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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의료원 소식] 세브란스병원, 뇌사자 팔 이식 성공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1-02-23

세브란스병원, 뇌사자 팔 이식 성공

법 개정 후 국내 첫 수술

성형외과·정형외과 긴밀한 협업 결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이 작업 중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남성의 팔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손·팔 이식이 법적으로 허용된 후 첫 수술이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 의대 홍종원 교수(성형외과학)와 최윤락 교수(정형외과학), 주동진 교수(외과학)는 지난달 뇌사기증자의 팔을 업무 중 오른팔을 다친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62세 남성 최모 씨는 2년 전 사고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몇 개월 후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를 찾은 최 씨는 의수 등 추가 치료를 받았지만 팔 이식 치료를 원했다. 1년여 동안 정형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의 평가를 거쳐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우리나라에서 손·팔 이식은 2018년 8월 정식 법제화됐다. 절단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하고, 심장과 간, 신장, 폐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에게서만 손·팔을 기증받을 수 있다.


손·팔 이식은 뼈와 근육, 힘줄, 동맥, 정맥, 신경, 피부를 접합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혈액형이나 교차반응 등 이식에 필요한 면역검사 외에 팔의 크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자를 구하기 어렵다.


최 씨의 경우 이달 초 심정지로 뇌손상이 발생해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장기 및 조직을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 보호자의 동의로 팔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이식 수술은 지난달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약 1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최 씨의 절단 부위는 손목 바로 위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본래 남아있는 근육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며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현재 최씨는 면역 거부 반응이나 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다.


홍종원 교수는 “환자의 팔 중 기능이 유지되는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이식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종원 교수와 최윤락 교수팀의 협업이 이번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홍종원 교수팀이 최 씨의 아래팔 절단부에서 피부를 들어 올리고 이식 팔의 혈관을 연결할 동맥과 정맥을 찾아 준비했다. 최윤락 교수팀이 이어 뼈와 힘줄, 근육, 신경을 박리하는 동안 수술과 마취시간을 줄이기 위해 성형외과팀에서 기증된 팔의 혈관과 신경 박리에 들어갔다.


이어 최 씨에게 이식수술이 진행됐다. 정형외과팀에서는 정상 팔과의 길이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리 계측해 놓은 길이에 맞추어 뼈를 고정하고 이식한 팔의 손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손등 쪽 힘줄을 봉합했다.


최윤락 교수는 “아무리 이식된 팔이라도 정상인 팔과 되도록 길이가 같아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면서 “힘줄과 신경은 손의 정상적인 기능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형외과팀에서 팔에 혈류가 통하게 바로 혈관 일부를 연결했다. 혈류가 잘 통하는 것을 확인한 뒤 정형외과와 성형외과팀이 교대로 남은 힘줄과 신경, 혈관들을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혈류가 잘 가는 피부 상태를 평가하면서 피부를 봉합했다.


홍종원 교수는 “수술 후 이식받은 팔에 피가 잘 통해야 정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수술 중에도 수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팔은 뼈, 힘줄, 근육, 신경 등 여러 구조물의 복합조직이고, 이어야 하는 혈관 크기가 2~3mm 정도로 작아 이식 수술 난이도가 높다. 이식할 팔은 정상 팔과 길이를 비교해 엑스레이 사진을 통해 이식할 뼈의 길이를 결정한다. 이식 후 손의 기능과 감각 회복을 위해 힘줄과 근육, 신경 연결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다른 장기이식 수술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성형외과와 정형외과는 지난 2015년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당시에도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수부이식팀은 최 씨의 이식 수술을 위해 2018년 12월부터 수부이식을 준비했다. 홍종원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과 의대 수술해부교육센터와 협력해 안면이식팀을 준비한 경험을 살려 팀을 구성했다.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팀, 의대 김혜진 교수(마취통증의학), 수술간호팀, 수술해부교육센터 등 많은 부서들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했다. 특히, 이식 관련 법령에서부터 면역억제제 사용 등 이식 전후 준비에 대해 수부이식 경험이 있는 대구 W병원과 주동진 교수의 자문을 거쳐 준비해 왔다. 수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카데바 실습도 진행했다.


최윤락 교수는 “손이 가지고 있는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을 최대한 살려 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고, 문 손잡이를 돌릴 수 있는 등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수술의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vol.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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