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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연구 프론티어] 권장연 교수팀, 뇌 기능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펩타이드 인공 시냅스 소자 세계 최초 개발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11-25

권장연 교수팀, 뇌 기능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펩타이드 인공 시냅스 소자 세계 최초 개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해답, 생체물질에서 찾아

Nature Communications 11월 19일 게재


[사진: 뒷줄 왼쪽부터 연세대 권장연 교수(공동교신저자), 연세대 송민규 학생(제1저자), 서울대 남궁석 박사(공동저자), 

앞줄 왼쪽부터 서울대 이윤식 교수(공동저자), 서울대 남기태 교수(공동교신저자)]


글로벌융합공학부 권장연 교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 서울대 화학생명공학부 이윤식 명예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단백질의 작은 조각인 펩타이드를 사용한 인공 시냅스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본 연구 결과는 인간 뇌의 뛰어난 에너지 효율성과 판단능력을 모방하고자 하는 뉴로모픽 칩, 자율주행 자동차 등 인공지능 연구의 핵심 기술로의 활용이 크게 기대된다.


인간의 뇌는 기억 및 학습활동 시 뛰어난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 2016년 알파고의 출현은 인공지능의 빠른 성장과 가능성을 보여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하지만 알파고의 서버가 공개된 후 거대한 크기와 엄청난 전력 소모라는 문제가 다시 대두됐다. 바둑 한판을 두기 위해 알파고는 1000여 개의 CPU칩을 포함한 거대한 서버와 약 56,000W 이상의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한다. 반면 인간은 주먹 두 개 정도의 작은 크기의 뇌와 단 20W의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의 한계를 알 수 있다. 최근 인간 뇌의 뛰어난 효율성을 모방해 핸드폰이나 자동차 등 사용자의 손에서 동작할 수 있는 수준의 작고 효율적인 인공지능 컴퓨터를 만들고자 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다.


연구진은 생체물질인 펩타이드를 사용해 뇌 속의 뉴런-뉴런 간 연결인 시냅스의 복잡한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모사했다.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짧은 조각으로, 아미노산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다. 생물학적 시스템은 수소이온/전자 결합 전달(Proton-coupled electron transfer, PCET)이라는 독특한 현상을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데, 이때 이러한 전달을 조절하는 보조인자로서 다양한 단백질/펩타이드 복합체가 사용된다. 20여 가지의 아미노산 중에서 타이로신(Tyrosine)은 이러한 신호전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자연계 신호전달 시스템 내에서 타이로신의 핵심적 역할에 주목해, 타이로신을 기반으로 한 아미노산 조합을 디자인하고 물리, 화학적 특성을 제어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2014년, 특정 조합의 아미노산들로 이루어진 펩타이드의 2차원 자가조립 특성을 발견해, 거미줄과 같은 탄성을 가지는 펩타이드 나노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고, 이러한 특성을 지닌 타이로신 함유 펩타이드가 전자소자로서 응용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7년간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생체물질의 특성 제어를 통한 새로운 전자소자 구현이라는 융합적이면서 도전적인 연구를 진행해왔고 최근 자연계에서의 펩타이드의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전자소자에서 인공적으로 모방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연구됐던 인공 시냅스와는 다른 수소이온-전자 기반의 다입력 구동 인공 시냅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림: 펩타이드 기반 인공 시냅스 소자의 모식도 및 작동 원리]


연구진이 개발한 소자는 실제 시냅스와 같이 이온 기반의 학습 능력을 보여 전압입력 없이도 스스로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보였다. 일반적인 전자소자와는 다르게 전기적인 입력신호를 주지 않고도 수소이온의 주입만으로 정보가 학습되는 특성을 보인 것이다. 해당 소자를 활용하면 인공지능 반도체의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압구동과 이온구동의 두 가지 독립적인 작동모드를 활용해 다입력-다기능의 특성을 가지는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뇌의 기능을 세부적으로 모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권장연 교수는 “본 성과는 인간 뇌의 동작원리를 전기적으로 모방하고자 하는 기존 뉴로모픽 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실제 뇌와 같이 이온-전자의 복합적인 구동방식을 정밀하게 모사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며 “자연 모방적인 접근법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교신저자인 서울대 남기태 교수는 “펩타이드가 전자소자로서의 재료적 우수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며 “펩타이드는 이온 움직임을 제어하는 생물시스템의 효율성을 모방하는 새로운 소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본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약 7년간 지원받았으며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1월 19일자(영국 현지시간 기준)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명: Proton-enabled activation of peptide materials for biological bimodal memory



용어설명


● 펩타이드(Peptide): 단백질의 작은 사슬이며 아미노산(Amino acid)이 수 개에서 수십 개가량 연결돼 있는 구조로 이뤄져있다. 약 20여 가지의 아미노산의 조합에 따라 무수히 많은 서열의 펩타이드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물리적, 전기화학적, 구조적 기능을 선택적으로 디자인하는 등의 재료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시냅스(Synapse): 뉴런과 뉴런 사이의 연결 지점으로, 뇌의 학습 및 기억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시냅스 간 연결성(Synaptic connectivity)이 끊임없이 강화되고 약화되면서 기억 및 망각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Chip): 인간 뇌 신경망의 연산방식을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팅(Neuromorphic computing)을 위한 하드웨어. 기존 컴퓨터의 경우 CPU와 Memory가 직렬적으로 연결돼 있어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계산속도의 한계가 있었으나, 뉴로모픽 칩은 뇌 속의 뉴런들의 병렬적 연결을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해 단순 계산을 한 번에 많이 수행하는 병렬 컴퓨팅에 적합하도록 설계했다.


● 타이로신(Tyrosine): 단백질의 합성과 세포 간 신호전달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아미노산이다. 산화-환원 반응 시 수소이온(proton)과 전자가 함께 이동하는 특성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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