당하는 부피의 물이 약 2억 년 안에 지구 내부 깊은 곳까지 운반돼 저장될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해진다. 한편 다른 과학자들은 먼 미래에 태양이 서서히 팽창해 지구의 바닷물도 약 10억 년이면 모두 증발해 버릴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 교수는 “식어가는 지구는 마치 팽창하는 태양에 의해 잃어버릴 물을 지구 내부로 조금씩 저장해두려는 것 같기도 하다.”고 비유하며 “지구가 서서히 식어감에 따라 지구 내부로의 물 운반 심도가 더 깊어진다는 결과는 이에 따른 지진이나 화산 활동도 점점 더 억제될 것임을 뜻한다.”고 이번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논문정보

● 논문제목: The stability of subducted glaucophane with the Earth’s secular cooling

● 논문주소: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1-21746-8


용어설명

● 각섬석(Amphibole): 알루미늄-규산염이 이중사슬 구조로 연결된 주요 조암 광물군으로 광물 구조 내의 수산화기(OH)가 단위 질량의 약 1~3%를 차지하는 함수 광물. 현무암질 해양 지각의 약 20~60% 중량비를 차지함.

● 글루코패인(Glaucophane): 본 연구에서 사용된 각섬석 광물로 나트륨이 풍부함. “푸른 녹색”을 뜻하는 어원을 가지며 변성암의 한 종류인 청색편암(Blueschist)의 주요 구성 광물임.

● 섭입대(Subduction zone): 서로 다른 지각판의 충돌로 인해 하나의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 밑으로 침강하는 지역. 지각판의 침강은 일반적으로 일년에 수 cm 정도의 속도로 일어나며 그 과정에서 지진과 화산 활동 및 조산 작용을 유도함. 지각판의 침강 속도와 나이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차가운’ 섭입대와 ‘따뜻한’ 섭입대로 분류됨.

● 방사광가속기(Synchrotron): 전자와 같은 하전입자를 빛의 속도 가까운 운동 상태로 만들고 가속시킴으로써 고에너지 X-선과 같은 다양한 파장대의 전자기파를 태양빛의 백만 배 이상의 밝기로 만들어내는 거대 과학시설. 우리나라의 포항방사광가속기(http://pal.postech.ac.kr/)를 비롯해 전 세계에 30여 기의 가속기 연구시설이 건설되어 운영 중에 있음.

 

vol.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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