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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소식

[특별기획] 코로나 시대, 세계 속 연세인의 재택근무

연세대학교 홍보팀 / news@yonsei.ac.kr
2020-08-26

코로나 시대, 세계 속 연세인의 재택근무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연세인들의 생생한 재택근무 이야기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강타로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변화가 재택근무를 도입이다. 갑자기 현실이 된 재택근무는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이 이었지만, 빠른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순조롭게 정착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재택근무 도입 기업은 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일자리가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원격근무의 새로운 세상은 기업과 사회에 새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의 재택근무는 어떨까?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연세인들의 생생한 재택근무 이야기를 비대면 인터뷰로 만나 보았다.




전계도 동문(컴퓨터과학과 93)/미국 캘리포니아 거주/드림웍스 근무

 

[그리운 회사 자리에서]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과대학 전산과학과 93학번으로 입학해서 공과대학 컴퓨터과학과로 졸업한 전계도입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리스 시 근교의 작은 도시인 글렌데일에 위치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서 테크니컬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오해하실까 봐 덧붙이는데 ‘테크니컬 디렉터’는 업계 용어일 뿐 디렉터 레벨은 아닙니다. 실제 담당하는 업무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가깝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한 지는 얼마나 됐는지요? 재택근무 방식과 형태를 소개해 주세요.

코로나19 초기인 3월 16일에 2주간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는데, 그 기간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단계가 되어 무기한 재택근무로 바뀌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7월 24일) 재택근무 19주가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컴퓨터를 사용해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때문에 보통의 컴퓨터로는 일을 할 수가 없어서 회사에 있는 고성능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이런 상황에 사용할 수 있는 그래픽 전용 원격 접속 프로그램이 있어서 일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평소에 회사에서 동료들과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해 의사소통을 많이 했기에 그것도 여전히 비슷하고요. 그리고 다른 여러 회사처럼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재택근무 환경을 거실에 만들었을 때의 모습(저 많은 양의 간식들…)]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를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아침 7시 45분쯤 집을 떠나,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회사에 8시 30분쯤 도착해 회사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재택근무를 하고 아이도 온라인수업을 하다가 여름방학을 맞았고 가을 학기도 온라인수업으로 진행되기로 예정돼 있어요. 아침이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전에는 6시에 퇴근하고 6시30분쯤 집에 도착해 온 가족이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요즘은 삼시 세끼를 가족이 같이 먹으니 함께 보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났죠.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 주세요.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출퇴근 시간이 없어진 부분이죠. 저는 회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아서 하루에 왕복 1시간 정도라 이 시간이 그리 크게 절약된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회사에 출근할 때처럼 매일 샤워를 하지는 않아서(^^) 아침 시간이 좀 절약되기는 합니다. 이렇게 생활이 좀 간소화된 부분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단점이라면 역시나 동료들을 대면으로 만나 잡담을 나누고 함께 회사 캠퍼스를 거닐 수 없게 된 부분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국과 세계의 연세인들에게 안부 메시지를 전해 주신다면요.

한국은 미국보다는 상황이 좀 나은 것 같지만, 다들 처음 경험하는 전지구적 재난 상황 가운데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각자 어디에 있든지 우리가 있는 바로 그곳에서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며 저마다의 소명을 감당하고 있을 연세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저도 오늘 하루 성실히 살아가겠습니다.




서경민 동문(정치외교학과 04)/멕시코 멕시코시티 거주/포스코인터내셔널 근무


 [재택근무 환경]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치외교학과 04학번 서경민입니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 멕시코무역법인에서 철강 제품 영업팀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주요 업무로는 멕시코/북미 소재 글로벌 가전/전자社향 철강재 공급과 SCM 관리이며 철강원료 조달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근무지는 수도인 멕시코시티이지만 고객사군이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어 활동범위는 멕시코 전역 및 북미지역 전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한 지는 얼마나 됐는지요? 재택근무 방식과 형태를 소개해 주세요.

멕시코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로 6월까지는 필수 산업을 제외한 모든 기업 활동이 전면 중단 되었습니다. 지금은 기업 활동을 평상시의 30% 이내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법인의 경우 재무/경리부서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택근무 중입니다. 재택근무로 가장 힘든 부분은 팀원들 또는 멕시코 포함 북미 전역에 위치한 거래처들과 소통입니다. 대면 회의와 출장이 불가능해져 영상회의 플랫폼을 사용해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영상회의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언택트 시대에 맞춰 대면회의를 대체하는 이상적인 소통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재택근무 공간에서 바라본 멕시코 시티의 모습]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를 말씀해 주세요.

이번 사태는 우리 가정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가족들이 불가피하게 아직까지 한국에 머물고 있으며 저는 멕시코에서 9개월째 떨어져 생활하고 있습니다. 언제 재회가 가능할지 모르는 현실이 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근래 10년간 처음으로 가족 없이 홀로 집을 얻어 생활하는 것이 쉽지 않고 아직까지도 온전히 적응하지는 못해 매우 단조롭고 적적한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하루 일과는 아침 스트레칭, 모닝 과일 섭취 후 간단한 세면, 서재에 설치해 놓은 워크스테이션으로 이동해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전에는 주로 본사(한국)에서 보내온 이메일 등 자료들을 확인한 뒤 하루 업무 체크리스트 작성으로 시작해 팀원들과 영상회의를 실시합니다.

중간중간 거래처들과 영상 및 유선으로 회의해 업무를 협의하고 하루 업무 결과를 본사 유관 부서 및 법인장에게 보고함으로써 일과를 마무리 짓습니다.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 주세요.

재택근무 장점이라면 통근 시간 절약으로 일과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 말고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단점은 직원들의 업무 관리와 통제 부재로 업무능률 저하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세계의 연세인들에게 안부 메시지를 전해 주신다면요.

14세기 유럽을 휩쓴 흑사병 이후 가장 무서운 전염병을 겪고 있는 현재,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첫 번째도 건강, 두 번째도 건강, 세 번째도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조국을 떠나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연세인들에게 많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밝은 날은 반드시 다시 올 것이고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와 희망의 기대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연세인 동기·선후배님들 항상 건승하시기를 머나먼 멕시코에서 응원합니다.




성민제 동문(영어영문학 95)/영국 애들스톤 거주/퍼블리시스 근무


 [계단 옆 공간에 마련한 업무환경]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영어영문학과 95학번 성민제입니다. 현재 글로벌 광고 대행 그룹인 퍼블리시스 그룹(Publicis Groupe)내 스타콤(Starcom)이라는 회사에서 이커머스(eCommerce)와 퍼포먼스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런던 시내에 있고, 집은 시내에서 1시간 정도 외곽에 떨어진 서리에 애들스톤이라는 동네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종로구에서 인천 정도의 거리네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한 지는 얼마나 됐는지요? 재택근무 방식과 형태를 소개해 주세요. 

재택근무 시작한 것이 3월초니 벌써 4개월이 되어갑니다. 영국은 3월초부터 이동이 제한되고, 사무실이 폐쇄되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재택근무로 전환했습니다. 업무 특성상 재택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는 정부지원 유급 휴가를 제공했습니다. 다행히 디지털 마케팅 업무 특성상 이미 저와 팀원들이 유연한 재택근무를 해왔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후 100% 재택근무로 변환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아이들도 휴교 후 집에 있게 되면서 독립적인 업무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1930년대에 지은 오래된 집을 이전 주인이 개조하면서 자투리 공간이 생겼는데 여기에 업무 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죠.

 

[출근 당시 사무실 발코니에서 찍은 런던의 정경]


코로나19로 인한 삶의 변화를 말씀해 주세요.

코로나 사태 전에도 재택근무를 종종 했는데, 100% 재택근무로 바뀌면서 여러 장단점에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가족이 모두 집에서 온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됐고 공간이 좁아지고, 식사 준비에 분주해졌습니다. 그리고 저와 와이프, 큰 아들 셋이 교대로 여섯 살인 둘째 딸과 놀아주는 일이 생각보다는 에너지 소비가 많더군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비디오 서비스를 애용하게 됐습니다. 제가 일하는 디지털 광고업계 특성상 사무실에서 일해야 할 필요가 거의 없어, 앞으로 재택근무가 더욱 일상화될 것 같습니다. 이런 기회에 아예 주변 자연 환경이 좋은 시골로 거주지를 옮겨볼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 주세요.

재택근무의 장점은 역시 출퇴근 스트레스가 없는 점,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점, 그리고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하루 일과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교통비, 식비가 줄면서 간접적으로 월급이 조금 늘어나는 효과도 있고요. 하지만, 100% 재택근무가 된 후 낮 업무 시간에 짧게 비디오콜 및 이메일 작성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제안서 같이 긴 시간 집중해야 할 업무는 아이들이 잠든 후 작성하게 되는 등 워라밸이 무너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그러면서 업무효율도 하루하루 떨어질 위험이 생기기도 하고요.

가장 큰 문제는 군것질이 늘어나고, 운동량이 줄면서 좀더 적극적으로 건강을 챙기지 않으면 몸이 둔해질 수 있다는 점이더군요. 펠로톤(Peloton) 같은 홈트레이닝 기구를 사서 운동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세계의 연세인들에게 안부 메시지를 전해 주신다면요.

영국에서도 연세대학교 동문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골프 모임이긴 하지만, 연고전도 매년 참석하는 등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해외에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의 연세인들 삶에 여러 변화가 있을 텐데요.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는 것도 이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연세대학교 선후배님들 모두 어려운 시기 잘 버티실 것이라 믿고 응원합니다. 아카라카~!!





미국 노동부 장관 출신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는 코로나19가 노동자들을 새로운 4개 계급으로 재편성한다고 말한다. 영국 유력 매체 <가디언>에 그가 쓴 ‘코로나19의 대유행은 새로운 계급의 분열과 그 안의 불평등을 조명한다’라는 칼럼에서 첫 번째 계급은 원격 근무가 가능한 노동자 (The Remotes), 두 번째 계급은 필수적 일을 해내는 노동자(The Essentials), 세 번째 계급은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The Unpaid), 그리고 네 번째 계급은 잊혀진 노동자(The Forgotten)로 설명했다. 


그중 첫 번째 계급이 노동자의 35%에 해당하는 전문∙관리∙기술 인력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원격근무자들이다. 디지털 도구 덕분에 굳이 사무실에 갈 필요가 없어 코로나19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결국 미래의 노동계급은 재택근무자냐 아니냐로 나뉘게 될 것으로 그는 전망한다.


한편, 우리 대학교 이봉규 교수(정보대학원)는 "전대미문의 코로나 시대에도 세계 각지에서 건강하고 충실히 재택근무를 하는 동문들을 응원한다."며 "어렵고 힘든 비대면 시대, 원격근무라는 새로운 환경을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직의 구성원들과 다양한 통로로 '따뜻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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